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42 (금)
[인터뷰]인제대학교 전민현 총장
[인터뷰]인제대학교 전민현 총장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10.13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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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통해 새로운 대학 도약의 원년 만들겠다"
지난 10일 인제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을 설명하고 있는 전민현 인제대 총장.
지난 10일 인제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을 설명하고 있는 전민현 인제대 총장.

대학 위기 극복 기여하고자 출마 인재양성ㆍ산학협력 선도 대학 목표

행정ㆍ재정적 지원 통해 교수법 개발 3주기 기본역량평가 대비 TF팀 구성

`인제 행복위원회` 통해 소통 강화 의료분야 지역 상생… 강소특구 지정

김해시와 신동력 사업 발굴 협력

 총장 공백은 부득이하게 길어졌다. 지난해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는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 악재가 겹친 인제대학교의 구성원들은 신임 총장 선출에 집중했고 선거 과정을 거쳐 전민현 총장(61)이 4년간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10일 만난 전 총장은 적극적으로 대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총장 취임 후 첫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하고 24일 취임식을 한 후 내부조직을 정비하고 지난 1년 4개월간의 총장 공백으로 결정하지 못한 사안을 분석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잠깐의 시간에도 교육 혁신을 위한 부분 중 놓치는 것은 없는지 되살펴 보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총장으로서 소임을 맡게 돼 마음의 부담은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제대 총장에 도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처음부터 총장에 출마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 총장의 지위나 명예에 대한 욕심은 지금도 없다. 은퇴 후 향후 30년을 가족과 어떻게 지낼지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많은 원로 교수님과 젊은 교수들의 권유에도 계속해서 고사해왔다. 그러다 지난 4월 28일 우리 대학이 대학혁신지원사업에 탈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 위기 극복에 기여하자`란 생각으로 총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4년 임기 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학을 이끌 것인지?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전 분야에 걸쳐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저 자신은 구성원과 소통하고 함께 동행하는 `섬기는 리더십을 가진 총장`, 위기에서 새로운 발전 기반을 만드는 `추진력 있는 총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통찰력 있는 총장`, 산ㆍ학ㆍ연의 경험과 대내외 주요 직책 수행 경험에서 얻어진 `조직 경영 능력을 가진 총장`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학을 힘차게 이끌 것이다.

 이를 통해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과 지역사회수요 맞춤형 산학협력 추진을 이끄는 글로컬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행정ㆍ재정 시스템을 형성하면서 구성원 모두가 서로 소통하고 동행하는 문화를 창출해 나가겠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제시한 비전은?

 "현시대의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고 성공시키는 장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인성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창의, 융복합, 소통, 협력, 도전을 핵심역량으로 미래 사회를 주도하는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장에 출마하면서 제시한 `지역 속으로! 세계 속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의 명문 사학`이라는 비전에 맞춰 새로운 도약의 원년을 열겠다."

 △산적한 대학 현안 중 최우선 과제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기 때문이 아니라 시대 자체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요하는 시기에 놓여 있다. 근본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대학이 혁신해야 하며, 그중 교육 혁신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한 단계 뛰어넘는 교육 혁신을 위해 행정ㆍ재정적 지원과 함께 교무처와 학부교육혁신원의 기능을 강화해 교육과정개편과 다양한 교수법 개발을 이끌겠다. 교육 패러다임도 미래 교육의 혁신이 인제대로부터 나온다는 각오로 바꿔가며, 앞으로의 교육 수요를 반영해 인성과 소통, 융합 중심의 교양 교육을 i-LAC 대학 중심으로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

 올해 경영학부와 국제경상학부가 통합해 4차 산업 시대에 대비한 트랙을 만들고 있다. 이같이 학생들이 하나의 전공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마음껏 배우고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행정ㆍ재정 시스템 개선 방안은?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무 관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겠다. 행정조직은 팀 중심으로 재편해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 책임 행정을 구현하겠다.

 입학생 감축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60억 원 이상의 재정 적자가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대외ㆍ산학부총장 직제를 신설해 산학협력과 연구, 진로 및 취업, 수익사업 및 기금 확충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며 인제 동문 및 기업과 협력을 통해 학교 발전 기금을 확대하겠다. 이외에도 기술 지주회사 활성화, 외국인 학생 유치, 기업형 평생교육원, 대형 국책 R&D 사업 유치 등 수입원을 다원화해 재정 위기를 극복하겠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에 대한 대응은?

