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0:56 (수)
도내 학교 교화ㆍ교목 일제 잔재 143곳
도내 학교 교화ㆍ교목 일제 잔재 143곳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10.2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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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가 23일 오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친일잔재 전수결과를 발표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가 23일 오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친일잔재 전수결과를 발표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전수조사

성차별ㆍ구시대적 가사ㆍ교훈 다수

교육청 친일 청산 TF 예산 반영

 도내 학교에서 일제 잔재로 지적되는 꽃과 나무를 교화ㆍ교목으로 지정한 학교가 143곳으로 파악됐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는 23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내 초, 중, 고등학교 교화ㆍ교목ㆍ교훈ㆍ교가 등학교 내 친일잔재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학부모회는 9월 말부터 최근까지 한 달간 초ㆍ중ㆍ고등학교 1천656곳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교화ㆍ교목ㆍ교훈ㆍ교가 등 현황을 조사했다.

 학부모회에 따르면, 교화는 일본이 원산지인 일본 철쭉을 개량해 만든 연산홍 교화 68개교,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 27개교, 벚꽃 1개교이며교목은 조선침탈 상징인 가이즈카 향나무 3개교, 강점기 대표적인 수종인 히말라야시다 42개교,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 2개교 등이다.

 또, 친일인사가 작사, 작곡한 교가를 쓰는 학교도 조두남 5개교, 김동진 6개교, 최남선 1개교, 이원수 1개교 등 20곳이나 됐다.

 친일ㆍ친독재 행적으로 논란을 빚은 유치환ㆍ이은상의 곡을 교가로 지정한 학교도 23곳에 달했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교훈과 교가에 성차별적이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도 대거 확인됐다.

 남학교 교훈은 ‘학문을 닦고 나라의 기둥’이 되거나, 열정, 성실, 입지, 자립 등 주체적이고 성취하는 내용인 반면, 여학교 교훈은 ‘아름답고, 착하고, 참되게, 바르게, 깨끗하게’ 등 수동적이고 헌신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 많았다.

 교가에는 여성의 수동적 이미지나 꽃에 비유, ‘여성성 강조한 자율과 정숙으로 슬기를 닦자, 살찐 벌판의 젖가슴 한복판’에 등이 지적됐고, 남성의 경우 남성성을 ‘강조한 한결같이 뻗어 나갈 사나이 젊은 힘이 솟아오른다’ 등이 친일잔재로 꼽혔다.

 학교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각종 명칭ㆍ언어 등에도 친일잔재가 여전했다.

 일제시대 때 용어인 반장ㆍ부반장도 아직도 일상적으로 쓰이고, 담임ㆍ교감ㆍ상장ㆍ표창장ㆍ개근상ㆍ수학여행 등 표현도 일제강점기 잔재라고 학부모회는 지적했다.

 학부모회는 “도내 전 지역 교화, 교목, 교훈, 교가를 분석해 일제 잔재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교내 친일 잔재를 바꾸어 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조사했다”며 “이번 친일잔재 조사 작업이 학교 내 친일의 그늘을 거두어 내는 출발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TF를 구성하는 한편, 2020년 예산에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에 관한 사업예산을 반영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교육청은 일본인 학교장 사진과 교가 등 학교 내 일제 잔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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