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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입시관리 이중적 잣대 `불공정`
교육부의 입시관리 이중적 잣대 `불공정`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10.14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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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국장 김 명 일
편집부국장 김 명 일

 교육부가 입시 부정에 대한 이중적 잣대로 `엿 먹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과거에도 입시관리 부실로 `엿 먹어라`는 말이 크게 유행된 적이 있다. 1964년 12월 7일 치러진 1965학년도 전기 중학 입학시험 출제관리 잘못으로 성난 학부모가 당시 문교부를 향해 `엿 먹어라`며 비난했다. 문제는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4지 선다형 문제에서 보기로 1. 디아스타제 2. 꿀 3. 녹말 4. 무즙 이 제시됐다. 정답은 디아스타제였다. 그런데 무즙도 답이 된다는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화가 난 학부모들은 무를 고아 만든 엿을 만들어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엿 먹어라!"라며 비난했다. 결국, 교육부는 4번 무즙도 정답으로 인정하고, 입시관리 책임을 물어 서울시 교육감과 교육부 차관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최근 교육부의 입시관리에 대한 이중적 잣대가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부정 의혹을 두고 관련 대학을 감사하지 않는다며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입시 부정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질타했다. 정유라 씨 입시 부정 당시 교육부는 2016년 10월 이화여대를 특정 감사하고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 대해 입학 취소 요구를 했다. 당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16년 11월 18일 이화여대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에서 남궁곤 입학처장이 직접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정 씨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 씨의 입학 취소를 이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또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건강과학대학장 등 이대 관계자 18명을 업무방해죄로 고발 또는 수사하거나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서는 무대응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학재(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교육위 현안 보고에서 조 장관 딸과 관련된 국민 의혹에 대해 논문 비리ㆍ입시비리가 있는지 파악하고 문제가 있으면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며 "그리고 한 달 보름이 지났는데 교육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6년 당시 교육부는 11월 17일 특검과 국정조사 의결에 훨씬 앞서서 2016년 10월 30일 정 씨의 입시 부정과 관련해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며 "감사 실시 25일 만에 이화여대에 정 씨에 대한 입학 취소와 학점 취소를 요구했고 관련자를 고발ㆍ징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한 달 반이 지나도록 특별감사 실시는커녕 입시 부정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며 "이렇게 교육부 장관의 직무를 태만히 하고 국민의 뜻을 저버린 장관은 장관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도 "의혹에 분노하던 국회의원 유은혜는 어디 가고 조국 감싸기에 급급한 교육부 장관 유은혜만 이 자리에 있다"며 "똑같이 부정 입학을 하고 각종 특혜를 누렸는데 누구는 유죄고, 누구는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기다려야 하냐"며 질타했다. 유은혜 부총리는"대학 입시 자료는 4년만 보존되기에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입시자료를 확보할 수가 없었다"며 "이미 관련 수사가 검찰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감사보다 강력하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학 입시 관리는 무엇보다 공정해야 한다. 독재정권 아래서도 엿 먹으란 욕 한마디에 교육부가 행정착오를 책임지는 국가 교육기관의 참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창출한 문재인 정부에서 입시 부정으로 국론이 반쪽이 났는데도 교육부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부정 감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불공정하다. 공정한 국가가 되려면 가장 먼저 대학 입시 관리가 공정해야 한다. 대학 입시는 초중고등학교 12년, 초중등교육과정을 총결산하고 국가기관과 사회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가 최고 교육기관인 대학 입시관리가 허술하고 부정을 알고도 방치한다면 장차 국가의 밝은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교육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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