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08 (토)
지구에서 일상을 누리려면
지구에서 일상을 누리려면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9.11.27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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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다면 앞으로 부산과 제주에는 겨울이 사라지는 등 세기말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부근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면적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기후변화에 따른 인간의 대응이 너무나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지구에서 누리고 있는 우리의 일상은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이 시나리오는 또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최대 5.2도 상승하고 여름철 바다 얼음인 북극 해빙은 사라진다고 하니 상상조차 끔찍하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상청, 국회 기후변화포럼 주최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 보고서 전망` 토론회에서 최영은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다면 2071년~2100년에는 서울의 겨울 길이가 최근 10년보다 약 40일 짧아지고 여름은 약 40일 길어 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과 제주에는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 해 눈 덮인 한라산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우울하기까지 하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2009년~2018년 서울의 여름은 126일로, 1981년~2010년보다 10일 증가한 통계를 근거로 해 앞으로 기후변화 전망을 내놓았다. 최 교수는 북위 30도 부근에서 나타나는 아열대 기후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아열대 기후는 열대와 온대 중간에 위치하는 기후대로 연중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제주, 남해안을 따라 매우 좁은 지역에만 존재한다. 최 교수는 "기후정책 없이는 현재 10% 미만인 아열대기후 지역이 2100년 우리나라 면적의 52%를 차지할 것이며 여기에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부근을 제외한 낮은 지대와 도시가 모두 포함된다"고 전망해 세계 각국은 기후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 과장은 `IPCC의 신규 온실가스 경로에 따른 전 지구 미래 기후변화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은 21세기 말(2081~2100년) 최대 5.2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 과장의 이 같은 전망은 기후정책이 없고 온실가스 배출 완화 능력이 낮으며 가장 탄소 배출이 많은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나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친환경 기술의 발달과 지속 성장 가능한 사회경제 구조를 지닌, 가장 탄소 배출이 많은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번 세기말 전 지구 평균 기온은 1995~2014년 평균보다 1.9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학자들의 연구가 어떤 가정을 따르더라도 북극의 온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적도와 북반구 고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서 전 지구 평균 강수량은 5~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해수면 온도는 1.4~3.7도 올라 평균 해수면 고도는 52~91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 상승으로 북극의 여름철 해빙은 저탄소 시나리오로 봐도 21세기 중반 이후 거의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으로 좁혀보면 평균 기온은 21세기 말 2.0~5.3도 오르고 평균 강수량은 6~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수면 온도는 1.9~4.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인간이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함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절기가 뚜렷한 지역이었다. 기후변화로 사과의 주산지는 점점 북쪽으로 옮겨지는 등 작물의 생장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남쪽 지방은 제대로 된 눈이 오지 않아 스키장과 빙상장은 돈을 들여 눈을 만드는 등 제철 놀이는커녕 제철 음식도 사라지고 있다. 이같은 기후변화가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을까? 따뜻한 남쪽이라는 예전의 따뜻함은 점점 옅어지고 폭염을 동반하면서 대구지역을 대프리카라는 별칭을 얻는 심각한 기후변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추운 겨울보다 더운 여름에는 그나마 살기가 좋다고 했으나 작금 지구촌의 여름은 그 말을 무색게 한다. 더워도 너무 더워 옷만 벗고 견뎌 낼 수 있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폭염을 선사하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빈곤층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정치ㆍ사회ㆍ경제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너무나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살리는 일에 전 지구인이 나서야 할 때이다.

 정부도 기후변화 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 16살 스웨덴 환경투사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대규모 멸종의 시작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있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전체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는 외침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는 지구를 살려야 인류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돈과 영구적인 경제성장이라는 동화뿐"이라고 외친 툰베리의 말처럼 성장을 지양하고 지구 생태계 보호에 전 인류가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유엔 산하 기구로 지금까지 5차례 걸쳐 기후변화와 각국 정부 대응을 담은 보고서를 5차례 발간하고 2021년 6차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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