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이 유달리 술렁이는 이유
경남도청이 유달리 술렁이는 이유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2.08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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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가 술렁인다.

 부단체장 또는 승진을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을, 마음을 잡기 위해 나대는 게 읽힐 정도다. 공보관을 비롯해 간부 공무원들이 인사에 목을 매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해도 바람이 불기도 전에 드러눕는 형태가 감지될 정도다.

 정기인사인 7ㆍ12월이면 흔히 되풀이되는 형태지만, 경남도의 `정기인사 운영계획`이란 설명에도 오는 24일 도지사의 드루킹 2심 선고 전날, 간부인사를 단행한다는 것 때문인지 어느 때보다 술렁임이 더하다. `영혼이 없다`는 공무원이라 해도 경험에 의한 것인지, 안정적인 도정운영과 그렇잖은 측면 등 선고 결과를 빗대 향후 정치 일정을 연계한 사전포석 등 신빙성 있는 해석까지 다양하게 곁들어 나온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정치적 루머도 많이 떠돈다. 인사 때면 각종 소문과 근거 없는 루머가 나돌지만 도지사를 비롯해 파워맨인 측근 정무직과 다소나마 영향력을 가진 부지사와 인사부서가 몰려 있는 도청 본관 2층에는 종종걸음이 잦다. 그래서인지, 직원들 사이에서는 각종 말들이 근거 없이 전해지고 있다.

누가 2급, 3급으로 승진한다. 누구는 도지사 또는 정무라인과 관계있다. 누구는 전 지사 때 잘나간 사람이라 해도 너무한다는 등 정치적 이해관계와 연관된 소문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 궁금하기도 하고 하룻밤에도 뒤집히는 만큼, 귀가 솔깃해진다. 때문인지, 도청 간부들이고 직원들마저 손 놓고 눈치 보느라 진도가 안 나간다. 민생경제 어쩌고저쩌고하지만 도민들의 삶이 파탄지경인 게 몇 년짼데 경제지표는 하향곡선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시골 장터 같이 어수선하기만 하다. 온갖 혜택을 누리는 간부들은 도정의 연속성 걱정보다는 승진과 영전에 올인, 그 파장은 끝이 없다.

 조직개편과 인사를 앞둔 직원들은 worst, best를 구분하며 상사는 누가 될지 또 근무할 부서는 어디일지, 앞으로 부서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규모가 큰 부서에 배치되면 승진 가능성이 높은 반면 그렇지 않으면 담당 업무에만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돼 관심이 클 수밖에 없고 손에 잡히지 않는 일 처리 등 당연지사다.

 도가 조직 활기를 위해 시도한 도정 혁신은 우수한 정책으로 평가받을만하다. 하지만, 인사 분야는 발탁승진, 외부인사 채용확대로 공무원 줄 세우기, 요직편중인사 등으로 내부반발을 일으키는 것 또한 도정을 정치 무대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또 혁신이랍시고 직원 정기인사를 2년으로 제한, 시대정신은커녕, 경직성 등을 감안하면 뒷걸음이란 게 지배적이다. 한번 요직을 꿰차면 승승장구로 연결되겠지만 한직을 벗어나려고 무리수 등은 조직 와해가 우려되는 폐단방지를 간과했다는 울림이 있다.

 정기인사라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인사를 하려고 하는 도정이 문제인지, 인사에만 신경을 쓰고 도정은 안중에도 없는 공무원들이 문제인지는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와 같아 혁신인지 도태인지 구분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를 두고 도정이 도민의 이익을 위한 장이 아닌, 정치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지가 헷갈린다는 주문도 있다. 정치적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선고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의 간부급 인사발표를 한다는 게 온당한지의 여부는 도청직원들이 헤아려야 할 문제다. 간부인사 후, 선고 여부에 따라서 향후 경남도가 또다시 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때문인지, 직원들은 학연, 지연, 정치색을 배제하고 그 사람의 능력과 자질 자체만 보고 판단해야 하며, 일단 발탁했으면 믿고, 소신껏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난 경우의 사례를 들며 공무원들에게 승진은 가장 큰 보상이지만 직장의 여타 직원들을 위한 패배감과 박탈감을 치유하는 측면에서도 공감하는 인사는 요구된다.

 조선 시대 실학자 안정복은 멀리해야 할 세 가지 관리로 `勢吏(세리), 能吏(능리), 貪吏(탐리)`를 들었다. `세리`는 권세를 믿고 멋대로 조종해서 자기 名利(명리)만 쫓는 사람이고, `능리`는 윗사람을 능숙하게 섬겨 총애를 잡고 재주를 부려 명예를 일삼는 사람을 말한다. `탐리`는 백 가지 계교로 교묘히 私利(사리)를 구하고 자기 몸만 살찌게 하는 사람이다. 이는 곧 권력에만 의지하는 사람, 능력보다는 윗사람의 비위만 맞춰 총애를 받는 사람,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사람은 멀리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소속된 조직 내에서 돋보이려 한다. 또 조직은 개인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 이를 어떻게 접목시키느냐는 리더의 몫이다. 직급을 고려한 연공 서열과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의 적절한 발탁이 어우러져야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 모두가 인정하는 인사는 있을 수 없다. 승진에서 모두를 배려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누구든지 납득할 수 있는 인사는 가능하다. 원칙과 공평ㆍ공정한 인사가 그것이다. 정치색은 물론 학연, 지연을 싹 빼고 원칙에 의한 인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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