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새 역사… "이제 올림픽 1승 향해"
럭비 새 역사… "이제 올림픽 1승 향해"
  • 연합뉴스
  • 승인 2019.11.2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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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오(국군체육부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에 12-7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서천오(국군체육부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에 12-7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서
홍콩 꺾고 본선 진출 `쾌거`
국내 도입 96년 만의 성과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이 아시아 `넘버 3`이라는 비아냥을 딛고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신기원을 열었다.

 한국은 지난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을 12-7로 꺾고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이번 지역 예선에 아시아 최강인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빠지면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일본과 함께 아시아 럭비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홍콩이 버티고 있었기에 올림픽 본선행을 낙관하긴 어려웠다.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일본과 홍콩이 나눠 가졌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도 아시아 대표로 올림픽 티켓을 가져간 쪽은 일본이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일본, 홍콩에 이어 3위에 그쳐 결국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했다.

 엔트리 대부분이 영국계 귀화 선수들인 홍콩은 사실상 아시아 팀이 아니다. 게다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조직력이 뛰어났다.

 아시아 럭비에서 일본, 홍콩, 한국 순의 서열은 굳어졌고, 한국은 지난 9월 1일 아시아 세븐스 시리즈에서 중국에 19-24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이번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1번 시드의 홍콩, 2번 시드의 중국에 이어 3번 시드를 배정받았을 때만 해도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12-7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 무대에 올랐고, 여세를 몰아 홍콩마저 12-7 역전승으로 따돌렸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 중국,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등 9개국이 참가했다.

 홍콩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을 상대로 올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번 대회에서도 홍콩은 조별리그 2경기에 이어 8강전, 준결승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최강 전력을 뽐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팀에만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낸 것은 홍콩이 아니라 한국이었다.

 한국 럭비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건 1923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무려 96년 만이다.

 한국 럭비의 열악한 저변과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고려하면 기적과 같은 결과다.

 서천오(국군체육부대) 대표팀 감독은 "한국 럭비인들이 간절히 바라던 올림픽 티켓을 따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14일부터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본격적으로 올림픽 진출권 확보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한국 럭비를 대표하는 실업팀인 포스코건설, 한국전력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됐다.

 또한 일본 리그에서 활약 중인 정연식(히노자동차), 장용흥(NTT 커뮤니케이션)이 합류했다.

 하지만 대표팀 대부분은 같은 달 10일에 막을 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강행군을 벌인 탓에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고, 부상 선수도 적지 않았다.

 서 감독은 "전국체전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선수가 매우 많아서 훈련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며 "하지만 주장 박완용을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그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기적과 같은 우승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절실함을 안고 나선 한국은 4강전과 결승전 모두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정규시간 종료를 앞두고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승부 끝에 역전승을 일궈냈다.

 애초 홍콩에서 치르기로 했던 아시아 지역 예선을 안방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한 대한럭비협회도 올림픽 진출의 숨은 공신이다.

 서 감독은 "선수들 모두 안방이라는 편안함 속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선을 다했다"며 "성심껏 뒷바라지해준 럭비협회와 이상웅 회장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올림픽 1승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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