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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 없는 연구 용역, 혈세 낭비 주범
객관성 없는 연구 용역, 혈세 낭비 주범
  • 경남매일
  • 승인 2019.12.0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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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가 사업 추진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타당성 조사 등 연구용역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왔다. 연구용역 불공정 시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맞춤형 연구조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구조사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9월 개장한 마산 로봇랜드의 수요예측 연구용역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개장 전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내놓은 마산 로봇랜드 연간 방문객 수는 한해 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년 뒤 경남도가 한 부동산개발업체에 맡긴 마산 로봇랜드 타당성 용역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추정 수요는 연간 190만 명으로 KDI 예측치보다 160만 명이나 줄었다. 이 같은 연구용역 결과 지난 9월 개장한 로봇랜드의 개장 후 80일간 로봇랜드를 찾은 방문객은 10만 2천 명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50만 명도 넘기기 힘들 지경이다. 초라한 방문객 실적은 KDI가 예측한 수요의 14%, 민간업체가 예측한 수치도 26%에 불과해 많은 예산을 들여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가 결과라고 하기에는 낯부끄럽다. 노창섭 창원시의원은 같은 사업의 연구용역 결과가 정부나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라는 것은 연구용역이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말해 연구용역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함양군은 1천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용역을 의뢰해 980억 원이 필요하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시민들이 예산 규모와 사업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자 예산 규모를 139억 원 규모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무줄 연구용역 의혹을 사고 있다. 타당성 연구용역은 사업의 타당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하는 연구이다. 그런데도 사업 주체의 입맛대로 연구용역이 이뤄진다면 이는 범죄다. 연구용역이 통과의례로 갈음되는 현행 사업추진과정도 되돌아봐야 한다.

 지자체 등 사업 주체들은 연구용역을 하나의 통과의례로 인식하면서 요식으로 그 절차를 넘겨보려는 꼼수로 아까운 예산이 새고 있는 것이다. 연구용역 수행기관도 돈벌이에 급급하지 말고 연구자로서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제대로 수행하기를 바란다. 결국 용역을 수행한 기관과 가족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는 인식 전환이 부정 부패를 막는 첫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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