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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조리가 만든 울분 장애, 뿌리 뽑아야
사회 부조리가 만든 울분 장애, 뿌리 뽑아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10.3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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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분 장애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다. 울분 연구를 세계에서 최초로 한 독일보다 한국이 무려 6배나 중증 울분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돼 우리사회에서 울분이 만연되고 있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지난 4월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사회의 울분과 외상 후 성장`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교 교수는 `한국 사회의 울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인 성인남녀 2천24명을 대상으로 울분 측정 도구를 이용해 실시한 조사 결과 중증이상의 울분을 느끼고 있는 성인남녀는 14.7%로 2.5%인 독일보다 6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특히 성과와 관련된 울분이 모든 연령대에서 높게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적인 관계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고 있는 부분은 20~30대의 반응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상실감에서 오는 울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빚어지고 있는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특혜성 꼼수 입학 등 정치ㆍ경제ㆍ사회에서 각종 부조리와 불공정, 갑질 행위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유 교수는 "울분은 삶의 질과 삶의 만족도는 물론 주관적인 건강 수준도 떨어뜨리고 심각한 울분에 빠져 있는 사람은 치료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고민해서 자원도 분배하고 정책 기조도 바꿔야 한다" 며 "울분이라는 감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문제라고 낙인을 찍는 것도 위험하다"며 "분노 없이 어떻게 세상이 바뀌겠느냐 하지만 그 감정을 꼭 갖고 살아야 하는 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분노와 생활에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울분은 부당하게 취급받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된 실망감과 무력감으로 인해 패배감이 들고 복수하고자 하는 감정 상태를 말한다. 이제 우리는 건강한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다. 지도층 등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만연되고 있는 특혜와 부조리, 갑질을 뿌리 뽑아 우리 사회 서민들의 분노가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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