 "오는 2021년 진행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기본역량진단 TF팀을 구성하고 데이터 기반의 교육 질 관리, 학사 관리, 재정 관리뿐만 아니라 효율적 대학 경영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대학기관연구센터(IRC)를 신설할 계획이다."

 △대학 구성원 간 소통 강조한 특별한 이유는?

 "총장 후보 시절 많은 구성원을 만났고 공통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 구성원 간의 소통과 동행이 없다면 대학의 비전을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은 학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시하고 숨기기 바빴다. 이제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언을 받으며 적극적으로 구성원과 소통하겠다.

 이와 함께 `인제 행복위원회`를 상설 운영해 체계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또, 학교법인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학생, 직원, 평교수와의 적극적인 만남과 의견 성취를 통해 서로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을 위한 청사진은?

 "복합문화ㆍ체육 공간 건립과 지식창조광장, 만남의 광장 등을 조성해 면학과 휴식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만들어 학생들이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학생회 운영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동아리 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대학 복지는 지역 사립대학과 동등 수준으로 개선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확립과 직무 역량 강화 및 자기 개발을 위한 지원으로 활력이 넘치는 직원과 함께 하는 대학을 만들겠다. 평교수를 위해서는 정년 준비제도, 우수 교원 정년연장 프로그램, 교육 혁신 주도 융합 전공 교육 채용 확대를 통해 교수가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 지역대학으로 지역사회와 상생 방안은?

 "최근 김해시가 의생명ㆍ의료기기산업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선정됐다. 이는 인제대(백병원)와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인제대는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지역의 여러 기관들에 대해 대학이 보유한 인적ㆍ물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인제대는 지역 상생을 선도하기 위해 지역사회연계강화센터를 설치해 지역주민, 다문화 가정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총장 직속 발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기관장들과 관계를 강화, 긴밀한 산ㆍ학ㆍ연ㆍ관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 이를 통해 대학은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지자체는 좋은 기업들을 유치ㆍ발전시키는 임무를 맡으며 서로 상생하는 구조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

 △지역과 연계한 의료분야 교육ㆍ연구 방향은?

 "인제대는 김해 의생명ㆍ의료기기 분야 강소연구개발특구 `기술핵심기관`이다. 앞으로 김해시와 5년간 정부지원금 360억 원을 투입해 대학의 세계적인 의생명 혁신기술을 산업화하고 바이오헬스산업을 특화해 차별화된 첨단 의료특구를 육성하겠다. 이와 함께 `본교-의대-병원 협력 Open Platform 사업 연계 산학협력 학위 과정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ㆍ헬스케어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 추진을 위해 10개 내외의 우수연구집단을 육성해 글로벌 연구소로 성장하는 발판을 만들겠다. 이와 함께 의생명산업, 첨단 소재ㆍ부품, 스마트 시티, 가야문화 콘텐츠 분야 등 지역 신성장 동력사업과 연계한 중대형 국책 사업을 김해시와 공동 발굴ㆍ기획하고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

 △백병원과 어떤 협력 통해 서로 발전해 왔나?

 "우리 대학은 선각자 백인제 박사님께서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공익법인인 `백병원`을 모태로 1979년 인제의과대학으로 출발해 올해로 개교 40주년ㆍ백병원 개원 87주년을 맞이했다. 인제대는 인술제세(仁術濟世)ㆍ인덕제세(仁德濟世)의 창립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발전해왔다.

 전국 5개 부속 백병원을 운영하며 인제대는 의과대학, 약학대학, 보건의료융합대학을 비롯한 우수한 의생명 관련 학과들을 통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의생명학문 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생명ㆍ의료기기 분야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을 공급하고, 기업과의 공동 R&D를 통한 기술사업화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로 인제대 교수직을 맡은 지 만 20년이 됐다. 그동안 대학은 어떻게 변했는지?

 "김해시는 그동안 도내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대학도 몸집을 불리며 발전해 왔다. 현시점에서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과거 대학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대학이 그 변화를 이끌어 가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느낀다. 앞으로의 20년은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시키는데 확실한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민현 총장은 1957년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한양대 금속공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 대학교 재료공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총장은 1982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과 1996년 삼성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을 거쳐 지난 1999년 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를 시작으로 2004년 인제대학교 연구혁신처장, 산학협력단장, 나노기술기반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 나노융합부품소재사업단장, BNIT융합대학 초대학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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