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2:30 (수)
우리의 환경교육,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환경교육, 어디에 있는가?
  • 신화남
  • 승인 2019.11.04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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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님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어린 시절 불렀던 따오기 노래의 가사이다. 따오기는 주로 논밭에서 생존하던 새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이후로 발견된 적이 없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었다. 멸종 위기종이 아니라 아예 멸종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해충을 방지하기 위해 논밭에 살포한 농약과 갖은 오염 물질에 의해 따오기를 비롯한 수많은 새들이 간접 살해된 것이다.

 그러던 중 2008년과 2013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4마리를 들여와 창녕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사육해 개체 수를 늘려왔다. 자연 적응 훈련장을 떠난 따오기 40마리를 최근 관찰한 결과, 38마리는 자연 상태에서 적응 중이고 2마리는 폐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따오기를 복원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은 물론, 온갖 정성을 기울여왔다. 따오기뿐만 아니다.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하고 한라산에 사슴을 방사한 지 오래이다. 사라져가는 종(種)을 복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뜻깊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성 사업에 비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 환경교육은 너무 안일하고 형식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임과 동시에 자연의 일원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 인간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가장 큰 주범(主犯)이라는 사실이다. 신선도를 요하는 채소나 과일 같은 식물 상품들을 포장하는 포장재며 각종 음식 배달 때 사용되는 스티로폼, 비닐 등이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 그중 재생이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불가능한 폐기물이 훨씬 많다. 이러한 쓰레기와 폐기물을 땅을 파고 묻으려 해도 묻을 곳이 마땅치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몇 달 전, 우리나라의 쓰레기를 필리핀으로 밀수출했다가 이를 안 두테르테 대통령이 노발대발해 쓰레기를 되가져 가지 않으면 국교를 단절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국가의 품격이 내동댕이치는 참담하고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자연환경 문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교육이다. 세계의 음식 중에서 가장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것이 우리 한국의 음식이다. 일본이나 독일 등의 나라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길거리엔 담배꽁초가 수없이 널려 있다. Take-out 음료수 컵도 길바닥을 뒹군다. 어른들이 버리니 아이들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마구잡이로 버린다. 이토록 참담한 환경 의식이 우리의 거리와 강산을 더럽히고 국가의 품격을 깎아내린다. 우리의 시민의식은 낙제 이하의 수준이다.

 이런 시민의식을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 교육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공개한 2020년도 교원 선발 계획을 보면 유ㆍ초ㆍ중ㆍ고 교원 선발 인원은 8천855명에 달한다. 그런데 환경 과목을 가르칠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 보건, 영양, 상담, 사서 교사는 학교 현장 수요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해마다 꾸준히 선발한다. 그러나 국민의 삶의 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경 과목을 가르칠 교사가 없다는 것은 우리 환경교육의 현주소가 얼마나 절망적인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벌써 몇 년째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환경, 주거환경도 중요하지만 자연환경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 국민들의 삶을 좌우하는 환경에 올바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꼭 있어야 한다.

 인간은 교육적 동물이다. 교육을 통해 지식을 쌓고, 지혜를 기르며 가치관을 확립해 간다. 환경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기란 어렵다. 어릴 때 받은 교육이 평생을 가는 법이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는가.

 정부는 해마다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수많은 예산을 집행한다. 그러고도 우리나라의 환경은 OECD 국가 중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거리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현재의 아이들이 내일의 주인공임은 3척 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환경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를 생각하면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흔히 현재의 자연환경은 후세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라는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일은 후손들에게 죄를 저지르는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어릴 적부터 자연환경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지키려는 청소년들의 의식이 자리 잡을 때 진정한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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