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울 것도 예쁠 것도 없는
늙은 부부가
손잡고 걷는 것은
걸음 폭이 같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걸어 돌아보며
빨리 오라 재촉하고
같이 가자 손짓하며 종종종 뒤따르고
어느덧 조금씩 가까워져
휘청거리며 어긋나도
손잡고 걸을 수 있어 좋은날
날이 갈수록 헐거워지는 머릿속
눈동자에 새긴 둘만의 맹세도
아득해 지는데
우리 좋았던 추억만은
지우지 말자고
움켜잡은 메마른 손 힘없이 떨어져도
둘만의 시간이 배인 향기를 찾아
남은 세월 주워 담는
늙은 부부
<평설>
해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멋이나 온갖 희노애락을 거쳐나오면서 오렷한 삶의 의지처를 보는 것. 그곳에 늙은 부부의 애뜻함이 피어난다. 은유서정의 갈무리는 아름답게 다가온다.<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詩와 수필』 등단
-신서정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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