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05 (금)
"장기적 위기 우리산업 체질개선 앞당기는 정책을"
"장기적 위기 우리산업 체질개선 앞당기는 정책을"
  • 강보금 기자
  • 승인 2019.10.30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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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30일 오후 2시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한ㆍ일 관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경남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창원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30일 오후 2시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한ㆍ일 관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경남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창원상의ㆍ한은 경남, 한ㆍ일 관계 현재ㆍ미래, 경제 세미나

이원덕 소장, 한일 관계 1965년 이래 최악의 냉각기

한대성 과장, "업체 35% 日 부품 조달 차질ㆍ장기간 소요"

 일본의 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창원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30일 오후 2시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한ㆍ일 관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경남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한국은행 경남본부 노충식 본부장을 비롯해 지역 기업체, 기관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는 이원덕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원덕 교수는 "최근 한ㆍ일 관계는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의 냉각기를 보내고 있다. 이는 중국의 급부상과 한국의 대두 등 동북아 국제질서의 전환과 일본의 정치 보수화 및 국가주의 경향 등의 구조적인 문제의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은 정경분리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한 조치라 생각한다"며 "11월은 한ㆍ일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골든타임이다. 지소미아, 지용문제, 경제보복의 트라이앵글 이슈 해결을 위한 양국의 협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양국의 분쟁해결의 해법으로 중국의 대일 전후처리 방식이었던 이덕보원(원수를 은혜로 갚다)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제로 한대성 한국은행 경남본부 과장이 창원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경남 도내 1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경남지역 기업의 영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 과장은 발표에서 "설문조사 결과 일본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품질 요건이었으며, 부품 조달 차질이 발생하면 응답 업체의 25%는 대체가 가능한 반면 35% 정도는 불가능하거나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일본 기업과의 파트너십 실태에 있어서는 10년 이상 주기적인 거래를 맺고 있는 기업의 비중이 62.6%로 높은 편이었으며 최근 양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기업 간 신뢰관계 약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더불어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해서는 정부출연연구소를 통한 국산화지원, 투자세액공제강화, R&D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며, 기업들이 조속하고 원만한 외교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노상환 경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토론에서 김장희 화영철강(주) 대표이사(경남도한일친선협회 명예회장)는 "이번 사태로 한국은 부품ㆍ소재의 수급을, 일본은 안정적인 수출시장의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 정부 간의 협상이 꼬일 때는 민간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제인들이 가진 양국 간의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해 빠르게 양국의 마찰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부용 경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산업의 소재ㆍ부품 국산화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산업의 대체시장과 대체기업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에 따른 제반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에 위치한 재료연구소를 한국부품소재연구원으로 승격해 소재 뿐 아니라 부품분야로까지 연구분야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연구실장은 "경남산업은 중화학 공업, 범용제품 중심의 구조로 지금껏 국내 산업을 이끌어왔지만 중국의 부상과 수요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생산력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소재와 부품의 영역으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기업 모니터링을 보다 긴밀하게 진행해 실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상공회의소의 중간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재호 무학(주) 회장(창원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장)은 "한ㆍ일 관계의 경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체는 기업이다. 무엇보다 오랜기간 지속돼 온 기업 간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기업의 최대 악재는 불확실성이다"고 말했다.

 이에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번 사태로 부품ㆍ소재의 국산화와 기술독립성이 대두 되고 있고, 이에 따른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의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고 말하는 한편, "다만, 위기는 단기적으로 오고 기회는 장기적으로 오기 때문에 단기적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와 장기적으로는 우리산업의 체질개선을 앞당기는 정책을 동시에 펼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노충식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은 "오늘 이뤄진 토론회가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해당기업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받을 수 있는 애로요인과 피해사례 들을 꾸준히 모니터링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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