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7:20 (수)
시위로 들끓고 있는 지구촌
시위로 들끓고 있는 지구촌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9.11.2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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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지구촌이 시위로 들끓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홍콩, 이라크 등 세계 20여 개국이 넘게 시위 중이다. 2020년을 한 달여 앞둔 2019년은 세계 곳곳이 시위로 얼룩져 세계인들이 심란한 연말을 맞고 있다.

 `동방의 진주`로 불리는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송환하는 법안에 반대하면서 시작한 `홍콩 시위사태`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범죄인 본토 송환법안이 수용되면 많은 이들은 이 법안이 홍콩 사법 독립을 저해하고 반체제 인사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우려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이 법안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위 참여 시민들은 완전한 민주주의와 경찰의 잔혹성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시위는 더욱 광범위해지고 있다. 부서진 도심의 톨게이트와 벽돌 등으로 어지럽혀진 도로는 제 기능을 잃고 차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가는 유학생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시위 참가 대학생과 경찰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등 `동방의 진주` 홍콩이 시위로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악화일로의 홍콩 사태 질서 회복을 위해 초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 경찰의 진압도 과격해지고 시위도 격렬해 지고 있다.

 한국 서울도 진보와 보수 단체의 집회로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칠레에서는 지하철 요금이 한국 돈으로 50원가량 오른 것을 계기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18명이 숨졌다. 레바논에서는 왓츠업 등 메신저 프로그램 이용자에 하루 20센트, 한 달 6달러의 세금을 부과했다가 수 주일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에콰도르에도 지난달 유류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기름값이 최대 2배 이상 오르자 저소득층인 원주민들이 중심이 돼 시위를 격렬하게 벌이고 있다. 이라크, 홍콩, 볼리비아, 아이티, 온두라스 등 곳곳에서 성난 시위대가 연일 거리로 나와 시위를 했거나 벌이고 있는 등 지구촌이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있다. 지구촌의 잇단 시위사태에 대해 유엔사무총장이 나서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를 우려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잇단 시위사태와 관련해 세계 지도자들에게 시위대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시위 과정에서의 비폭력을 강조하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사람들의 삶에 대한 불안`이 중동,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등에서의 시위를 촉발했다"며 "사정은 독특하지만 시민들과 정치체제 간 신뢰 부족과 사회계약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는 불평등을 확대한, 세계화와 새로운 기술의 부정적 영향과 씨름하고 있다"며 "시위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고통을 느끼고 자신들의 목소리가 경청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진정한 사람들의 실제 문제에 경청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일부 시위가 격렬해지고 인명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각 정부는 집회 표현의 자유를 수호할 의무가 있으며, 공권력은 국제법에 따라 최대한의 절제 속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곳으로부터든 폭력에 대한 변명의 여지는 없다"고 지적을 하며 비폭력을 강조했다. 그는 레바논의 시위를 언급하면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최대한의 절제를 촉구하며, 정부는 물론, 시위대 양쪽으로부터의 폭력의 사용은 안 된다"고 말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작금의 지구촌 시위사태를 지켜보는 마음은 불편하고 착잡하다. 자국 내 시위가 대화를 통해 해결되지 않고 폭력으로 이어진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이런 시위 사태가 역사에서 보듯 내란이나 내전으로 번질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내전과 내란은 정치 권력의 획득을 둘러싸고 같은 나라 안에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무력 투쟁을 일으키는 행위로 위정자와 국민과의 갈등과 분열이 불씨가 된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통해서 민족끼리 내전으로 입은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그 상처는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캄보디아 내전이나 르완다 내전과 같은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뿐 아니라 미국의 남북전쟁과 중국 국공 내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도 넓은 범위에서 내전으로 간주되고 있다. 내전과 내란은 대부분 목적이 집단 내에서의 정치적 우위를 차지하거나 위함이지만 집단의 분리나, 독립, 상대 집단의 영구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시위와 갈등이 장기간 이어진다 면 걷잡을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내부에서의 분열이다. 정부와 국민은 일체감ㆍ동질감을 가져야 한다.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지 못한다면 분열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시위사태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는 양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세계 각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경제침탈을 넘어 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패권주의의 야망이 도사리고 있다. 민족끼리, 같은 국민끼리 분열은 자국의 이익은커녕 나라를 수렁으로 빠뜨리는 망국의 길이자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암초이다. 인류평화를 위해 인류애로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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