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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하는 BIFF… 한국영화 메카로 부활
재도약하는 BIFF… 한국영화 메카로 부활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9.10.0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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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 중 걸
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 중 걸

 태풍 `미탁`으로 사상유래 없이 개막식 취소가 우려됐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일 화려하게 개막됐다. 12일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영화 마니아들을 `영화의 바다`로 인도할 올해 BIFF는 `재도약`이라는 엄청난 무게를 안고 닻을 올렸다.

 1996년 허허벌판과 같았던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스크린을 내걸고 시작된 BIFF는 올해 24회를 맞았다. 청년기에 들어선 BIFF는 한국 대표 영화축제로 자리 잡았으나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사태로 어려움을 겪으며 영화제 존립마저 불안 불안하게 했다. 지난해가 BIFF `정상화의 해` 였다면 올해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다시 BIFF를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재도약의 해`이다. 여기에다 올해 영화제는 반드시 성공을 시켜 미래를 위한 기틀을 다져야 하는 목표가 있다. 내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새롭게 완성해야 하는 중차대한 미션을 안고 있던 셈이다.

 부산은 영화ㆍ영상축제만 있는 도시라는 지적이 있다. 영화 찍기 좋은 도시에서 영화 만들기 좋은 도시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부산은 5월 부산콘텐츠마켓(BCM), 8월 부산국제광고제(AD STARS), 10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며 1년 365일 내내 영화 영상축제가 열리는 도시이다. 그럼에도 영화제 도시에서 영화ㆍ영상산업 도시로의 변화와 성장은 더딘 편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부산영상위원회 부산 영화촬영소, 부산 영화촬영소(건립 예정) 등 일부 영화 관련 기반시설이 있기는 하나 영화ㆍ영상산업 구축에는 역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부산은 BIFF 영향으로 영화 <부산행>(2016), <블랙팬서>(미국 2018), <러브 이즈 블라인드>(인도네시아ㆍ2019 개봉 예정)등의 영화가 촬영되면서 영화 로케이션 촬영지로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BIFF가 24년간 이룬 결과물로는 어쩜 초라한지 모른다. 부산시는 BIFF 출범과 함께 `영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슬로건 대로라면 영화제에 이어 영화ㆍ영상산업 도시로 변모해야 함이 마땅하다.

 영화 <부산행> 제작 이후 좀비와 결투하는 장면을 촬영한 기차 영화 세트를 관광하겠다는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고작 존치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폐기해 영화ㆍ영상산업에 대한 부산의 생각과 의지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부산도 해운대 등 산과 바다, 원도심 산복도로, 광안대교와 센텀시티의 마천루를 벗어나 창원, 김해, 양산 등 인접 도시와 협력해 영화 로케이션 장소를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해 다양한 영상을 담을 수 있다. 물론 영상에 담긴 배경을 영화를 통해 관광 자원화 함은 지자체의 몫이다.

 올해는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해이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부산의 의미는 남다르다. 부산은 한국 최초 영화 상영지이자 영화 제작지로 한국 영화의 산실과 같은 곳이다. 이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가 탄생한 의미도 담겨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1년째 영화제 예산이 동결돼 있어 급변하는 세계영화시장과 영화제에 대응하는데 부족함이 많다. 정부나 부산시는 영화제 예산을 현실화해 영화제를 정상화하고 영화ㆍ영상산업으로 나아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부산은 한국 영화의 태동지로 옛 명성 부활이 요구되고 있다. 아픔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의 얘기처럼 "올해 강도 높은 조직개편 단행을 통해 반드시 재도약하고 미래를 위해 기틀을 다지겠다"는 소망에 정부와 부산시, 영화계, 시민이 힘을 모야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미래 영화ㆍ영상산업을 견인하고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하차도 건설, 지역 은행권의 영화제작 펀드 등 제작생태계 조성과 영화의전당과의 통합도 시대의 과제이다. BIFF와 영화의전당 통합은 이달 말쯤 용역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지만 부산 영화의 모태가 된 BIFF가 위축되거나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는 남은 영화제 기간 동안 9명의 프로그래머들이 엄선한 주옥같은 영화와 커뮤니티 비프를 즐기는 것이 영화제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의리이자 의무, 책무, 공감 능력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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