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남과 나를 공정하게 사랑할 때 공동체 정신 부활한다”
[기획/특집]“남과 나를 공정하게 사랑할 때 공동체 정신 부활한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10.16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면으로 읽는 세 번째 강의 제1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강사 이승면 PD (KBS 근무)

주제 “내로남불과 자기애(自己愛)”

이중잣대로 스스로 합리화 불편 해소 위해 태도 수정

타인 비교는 불필요한 행위 공정한 사랑이 조직 원동력
다독ㆍ다작ㆍ명상ㆍ베풂 도움 “자기애 확산으로 새역사를”

 “61만 단어에 달하는 최대 어휘를 자랑하는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는 어떤 단어들이 수록돼 있을까요? 이 사전에는 자기 나라에 개념이 없는 단어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인도 힌두교에서 사용하는 아바타, 우리나라의 쩍벌남, 먹방 등이 대표적이죠.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도 등재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사회 분위기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단어이기 때문이죠. 이 단어에 담긴 정확한 뜻을 이해하고 ‘자기애’(自己愛)에 대해 접근한다면 획기적인 공동체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경남매일 제1기 CEO 아카데미’ 제3차 강연이 지난 15일 부원동 아이스퀘어호텔 2층 연회장에서 이승면 KBS PD의 ‘내로남불과 자기애’라는 주제로 열렸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이승면 강사는 지난 1994년 KBS에 입사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ㆍ2’, ‘KBS TV비평시청자데스크’, ‘생방송 연예가중계’ 등 다수 프로그램을 연출한 베테랑 PD이다.

지난 15일 김해시 부원동 아이스퀘어호텔 2층 연회장에서 경남매일 CEO아카데이 원우들이 ‘내로남불과 자기애(自己愛)’라는 주제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해시 부원동 아이스퀘어호텔 2층 연회장에서 경남매일 CEO아카데이 원우들이 ‘내로남불과 자기애(自己愛)’라는 주제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인간은 스스로 합리화하는 동물

 이승면 강사는 강의가 시작되자 내로남불의 사전적 의미부터 설명했다. 그는 이 단어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신조어며,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1996년 총선 직후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신한국당)의 ‘의원 빼가기’와 관련해 야당(새정치국민회의)이 맹공을 퍼붓자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국회의장이 성추행 파문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으면서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승면 강사는 “왜 똑같은 일을 했는데 왜 자기한테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곽금주 교수님의 분석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동물인 탓에 이중잣대로 자신을 평가한다”며 “자기 합리화는 그 사람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스스로 답변했다.

 이 강사는 또 레온 페스팅거의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 동물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인간은 태도와 행동 간의 불일치가 일으키는 심리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미 벌어진 행동을 수정할 수 없을 경우, 자신의 태도를 수정한다는 것. 또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적극 배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내로남불과 비슷한 말이 존재할까? 이승면 강사는 영어인 Double Standard(이중잣대)ㆍDifferent Standard(다른 기준), 관리는 불을 질러도 되지만 백성은 등불을 켜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의 중국어인 ‘지허주관방화, 불허백성점정’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의미의 유사성은 있지만, 둘 다 내로남불의 풍자와 유머는 없다고 단언했다. 즉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승면 PD가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3차 강연을 하고 있다. 이 PD는 1994년 KBS에 입사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ㆍ2, TV비평 시청자데스크 등을 연출했다.
이승면 PD가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3차 강연을 하고 있다. 이 PD는 1994년 KBS에 입사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ㆍ2, TV비평 시청자데스크 등을 연출했다.

 ◇공정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이 강사는 이어 사람들이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는 연유에 대해서도 정의했다. 그는 “사람은 대외적으로 자신의 무오류성을 표현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권위체계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런 태도를 보인다”며 “대내적으로는 개인적 이익의 실현, 내적 갈등의 해소, 가족 및 친지에 대한 예의 등이 이유”라고 자신의 견해를 풀어냈다.

 이승면 강사는 또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나오는 ‘Amour de propre’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자기애를 칭하는 이 말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인정받기 위해 원하는 것들을 선점할 때 발생하는 타인의 피해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이를 완성하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희생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조적 개념인 ‘Amour de soi’는 사회와 무관하게 혹은 사회에 선행하는 자기애로 나와 타인을 비교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으며, 항상 자신을 절대적이고도 소중한 존재로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이 사상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사랑을 동등하게 보는 것이며 공정하기에 당당한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자기애의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이승면 강사는 맹자의 4단인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을 갖춰야 인의예지의 착한 본성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또 자기애의 충분조건으로는 탐욕ㆍ집착ㆍ욕심 등 탐심(貪心), 혐오ㆍ질투 등 진심(瞋心), 산만함ㆍ어리석음ㆍ들뜸 등 치심(癡心)으로 구성되는 삼독심의 소멸을 꼽았다.

 ◇올바른 자기애로 자야 성취 이뤄야

 이승면 강사는 빈센트 반 고흐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인 ‘LOVING VINCENT’를 소개하며 자기애가 예술적 창의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풀어내기도 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고흐의 화풍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자기애가 강했던 반고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이 아니었다는 전제로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그의 죽음에는 작품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가 있었다는 스토리입니다. 고흐는 자신의 800여 개 작품 중에 딱 하나만 끼니를 잇기 위해 판매할 정도로 자신을 사랑했습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즉 예술적 영감의 기반이 바로 자기애였다는 게 이승면 강사의 설명이다.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며 자아를 실현할 때 자기애가 바탕이 된다.

 이 강사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다독, 다작, 명상, 베풂 등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이어갔다. 그는 특히 “나눔과 베풂은 곧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현대 물리학의 우주관처럼 종교와 철학도 어떤 면에서는 현대 과학의 결과를 이야기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화두를 던졌다.

 그러면서 “내로남불은 곧 부끄러운 생각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이제는 자기애의 확산을 통한 ‘공동체 부활’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제4차 강연은 오는 29일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이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기업가의 미래준비’를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제1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 참여를 원할 경우 경남매일 사업국(055-323-1000)으로 문의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