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59 (수)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의 만연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의 만연
  • 이광수
  • 승인 2019.11.10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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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상반되는 이념을 배척하고
인기영합주의 정책 만연하면
최악의 국가 위기 마주할 것
국민부터 중심 잡도록 노력해야

 우리나라가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라는 것은 삼척동자에게 물어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온 양 진영의 이념대결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는 타력에 의해 얻은 독립이 역시 타의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생긴 태생적 부산물이다. 진영논리는 지역 차별이라는 정치 권력의 편파성에 의해 더욱 조장됐지만 민주화 과정에서 양 진영 출신 정치지도자의 교차 집권으로 어느 정도 완화됐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천안함 사고의 책임논쟁 여파로 새롭게 재점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촛불혁명으로 보수 정권이 무너지고 진보 세력이 집권한 후 우리 사회는 극단적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대립하는 가운데 대중영합적인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다. 남북화합에 의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남북공동번영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려던 새 정부의 노력은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2차 북미협상의 결렬로 남북관계는 이전상태로 다시 돌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의 대북경제 제재가 계속되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한중관계마저 경색돼 있다. 더욱이 대법원의 일본기업 한인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 아베 정부가 이미 지난 정부 때 끝난 일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하자, 한국도 이에 질세라 지소미아 협정연장을 중단하는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두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가 돼 버렸다.

 이처럼 한국을 둘러싼 미, 중, 일과는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로 정부의 외교 노선은 지향점을 잃고 허둥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극단적인 보혁 세력을 등에 업고 너 죽고 나 살기 식으로 극한 대립하고 있다.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은 금세기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해 2차 대전 후 세계 각국에서 여러 형태로 만연되고 있다. 중남미 제국이 종속사회주의 포퓰리즘을 남발해 결국 국가 부도(모라토리엄)라는 최악의 경제 파탄을 불러와 후진국으로 추락했다. 극단주의가 포퓰리즘과 공존하는 것은 그들의 맹목적 추종성을 악용해 정치세력화를 기하고 무분별하게 근시안적인 포퓰리즘으로 국가 경제를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단주의는 비단 정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의 근본주의, 원리주의, 테러리즘도 해당된다. 지나치게 원리원칙에 얽매여 융통성과 포용성이 결여된 교조주의도 극단주의와 다름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이슈인 극좌, 극우, 반일, 반미는 물론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주의, 서구제국의 인종주의, 미국과 중국의 자국 우선주의 무역정책도 극단주의에 속한다. 이러한 극단주의의 문제점은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이념이 다른 상대방(국가)에 대한 적대감의 표출이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항상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는 자기합리화의 도그마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회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해 국론분열과 국제 분쟁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극단주의의 동반자 격인 포퓰리즘은 긍적적인 측면에서 보면 민주주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포퓰리즘의 남발은 정치적 신념조차 모호한 정치인들이 오직 선거에서 표를 얻어 승리하려는 대중영합주의와 인기영합주의로 변질된다는 점이 문제다. 소위 퍼주기식 복지정책으로 국가재정은 거덜 나고 공짜심리가 만연해 놀고먹으려는 자발적 실업자의 양산을 가져와 결국 국가 경제 파탄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20년도 예산안 심의부터 벌써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할 사람은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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