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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극단 `큰들` 비상 기대한다
산청 극단 `큰들` 비상 기대한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11.24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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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부국장 김영신
지방자치부 부국장 김영신

 조용한 산골 마을 산어귀에 눈길을 끄는 조그마한 마을이 조성됐다. 노랫소리, 장구 소리와 함께 아이 웃음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로서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진다. 이 소리 주인공은 바로 마당극 전문 예술공동체 `큰들문화예술센터` 단원들이다.

 극단 `큰들`은 지난 10월 산청군 산청읍 내수리에 `마당극 마을`을 조성, 유아부터 청장년까지 50여 명의 식구들이 입주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마을은 한국건축가협회 건축 명장 기업이자 `2018 한국 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한 아틀리에 건설㈜이 책임시공자로 참여했다. 또 강원대 김현준 교수와 한국예종 김태영 교수가 책임설계자를 맡아 예술가 마을에 어울리는 삶의 공간을 만들었다.

 산청군과 `큰들` 인연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들`은 지난 2008년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 허준 선생 일대기를 그린 마당극 작품 `의원 허준`을 `산청한방약초축제` 주제공연으로 선보였다. 이후 2010년 창작 초연 이후 지난해 200회 공연을 기록한 `효자전`에 이어 최근 남명 조식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남명` 등 산청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큰들`은 지금까지 마당극 35편을 발표했고 연간 평균 100회 공연을 한다.

 국내는 물론 국외공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들에게는 반드시 이뤄야 하는 한 가지 소원. 바로 단원들이 하나의 예술공동체로서 함께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마당극 마을`은 `큰들`은 물론 산청군과 후원 회원 등 `큰들`을 응원하는 많은 마음이 모여 이뤄낸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예술단체가 시 소유 등의 터를 활용해 마을을 조성한 사례는 있지만 자체적으로 터를 구입, 마을을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마당극 마을`은 쉽게 만나기 힘든 예술가들만 모여 사는 공동체 마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단원들은 생활과 공연, 연습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고 연습으로 말미암은 소음 문제, 월세 부담 등도 덜 수 있다. 앞으로 극단 `큰들`은 안정된 생활기반을 바탕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실내 공연장과 소품ㆍ의상실이 준비되면 상설 마당극 공연도 가능해진다.

 특히, 군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산청의 인물과 한방약초, 동의보감 등을 소재로 한 마당극을 선보이기 때문에 관광객 등 외부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문화공연은 물론 지역민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산청의 역사ㆍ문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은 국내ㆍ외에 산청을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단원 가족 전원이 이주한 만큼 다양한 연령층의 인구가 새로 유입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큰들`은 이미 일본 등 국외에 지역의 역사ㆍ문화를 바탕으로 만든 마당극을 선보이고 있다. 생활과 창작기반을 마련한 `큰들`은 앞으로 더 큰 세계 무대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큰들`이 이처럼 10여 년 만에 산청에 새 둥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콘텐츠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해 왔기 때문이다.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지역민과 공감할 수 있는 마당극을 선보여 온 것이 성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처음 풍물패로 출발한 `큰들`. 풍물은 신나지만 유수한 세월 속에 시대가 바뀌면서 대중들에게 던지는 목소리는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당극 전문 극단으로 탈바꿈했다. 새로운 둥지를 마련한 `큰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땅을 박차고 올라 큰 홰를 치며 비상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선명히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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