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9:10 (목)
늙은 부부
늙은 부부
  • 경남매일
  • 승인 2019.11.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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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숙
최선숙

미울 것도 예쁠 것도 없는

늙은 부부가

손잡고 걷는 것은

걸음 폭이 같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걸어 돌아보며

빨리 오라 재촉하고

같이 가자 손짓하며 종종종 뒤따르고

어느덧 조금씩 가까워져

휘청거리며 어긋나도

손잡고 걸을 수 있어 좋은날

날이 갈수록 헐거워지는 머릿속

눈동자에 새긴 둘만의 맹세도

아득해 지는데

우리 좋았던 추억만은

지우지 말자고

움켜잡은 메마른 손 힘없이 떨어져도

둘만의 시간이 배인 향기를 찾아

남은 세월 주워 담는

늙은 부부

<평설>

해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멋이나 온갖 희노애락을 거쳐나오면서 오렷한 삶의 의지처를 보는 것. 그곳에 늙은 부부의 애뜻함이 피어난다. 은유서정의 갈무리는 아름답게 다가온다.<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詩와 수필』 등단

-신서정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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