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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능, 작년보다 전반적 쉽고 평이
올 수능, 작년보다 전반적 쉽고 평이
  • 연합뉴스
  • 승인 2019.11.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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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권, 고난도 쉬워 유리 중위권, 수학ㆍ영어 어려워
2020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4일 오전 창원 경일여고 정문을 들어서는 한 수험생이 ‘손에 책을 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일 기자
2020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4일 오전 창원 경일여고 정문을 들어서는 한 수험생이 ‘손에 책을 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일 기자

 14일 치러진 올해 ‘수능’은 ‘불수능’이라고 불린 작년보다는 전반적으로 쉽거나 평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난도 문제가 다소 쉬워져 최상위권 학생에게는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학과 영어 영역에서는 중위권 학생에게 어려운 문제도 적지 않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국어ㆍ수학ㆍ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져서 이른바 상위권 응시생은 비교적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영역 “대체로 평이…”

 국어영역은 ‘불수능’이라 불리며 매우 어려웠던 작년보다는 전반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올해 시험에서는 독서파트의 경제 지문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분석했다.

 고난도 문제로는 홀수형 기준 베이즈주의 인식론을 주제로 한 인문학지문에 딸린 19번과 고전가사 ‘월선헌십육경가’를 지문으로 한 22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경제지문을 읽고 푸는 37∼42번이 꼽혔다.

 국어영역 문제를 분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용진 동국대 사범대 부속여자고등학교 교사는 “국어영역 시험은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면서 “올해 9월 모의평가 때보다도 쉬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표준점수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가장 높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온다.

 고난도로 꼽힌 문항 가운데 22번은 지문인 ‘월선헌십육경가’가 작품 자체는 EBS 교재에 수록돼 있으나 시험에 인용된 부분이 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부분이어서 일부 수험생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BIS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지문에 딸린 37∼42번 중에서는 보기에 제시된 예시를 보고 BIS 비율을 직접 계산해야 풀 수 있는 40번이 응시생들에게 특히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지문 내에 BIS 자기자본비율 개념 설명이 충분히 담겨 있어서 사전지식이 없으면 못 푸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진 교사는 “평가원이 지문 길이를 길게 하면서까지 (BIS 자기자본비율과) 관련된 개념을 모두 설명해줬다”면서 “경제와 관련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 지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영역 “작년과 비슷”

 2교시 수학영역은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됐다.

 다만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 간 난이도 차이가 이전보다 줄면서 최상위권 응시생과 상위권 이하 응시생의 체감난이도가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상담교사단 최영진 경기 금촌고 교사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했다”면서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연습한 응시생이라면 무난히 문제를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형에서는 쌍곡선의 뜻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는 17번과 정규분포의 뜻과 성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18번, 종이접기를 통해 공간도형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27번 등이 새로운 유형의 문제로 파악됐다.

 고난도 문항은 예년처럼 객관식 마지막 문제인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제인 29번과 30번이 꼽혔다. 21번은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정적분의 의미를 알아야 하고 29번은 벡터와 직선의 방정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문제 풀이가 가능했다. 30번은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했다.

 통상 인문계열 학생이 보는 나형도 가형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응시생들이 기본개념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면 빠르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개념을 완벽하게 숙지 못 한 응시생들은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영어영역, “작년보다 쉬웠다”

 3교시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쉬운 평이한 난도로 평가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이날 영어영역 시험 종료 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영어는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쉬웠다”면서 “올해는 신유형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바뀐 상태다.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90점 미만은 2등급, 70점 이상∼80점 미만은 3등급 등의 순으로 점수대별로 등급이 매겨진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이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때보다는 다소 높아지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관측했다.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작년 수능 때 5.3%, 올해 9월 모의평가 때 5.9%였다.

 대교협 상담교사단은 올해 수능에서는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맞는 학생이 6%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김 교사는 “신유형이 없었고 비교적 평이한 지문이 많아서 전체적인 난도가 많이 하락했을 것”이라며 “다만 높은 수준의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있어서 평가 도구로서의 변별력은 확보하려고 노력한 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EBS 연계 교재 중심으로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지문에 접근하기도 쉬웠을 것”이라면서 “일부 문장이 어려워서 중위권에게는 체감 난도가 조금 높았을 수 있지만, 선택지가 작년 수능 대비 어렵지 않아서 평상시 등급은 유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영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는 홀수형 기준으로 빈칸 속에 문장을 집어넣어야 하는 34번과 문단 순서를 알맞게 배열해야 하는 37번 문제가 꼽혔다.

 봉담고 채현서 교사는 “특히 37번은 문장이 길고 구조가 난해한 데다가 어려운 어휘까지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추론까지 해야 한다”며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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