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45 (목)
경남 첫 퀴어축제 큰 충돌 없이 마무리
경남 첫 퀴어축제 큰 충돌 없이 마무리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12.0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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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창원광장 남측 중앙대로에서 열린 제1회 경남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창원광장 남측 중앙대로에서 열린 제1회 경남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1천여명 참석… 부스행사ㆍ가두행진
광장 맞은편서 5천여명 반대 집회
장소 분리ㆍ경찰 중재로 마찰 없어

 경남에서 최초로 열린 제1회 경남퀴어(queer)문화축제가 반대단체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경남퀴어문화축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창원시청 광장 남측 중앙대로에서 ‘무지갯빛 해방물결 완성은 경남’이라는 주제로 제1회 경남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부스행사, 행진 등으로 구성된 축제에는 1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ㆍ게이ㆍ양성애자ㆍ성전환자) 인권을 보호하고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다.

 오후 11시부터 시작된 부스행사에는 영남대ㆍ경상대 성 소수자 모임, 주부산미국영사관 등을 포함해 32개 부스가 참여했다. 각 부스에는 성 소수자를 알리는 상품들이 마련됐으며 축제 참가자들은 각 부스를 방문해 체험행사와 물품을 구매했다. 주부산미국영사관은 ‘LGBTI RIGHTS=HUMAN RIGHTS’ 문구가 적힌 에코백 200여 개를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영사관 관계자는 “성 소수자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무료로 에코백 등을 배부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성 소수자 부모모임 전숙경 씨(50)는 “퀴어문화축제가 서울 중심으로 열려 지방의 청소년들이 축제에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지방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니 경남의 성 소수자 청소년들도 숨통을 틀 수 있는 날이 생긴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오후 4시부터는 핵심 행사인 프라이드 행진이 시작됐다. 축제 참여자들은 창원광장과 상남동 일대를 1시간 30분 동안 행진하며 성 소수자의 존재를 도민에게 알렸다.

 같은 시각 경남기독교총연합회 등 도내 기독교ㆍ보수단체는 창원광장 북측 중앙도로 부근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가한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은 퀴어축제, 동성애, 경남인권보장조례 반대를 주장했다.

 반대 집회에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도 참여해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을 친 김시온 씨(18)는 “동성애로 에이즈에 걸린 환자들을 국민 세금으로 치료하는 게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퀴어문화축제와 반대단체 집회는 거리상 분리된 채 진행됐고 경찰이 곳곳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중재에 나서 우려했던 마찰은 없었다. 반대 측 관계자 20여 명이 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인근까지 왔다가 경찰의 중재로 큰 마찰 없이 돌아가는 등 몇 번의 실랑이가 전부였다.

 퀴어문화축제 측은 축제장 입구에 ‘집회 주최 측은 특정 단체의 집회 참가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4조를 기재, ‘경남기독교총연합회, 바른가치수호경남도민연합 등 반대 집회 참가자 출입 금지’ 문구를 붙였다.

 경찰은 8개 기동중대, 일선 근무 경찰관들로 구성된 18개 1단위 부대, 5개 여경 등 1천400여 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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