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비판과 비난 사이를 오간다
나는 오늘도 비판과 비난 사이를 오간다
  • 이문석 기자
  • 승인 2019.11.27 2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부장 이문석
지방자치부장 이문석

 민주사회는 모두가 책임과 본분을 다해야 하고 말과 행동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용돼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편향된 사고를 가지고 비교하거나 폄훼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불가(佛家)에도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고, 지혜가 다르고, 배경도 다른데 서로 한데 묶어 비교할 필요가 없다. 착실하게 한발 한발 듬직하게 나아가면 곧 나아갈 길이 생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흑백 논리에 휩싸여 `내로남불`의 행태가 극에 달하고 있고 상대의 건전한 비판마저 들으려 하지 않고 오직 내 생각이 옳다고 우기며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진다. 특히 최근 정치지도자들이 상대의 건전한 비판을 비난만 하다가 서슴없이 질책하고 그 비판을 수용하기는커녕 공식석상에서 "그렇게 태클만 걸려면 우리 지역을 떠나라"는 비상식적 으름장을 지켜보면서 "머슴이 주인보고 집 비우라고 소리치는 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상식이 통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비판과 비난의 사전적 의미는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비난(非難)은 남의 잘못이나 흠을 나무람을 말하는 것이며, 비판(批判)은 가치와 능력ㆍ정당성ㆍ타당성 등을 검토해 평가하는 것으로서 철학적 의미로는 사물의 의미를 밝혀 그 존재의 까닭을 이론적 기초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정치지도자나 지역의 리더들은 오만과 아집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민주사회의 덕목인 건전한 비판을 비난한다고 인식하는 행태를 지켜보아야 하는 오늘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한 것이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행태가 제어되지 않고 오늘에 이어지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리더들의 아집과 편향된 인식도 문제지만 우리 모두의 무책임과 무관심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선출직은 자신을 지지했거나 맹목적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건전한 비판이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는가 하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도 서초동의 목소리만 들리고 광화문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어 국론 분열의 단초가 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내 책임이요 하며 사과 한마디 하는 자가 없으니 `내로남불`의 논리에 너무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리더 스스로의 인식도 문제지만 토라진 열성 지지자들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잘못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예스맨이 영혼 없는 아첨으로 리더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모 인사가 오찬에 초대돼 갔는데 참석자 중 지역의 어른이라는 분이 대화 도중 "○○지사가 ○○ 사람만 만나면 군수 잘 뽑았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아부가 도를 넘고 있고 이래서 제대로 된 소통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볼멘소리를 들으면서 우리의 역사 속에서 들려오는 "충고는 충신이요, 칭찬은 역적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떠올라 부끄러움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하고 책임과 본분을 다하면서 밝은 미래로 알차게 설계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모든 리더들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본분을 다할 수 있다. 언제라도 99% 듣고 1% 말하겠다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고 그것이 곧 소통이고 지역 화합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에 담아 뒀으면 한다. 아울러 우리 모두는 주인 의식을 갖고 중지를 모아 건전한 비판은 하되 합리적 대안도 함께 제시할 수 있는 성숙함을 보여줬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