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면 좀 어때?
우울하면 좀 어때?
  • 김성곤
  • 승인 2019.11.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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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올해(2019년) 봄 문학세계사에서 출판한 『우울하면 좀 어때?』는 자존감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정신과 전문의 김승기의 책이다.

 우리는 흔히 우울하다는 말을 자주 쓰는데, 우울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마음이 답답하거나 근심스러워 활기가 없는 감정`이라고 정의한다.이 책은 모두 5부로 나눠져 있고, 저자 자신이 면담한 환자들의 사례를 글로 적었는데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들이다. 자존감, 대인관계, 불안, 가족 문제, 질병 이것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러고 보니 이 책의 내용은 나의 문제이고 우리 이웃의 문제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설득력이 있다.


△ 1부 당신의 자존감은 안녕하신가요?

 남의 눈빛 하나에도 우울해지는 의대생 사례에서는 이런 처방을 내리고 있다. "이 세상에는 어차피 당신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칭찬하는 사람과 비난하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요? 자기 장단에 춤을 추세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당신에게 호의적이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지내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과 한세상 살아도 세상은 충분히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구나 겪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리고 있다.

△ 2부 자라나지 못한 마음속의 아이들

 "당신의 마음속 아이는 몇 살인가요?"라는 질문 속에서 유년기 성장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어른이 돼서도 성장하지 못한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고통받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자신을 `휴지 빼주는 남자`, `31번째 남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신 앞에서 하염없이 울며 힘들어하는 환자 앞에서 때로는 자신이 할 일은 휴지를 빼주는 일뿐이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부모 자신이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 3부 상처받기 쉬운 가족이라는 울타리

 착한 여자 증후군, 형제갈등에 관한 사례 등을 다루고 있는데 혼자 밥 먹는 남자에서는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라는 소설을 인용해 요즘 소외되기 쉬운 가족 구성원 가운데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회성을 요구하고 상처받기 쉬운 곳이 가정`이라고 하며, `서로에게 바라는 바가 크기 때문에 그 욕망이 조절이 안 될 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고, 조현병 환자에게 제일 먼저 깨지는 것이 부부관계`라고 하니 서글픈 마음이 든다. 결혼 서약을 할 때 슬픔을 당하거나 병들었을 때도 서로를 사랑하겠다고 맹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 4부 남자와 여자 그리고 결혼

 부부 사이의 거리는 존중돼져야 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도 진화해야 하며 부부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거리를 존중함으로 부부가 믿음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한다. 또한 성격장애는 대물림되고 성격은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야만 균형 있게 형성된다고 하는데 정신과 질병 가운데 주위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질환은 성격 장애라고 필자는 이야기한다.

△ 5부 장애와 통증 사이

 (내가 혹시 이런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누군가와 한 번도 애착(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적이 없다면, 외롭고 모든 관계가 불안하다. 이런 사람들이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울증은 오히려 대부분 치료 반응이 좋다고 한다.

 우리가 대인관계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더 두려워진다고 하며 자신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고 힘든 것은 힘들다 하면, 무거운 짐을 하나 내려놓듯 내 마음이 가벼워 질 것이고 오히려 그 솔직함이 인간적으로 보일 것이라 하는데 나 역시 그 말에 동의한다.



 수면장애, 두통, 해리 현상, 꿈에 대해서도 의사의 입장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그리고 스트레스란 나의 욕심과 세상 욕심의 불협화음이라고 여러 번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불협화음을 하나씩 줄이는 것이 행복의 비결일 것이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도 외롭고 힘들 때가 찾아온다고 한다. 의사 가운데 정신의학과 의사의 자살률과 흡연율이 제일 높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힘든 환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유난히 우울해지고 힘든 날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찾아갈 의사는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자가 치료를 할 수밖에 없고, 이날은 나의 단골집인 하이퍼 횟집을 찾아야 하는 날입니다. 70대의 주인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우울감은 가시고 나는 다시 씩씩하게 집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습니다. 까짓것 우울하면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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