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1:43 (금)
[기획/특집]‘성장하는 소비층’ 밀레니엄 세대 공략해야 기업 생존
[기획/특집]‘성장하는 소비층’ 밀레니엄 세대 공략해야 기업 생존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10.2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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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회 김해경제포럼 강사 김용섭 소장(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지난 18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이유, 라이프 트렌드를 이해하면 기회가 보인다’를 주제로 ‘제152회 김해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해지역 CEO 100여 명이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로부터 라이프 트렌드 변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18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이유, 라이프 트렌드를 이해하면 기회가 보인다’를 주제로 ‘제152회 김해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해지역 CEO 100여 명이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로부터 라이프 트렌드 변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주제 “소비자가 선택하는 이유, 라이프 트렌드를 이해하면 기회가 보인다”

20~30대 중심 소비패턴 변화 환경 보호 안 하는 기업 회피
결혼은 선택ㆍ애묘 시장 성장 다양성 고려해야 매출 상승
젠더 문제ㆍ공유 성향도 중요 “현세대 이해하는 안목 길러야”

 현대 기업인은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류를 정확하게 읽어야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ㆍ서비스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인은 뉴스, 신문, 서적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정보까지 다양한 매체로부터 트렌드를 파악한다. 90년대 정보 고갈에 시달렸다면 지금은 범람하는 정보를 어떻게 선별하고 정제해서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됐다. 김해에서 이런 라이프 트렌드를 분석하는 소중한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18일 주촌면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에서 김해지역 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비자가 선택하는 이유, 라이프 트렌드를 이해하면 기회가 보인다’를 주제로 ‘제152회 김해경제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용섭 트렌드 분석 전문가가 강의에 나섰다. 김 강사는 Daum(다음) 열린사용자위원회 부위원장,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강사, 주간동아ㆍ머니투데이ㆍ한경닷컴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층의 니즈 캐치

 김용섭 강사는 임대료가 비싼 도심에서 쌀집을 창업하는데 투자 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쌀집에 관심이 없어서 투자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합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생각이 맞을까요? 최근 쌀이 주식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고급 쌀을 파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쌀이 있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쌀 품종은 300개, 브랜드는 1천800개 이상인데도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도 품종을 따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를 캐치한 현대가 쌀집을 차렸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김 강사는 20~30대 젊은이와 구매력이 강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취향’이 중요해졌다는 것. 그는 이제 쇠고기도 부위별로 먹고, 보편화된 커피 대신에 세련된 고급 차를 마시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소비자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안목이다.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받아들이는 정보가 다르다”며 “생각이 다르면 할 수 있는 것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섭 강사는 글로벌 기업의 동향을 보면 트렌드를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강사는 지난 8월 30여 개 글로벌 빅 패션 기업이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 환경 보호에 적극 힘쓸 것을 약속하는 선언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구찌’,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을 소유하고 있는 그룹 케어링(Kering)이 주최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함께한 행사였다. 김 강사는 “최근 패션 업계의 화두는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이라며 “과거에는 극소수만 환경에 신경 썼지만 이제는 대세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슷한 예로 아마존이 배달 트럭으로 전기차 10만대를 주문한 것을 들었다. 직원들이 월급이나 복지가 아닌 환경 보호에 대응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이 많아졌다.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하겠다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 ‘RE(Renewable Energy)100’에는 올해 8월 현재 구글, 애플, GM 등 193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했다. 국내기업인 삼성전자도 포장재로 스티로폼 대신에 압축 종이를 사용하는 등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김 강사는 이처럼 기업들이 바뀐 이유를 ‘소비자의 특성’에서 찾았다. 그는 환경 보호 의식이 뛰어난 2019년의 소비자는 이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의 재화를 구매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 밀레니엄 세대의 이해와 소비 경향

