지역 소주업체, ‘향수’가 잘 안 먹힌다
지역 소주업체, ‘향수’가 잘 안 먹힌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2.1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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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무학(舞鶴)` 10월 출시 승부수
전국 업체 지역 점유율 높이기 주력
지역 주류 외면 땐 자금 유출 늘어나

좋은데이, 경부울 12.74% `지역 최고`

 주류 시장이 침체되면서 지역 소주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김영란법 시행과 음주단속 강화로 주류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전국구 대기업 주류업체가 새로운 매출을 찾아 점유를 늘리고 있는 탓이다.

 이와 관련, 경남의 지역 주류업체 무학은 창립 90주년을 맞아 옛 감성을 현대적 감성으로 해석하고 맛에 새로움을 더한 청춘소주 ‘무학(舞鶴)’을 지난 10월 새롭게 출시 한판승부에 나섰다. 중장년층에는 과거 무학 소주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층에는 TV를 통해 접하던 주향 마산의 무학소주를 선보이면서 뉴트로의 트렌디한 이미지로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조치는 지역소주의 전성시대가 기우는 지각변동에 따른 점유율 확보에 있다. 정부는 국가 재정에서 중요한 주류세를 쉽게 확보하도록 지난 1973년 소주 시장을 나눠 갖는 ‘1도 1사’ 정책에 이어 1976년엔 ‘자도소주 구입명령제도’를 도입했다. 소주 판매업자가 총구입액 중 해당 지역의 소주를 50% 이상을 채우게 해 매출을 보장했었다. 그러나 1996년 위헌 결정(직업 자유 침해, 지역 독과점 고착화)으로 제도가 폐지돼 경계가 허물어진 소주 시장은 치열한 경쟁에 치달았고, 지역소주의 전성시대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무학은 부산시장 확보에 나서 성공한 듯했지만 부산소주 대선의 반격으로 점유율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김영란법 시행과 음주단속 강화로 주류 소비까지 줄면서 대기업들의 매출 빼앗기는 심화됐다. 빠져나간 주류 소비를 향토 텃밭에서 메우려는 전략을 단행한 탓이다. 이로써 ‘좋은데이’의 무학(부산ㆍ경남)은 2011년부터 유지해온 2천억 원대가 무너졌고, ‘잎새주’의 보해양조(광주ㆍ전남)도 지난해 매출액이 18% 감소한 820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충청권 소주업체 맥키스 역시 2016년 매출이 605억 원이었으나 지난해는 583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근근이 버텨온 지역 소주업체에 크나큰 생존의 위기가 불어닥친 거다.

 지난해 전국 소주시장의 67.66%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50.11%)’, 롯데주류의 ‘처음처럼(17.55%)’이 점유했다. 반면 지역 소주는 경남ㆍ부산ㆍ울산 ‘좋은데이’ 12.74%다. 지역 업계로서는 전국 최고 점유율이다. 이어 대구ㆍ경북 ‘맛있는 참’ 7.41%, 대전ㆍ세종ㆍ충남 ‘이제우린’ 3.46%, 광주ㆍ전남 ‘잎새주’ 3.25%, 제주 ‘한라산’ 1.39%, 충북 ‘시원한 청풍’ 1.14% 등이다. 지역 소주업계 관계자는 “지역 소주를 팔아줘야 한다는 연대의식이 흐려져 향토 텃밭을 지키기 어려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소주가 무너지면 그 자리를 대기업이 차지해 지역 자금이 유출된다는 사실을 알아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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