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는 안 된다", … 경남도민이 보고 싶은 정치는
"이래서는 안 된다", … 경남도민이 보고 싶은 정치는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0.13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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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니스트 박 재 근
대기자 칼럼니스트 박 재 근

 너무 어수선하다. 최근 조국 장관 임용 문제로 촉발된 혼란은 나라를 점점 뒤숭숭하게 몰아가고 있다. 진영 논리로만 판단하고 대처하다 보니 해방 직후, 좌ㆍ우익 대립 못지않은 혼란의 연속에다 반칙과 불공정에 대한 잣대 논란까지 종잡을 수가 없다.

 스펙 쌓기인 대학사회 `미성년자 공저자 등재` 만연은 금수저 대물림이라며 청년들을 분노케 했다. 국감에서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끼워 넣어 `스펙 쌓기`에 활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0여 년 동안 총 50개 대학, 87명의 교수가 139건의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렸다. A 지방대 교수는 2015년 이후, 자신의 수업을 들은 딸ㆍ아들, 조카에게 `A+` 학점을 몰아줬다. 지성의 마지막 보루인 교수사회 연구 부정은 대학의 신뢰는 물론이고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윤리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건을 두고 법조계에서 `확률 제로`로 통하는 일이 조 장관 동생에게 적용된 셈이 됐다고 한다. 피의자가 최후 항변을 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할 경우, 영장 발부 확률이 100%였다. 우리 형사ㆍ사법 제도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며 법원도 구속영장 발부에 더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번 법원의 결정은 극히 이례적이란 평이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 발부 기준을 명확하게 다듬어 법관이 자의적으로 영장 발부 결과를 좌지우지 못 하도록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부문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을 밀어붙이는 정책추진이 논란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지속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은 고문으로 바뀌었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해외투자 급증세와는 반대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첨단 기술을 가진 외국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거나, 글로벌 분업 체계 활용 차원에서 공장,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라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확충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업 해외투자가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급증세가 기업 운영 환경 등을 고려한다 해도 탈(脫)한국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또 국내 설비투자는 2017년 증가율 16%에 달했지만 올 1분기 17.4%, 2분기 7.8%로 10년 만에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도는 어떤가. 조선 경기가 회복세라지만, 경남의 주력인 제조업, 기계 산업은 아직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요 산업 붕괴와 대규모 주택 공급이 집값을 떨어뜨렸다. 올 상반기 도내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3만 4천464건으로, 2017년 동기(4만 7천543건) 대비 72.49% 수준에 그쳤다. 정부 관심이 온통 서울 집값에 쏠려 있는 가운데 폭락을 거듭, 심각성을 알리는 경종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공급과잉 여파는 미분양 증가→집값 하락→거래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때문인지 경남은 최근 발표된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가운데 직무수행 지지도 14위, 도민 생활 만족도 16위에 그쳤다. 경제와 민생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이겠다고 했지만, 도민들은 행동과의 괴리가 나은 결과가 아닌지를 묻는다. 따라서 폭락한 집값 대책, 사각지대 해소 등보다 꼼꼼한 도정 운영의 기대와는 달리, 김경수 도지사는 부ㆍ울ㆍ경을 넘어 영남권의 공동체를 논한다. 전 도지사들이 대권을 향해 부ㆍ울ㆍ경 공동체 플랜을 내세운 것보다 한 박자 더 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댓글 조작 족쇄가 풀릴 경우,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대권행보가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취지와는 달리, 대권을 겨냥한 김혁규ㆍ김태호ㆍ김두관ㆍ홍준표 등 전 경남도지사들의 도정 운영 발자취에서 읽을 수 있는 지난 도정의 데자뷔(Deja vu)를 우려한다. 지난 도정이 반면교사인 것은 대통령 DNA를 좇아 동남권공동체는 물론, 행정구역 통폐합까지 주장하는 등 경남발전의 디딤돌이 될 대학발전에 힘을 쏟기보다는 정치적 부침에 치우쳤다는 점이다. 그 결과, 경남은 의대 한 곳뿐, 창원대학과 경남대학의 유치운동에도 정치권은 강 건너 불구경에 그쳤다. 한의대도 없다. 치대도 없다. 로스쿨도 없다. 특히, 로스쿨은 광역단체 대학마다 소재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남에만 없다. 인구 180만 명인 전북은 의대 3곳, 로스쿨 2곳에 한의대 등이 소재, 이런 점에서 경남 정치의 실종 현장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전 경남지사들의 동남권공동체 주장이 되레 경남 몫이 부산에 편중된 결과란 목소리는 새겨들어야 한다. 결과론이지만 이제 국책사업 등 현안에서 경남이 패싱 당하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경남도민은 없다. 옳은 건 옳고, 그른 건 그른 민(民)을 위한 정치, 그게 정치 불신도 해소하는 길이다. 도민들은 그런 정치를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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