 “스웨덴에서는 비행기를 타는 것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는 ‘flygskam’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승격 1명이 1㎞를 이동할 때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4g이지만 비행기는 무려 285g으로 20배에 달했기 때문이죠. 놀라운 것은 이 운동의 일등 공신이 바로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라는 10대 환경 운동가라는 것입니다. 이 운동은 실제로 스웨덴 항공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어 김용섭 강사는 영국, 스웨덴, 벨기에, 독일 등 유럽 전역과 호주 등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청소년 시위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이 어른에게 환경 훼손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 강사는 “요즘 10대들은 과거와 다르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웬만한 티비보다 커졌는데 이런 주도권은 애들이 가지고 있다”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파키스탄 국적의 17세 소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였다”며 “우리는 이미 10대가 노벨상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싫존주의’라는 신조어도 소개했다. 그는 싫어하는 것마저 존중해달라는 이 말은 다양성이 추구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단체 행동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서 행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내에서 신입사원은 월급이 제일 적지만 여행을 가장 많이 가는 사람”이라며 “선택과 집중의 차이지 과소비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근 결혼을 기피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선택의 문제라는 것. 김 강사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남녀가 가진 문화생활 차이에서 찾았다. 그는 지난 2017년 인터파크가 온라인 공연 예매자의 성비를 분석할 결과 7대 3으로 여성이 많았으며, 2014~2016년 상반기 예스24 도서 구매자도 6대 4 정도로 여성 비율이 앞섰다는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밀레니엄 세대 여성은 경제력보다 이런 성향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결혼관이 달라진 것이죠. 이들은 같이 어울리고 놀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고양이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제품이 폭발적으로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인증을 받으려면 자연 습성에 가깝게 사육해야 하는 탓에 가격이 비쌉니다. 하지만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비싸도 사는 것이죠.”

 김 강사는 지난 8월 KFC가 식물성 치킨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 3월 버거킹도 대체 육류 패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구찌, 프라다, 샤넬의 공통점은 모피를 퇴출하는 데 동참한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이것 역시 비윤리적인 회사를 싫어하는 소비자 성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라이프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이 성장하는 주 소비층인 20~30대의 소비 성향을 설명하고 있다.
라이프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이 성장하는 주 소비층인 20~30대의 소비 성향을 설명하고 있다.

 ◇ 기성세대가 고려 안 한 5가지 트렌드

 맥킨지(Mckinsey)는 12개국 기업 1천 개를 분석한 ‘우먼 인 더 워크플레이스(Women in the Workplace) 2018’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영진 젠더 다양성이 확보될 경우 수익성은 21%, 가치 창출은 27%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경영진의 인종적ㆍ문화적 다양성이 높은 회사의 경우 수익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 강사는 “8등신 백인 인형만 만들던 바비는 매출이 떨어지자 흑인, 비만 등 다양한 인형을 만들었다”며 “이런 변화로 매출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섭 강사는 밀레니엄 세대가 주목한 새로운 소비 코드로 젠더, 환경, 윤리, 공유, 취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밀레니엄 세대는 사표를 빨리 씁니다. 부당한 일을 했을 때 참지 못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현 직장에서 최대한 빨리 배워 더 좋은 곳으로 나가겠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직장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죠. 윗세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직장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어 김 강사는 국내에도 조직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부터 계급을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은 매니저, 책임 매니저 2단계만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3월부터는 임직원의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제로 변경했다는 것. 게다가 올해부터는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부서별 수시채용만 남겼다.

 “LG CNS도 호봉제를 없앴습니다. 직급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같은 평가를 받습니다. 호봉제나 위계질서가 있으면 높은 직급은 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관리가 없어지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수평 질서 등 모든 변화는 기업 생존을 위해 필수입니다.”

 김 강사는 “세계 최고 기업인 아마존 CEO가 직원들에게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도 곧 망할 것이니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늦게 망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기업 변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트렌드 파악과 조직 변화를 발판 삼아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다음 달 15일 열리는 제153회 경제포럼에는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가 ‘인성이 실력이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경제포럼에 관심 있는 기업은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통상교류팀(055-310-921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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