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1위 국가란 오명 벗으려면
자살률 1위 국가란 오명 벗으려면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9.10.15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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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부국장 이 대 근
지방자치부 부국장 이 대 근

 15일 경남 거제시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거제시 상동 한 원룸에서 A 씨(39)와 6.8세 아들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A 씨의 아내 B 씨(39)는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친척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고,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다르지만 잊을 만 하면 전해지는 비보가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다. 지난 14일에는 연예계에 또 하나의 별이 졌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가수 겸 배우 설리(25)가 세상을 등졌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그동안 악성 댓글과 루머 등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매서운 칼날인 악플은 아직도 여전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비보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익명성에 숨어 공격을 일삼고 있다. 이러한 악플에 동료 연예인들은 물론 대중까지도 강하게 비난을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악성 댓글` 금지법을 만들자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언론 또한 문제라는 지적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단독` 경쟁을 통해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체 심의와 가이드라인 등 보다 강력한 제도적 기준과 언론사 스스로의 자정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서는 해결책은 없고, 법적 제도적인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 언론사 협회나 단체 등에서 규정을 만들고 지키지 않았을 때 불이익을 주는 장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인터넷 실명제도 해법이 될 수도 있지만, `악플`이 아닌 `선플` 운동과 캠페인 등을 통한 계도와 함께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 노력 또한 필요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만 3천600여 명이다. 한 해 전인 2017년보다 9.7 퍼센트나 늘었다. 이는 우리 국민 중에 매일 37.5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지난해 결과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의 자살률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자살이 10대에서 30대 인구의 사망원인 가운데 1위이고, 40~50대에서는 2위이다. 젊은 사람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이 질병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건 충격적이다. 자살은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데, 젊은 세대가 그만큼 희망을 많이 잃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자살실태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문제, 가정문제, 성적과 진로 문제, 업무 문제 등 자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론 지나친 물질주의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풍조, 과도한 경쟁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우리 시대에, 우리가 만든 문제들이다. 자살(自殺)은 스스로 죽인다는 뜻이 부정적인 의미라고 생각해 자사(自死)라고도 한다. 그러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어쩌면 자살 가해자는 이를 막지 못한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 어둠이 깊을 때는 작은 빛도 큰 도움이 된다. 주변에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이 있다면손을 내밀어주고 잘 들어줘야 한다. 조기에 정신 건강전문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 생명의 귀중함을 깊게 새기도록 해야 한다. 자살률 1위 국가란 오명을 그래야 벗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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