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2:38 (목)
임상춘 작가 소외계층에 건네는 메시지 `공감`
임상춘 작가 소외계층에 건네는 메시지 `공감`
  • 연합뉴스
  • 승인 2019.10.29 22: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동백꽃 필 무렵` 향미(손담비)의 서사가 주목받으며 "기억해주는 이 없이 향미처럼 간 사람들에 대해 연민마저 들게 해주는 작가의 인간애에 감명받았다"는 시청 후기가 줄을 이었다. / KBS
최근 `동백꽃 필 무렵` 향미(손담비)의 서사가 주목받으며 "기억해주는 이 없이 향미처럼 간 사람들에 대해 연민마저 들게 해주는 작가의 인간애에 감명받았다"는 시청 후기가 줄을 이었다. / KBS

`동백꽃 필 무렵` 탄탄한 서사 호평 조ㆍ단역ㆍ엑스트라도 캐릭터 부여

거액 제작비ㆍ호화 캐스팅 대작 속 휴먼ㆍ스릴 아우른 `정통 이야기꾼`

 "네가 있는 데가 너한테 `메이저` 아냐? 그냥 더 가슴 뛰는 거 해."(`쌈, 마이웨이`의 고동만) "생일 모르면 만날 생일 하면 돼요. 내가요, 만날 생일로 만들어 드리면 돼요. 동백 씨의 34년은요, 충∼분히 훌륭합니다."(`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

 KBS 2TV `백희가 돌아왔다`(2016)부터 `쌈, 마이웨이`(2017), 그리고 최근 시청률 16%(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동백꽃 필 무렵`까지, 임상춘 작가의 가장 큰 힘은 `소외계층에 건네는 위로`에 있다. `백희가 돌아왔다`의 양백희(강예원 분)도,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김지원)도,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공효진)도 험난한 세상에 치이고 또 치여 자신의 가치를 잊었던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통해 자아를 되찾는다. 대표적으로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강하늘)이 싱글맘 동백에게 하는 대사들은 곧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과도 같다. 폐쇄적인 시골 옹산에서 `술만 파는` 주점을 운영하는 싱글맘 동백은 씩씩한 척하지만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며 속은 곪을 대로 곪은 인물이다. 별것 하지 않아도 늘 사람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기차역 분실물보관소 직원이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용식을 만나면서 자신도 진정 동백꽃처럼 활짝 필 수 있음을 깨닫는다. 태권도 선수를 꿈꾸지만 현실은 진드기 잡는 업체 아르바이트생인 동만, 아나운서가 되고 싶지만 백화점 안내원 일을 하며 온갖 `갑질`을 당하는 애라. 두 사람은 서로의 격려 속에 각각 격투기 선수와 격투기장 아나운서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최근 `동백꽃 필 무렵`에서 `발랑 까진 인물`인 것만 같았던 향미(손담비)는 이민 간 남동생 생활비와 할머니 병원비를 조달하기 위해 주점 `까멜리아`에서 끊임없이 돈을 부쳐주고 있었고, 그런 헌신에도 결국 가족에게 외면당하다 `까불이`에게 죽음까지 맞았다. 인물 하나하나에 서사를 담는 장치는 인위적인 장치가 아닌, 말 그대로 임 작가 특유의 `인간애`에서 자연스럽게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외된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임 작가 성향은 엑스트라, 조ㆍ단역까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임 작가의 곧은 심지는 수백억 원이 투입된 대작, 초호화 캐스팅을 내세운 드라마, 넷플릭스 등과 동시 방송을 내세우며 `글로벌 트렌드`를 강조한 작품 등 `있어 보이는` 작품 속에서 더 대조를 이룬다. 한 스타 작가는 "임 작가는 휴먼과 스릴, 따뜻함과 긴장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며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라고 칭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