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국제음악제, 그 발전의 길
이상근 국제음악제, 그 발전의 길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9.12.0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부 부국장 이대근
지방자치부 부국장 이대근

 2019년 이상근 국제 음악제가 5일간의 일정으로 11월 30일 성황리에 끝났다. 3년 만에 다시 선 음악제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로 답했다. 개막공연 날 말러 2번 교향곡 `부활`의 거대한 긴 몸짓에 시민들은 지난 3년간의 아쉬움을 떨어낸 것이다. 첫날 경남문예회관 1, 2층을 꽉 메운 공연장을 보면서 문득 `왜, 우리는 시민들이 반기는 좋은 문화콘텐츠를 지켜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때 떠 오른 생각들을 몇 가지 되짚어 봤다.

 이상근 선생, 그는 분명 20세기 한국음악을 대표했던 작곡가 중 한 분이셨다. 한국의 차이콥스키, 영남 음악의 대부로 생존 때부터 붙어 다녔던 이러한 별칭은 선생의 한국음악사에서의 위치를 알려주는 단서였다. KBS에서 선생의 다큐멘터리가 제작 방영됐고 미국의 탱글우드 음악제에서 교향곡 제2번이 미국의 소리방송(VOA)으로 전 세계 168개국에 방영됐던 이력들을 우리는 너무 간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상근 선생을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상근 음악제는 탄생부터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진주시가 전국을 대상으로 근ㆍ현대 진주 출신의 예술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음악제를 만들기 위해 1단계로 시가 직접 학예사의 역할을 했다. 선생의 전 작품과 논문, 평론, 수필 등을 전면 조사했다. 진주시에 발간한 두 권의 책은 한국 문학번역대상 도서 공모전에 출품해 영국인 `브러디 앤소니(한국명 : 안선재)`에 의해 번역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자체가 직접 지역의 이름난 예술가들을 조사ㆍ발굴한 사례는 좀처럼 드문 사례이다. 이상근 선생의 전 작품을 분류해 정리하고 작품번호도 붙였다. 통영음악제나 대관령 음악제 등 국내 이름난 축제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이 분야 단연 진주시가 으뜸이다.

 진주시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사료들은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시가 지금까지의 성과를 간과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상근 선생과 음악제에 대한 장기 계획을 세워 이 음악제가 21세기 진주의 문화콘텐츠로 확립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가야 한다. 지역의 문화예술인, 특히 음악하는 분들의 자각과 단합하는 마음들도 필요하다. 지역의 중요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돕고 참여할 수 있는 마음들이 절실하다. 음악제의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서의 예술인들이 많을 때, 음악제는 시민들 속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음악제를 주관하는 단체도 지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출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예술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여 지역예술인 모두가 참여한다는 음악제의 이미지를 줘야 한다. 음악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꽃피우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는 행정 하는 사람이나 예술인, 시민들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문화예술인조차 흔히 `음악` 하면 진주는,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이봉조, 정민섭 등 대중가요 예술인들만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들도 처음에는 클래식 전공자라고 아는 사람은 몇 분 안 계신다. 대중가요 행사가 많다 보니, 평생 클래식 음악회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아니 어쩌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하는 예술인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다양한 음악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사전에 홍보되고 일상에서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시책들이 만들어질 때, 클래식 공연의 일회성을 극복할 수 있다.

 이상근 국제음악제가 긴 터널을 벗어나 부활했다. 이제 시민들이 나서서 지역의 문화 인물들이 남긴 문화를 향유하고 존경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음악제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가 확산될 때, 음악제는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 행사로 발전할 수가 있다. 시민들이 관객으로서뿐만 아니라 음악제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더 좋겠다. 이상근 음악제가 온 시민들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도 필요하다. 주관단체에서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상근 국제음악제 발전의 길은 있다. 앞에서 몇 가지를 언급했지만 최종 한 가지는, 진주시민들, 행정기관, 주관 음악 단체가 일치 단합해 음악제의 장기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일이다.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악제를 만들기 위한 각각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아끼고 사랑하며,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문화예술을 지역사회에 번져가게 하는 시민들과 문화애호가들이 많을 때, 그러한 풍토가 조성될 때, 진정 우리는 그 옛날 문화가 융성했던 진주의 본 모습을 오늘날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