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ㆍ흙수저 구분` 학종, 공정성 담보가 우선
`금수저ㆍ흙수저 구분` 학종, 공정성 담보가 우선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9.2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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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니스트 박 재 근
대기자 칼럼니스트 박 재 근

현 입시제도 교육 불평등 심화
정보ㆍ돈 있어야 스펙 쌓기 가능
정부 비교과영역 폐지 검토 환영

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 절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의 유명한 대사다. 신판 음서제가 만연한 세태를 꼬집은 대목이다. 이런 면에서 입시제도 전반에 걸친 실태 조사가 관심을 끈다. 여야 국회의원 자녀들의 전수조사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부의 조사 목적이 입시의 불공정을 바로잡겠다는 뜻이겠지만 자기소개서와 수상 실적, 자율동아리, 봉사 등 학생부 비교과영역 폐지 검토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교육 당국이 개선책을 내놨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탓이다.

 이 같은 제도에 대해 "지방 등 시골 학생이 스펙 쌓을 기회 없어, 교육 불평등 심화, 신분 세습, 개천에서 용 안 나"란 팩트로 신동아 10월호에 게재된 윤덕홍 노무현 정부 때 교육부총리의 인터뷰는 새겨들어야 한다. 그는 한마디로 "있는 집 자녀만 학생부가 화려하고, 조선 시대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조국 딸 입시 부정 의혹으로 교육 문제에 세간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일부 `강남`, `외고` 학생들은, 수능시험 없이도, 부모의 재력ㆍ인맥으로, 화려한 스펙을 쌓아, 명문대와 의학전문대학원에 간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고 했다.

 일반 국민들은 이런 게 가능한 세상이라니, 생각도 못 해봤다는 반응이다. 교육 문제에 관한 한 절대적인 국민감정상 이번 사태로 불신을 낳게 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대입제도의 틀은 바꿔야 한다. 그는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시험 한 번에 인생을 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죠. 필기시험을 전혀 안 볼 순 없으니 수능시험을 치되 학생생활기록부로도 신입생을 선발하게 했어요. 원칙은 옳다고 봐요. 시험 한 번에 결정하는 건 가혹한 측면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요. 자기소개서 써주는 학원도 생기고, 학생부에 넣을 좋은 스펙 만들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나고요." 현재 논란인 스펙 쌓기를 말한다.

 이어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이 더 불평등해지고 새로운 귀족이 나오고 계층이 더 공고화되고 있어요. 이런 입시로 가면 조선 시대와 다를 게 뭐가 있어요. 부모 신분이 자식으로 세습되는데요. 개천에서 용이 안 나오는데요. 스펙 쌓기라는 건 잘못하면 가진 집 아이들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학생생활기록부의 경우, 대체로 서울 강남 등지의 가진 집안 자녀만 학생부가 화려해요. 서울에서도 강남은 정보가 있고 돈이 있어요. 시골 아이들은 스펙을 쌓으려고 해도 쌓을 수가 없어요. 기회도 없고 정보도 없어요. 학생부의 불평등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제가 학생부도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하자고 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시골의 과수원집 아이도 동네 과수원을 견학하다가 사과를 달게 만들 방법을 연구해 블록체인에 올리고요. 이러면 지방 학생들이 나름대로 활동하는 것도 광범위하게 기록할 수 있으니까요. 학교 간의 벽을 허물고 전국 모든 학교가 하나로 들어오는 게 나이스(NEISㆍ교육행정 정보시스템) 아닙니까. 제가 그것 때문에 전국 교직원노조와 대립하다 쫓겨났지만.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면 학생들이 학교와 지역 모든 곳에서 돈을 안 들이고도 학생부 스펙을 쌓을 수 있어요. 이런 변화가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교육정책에는 힘의 논리가 배제되고 교육을 위해서라도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종이 금수저 전횡이란 비판에도 `인 서울` 주요 대학이 선호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대학학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권의 주요 15개 대학의 내년도 입시전형 비율은 학종 47%, 수능 24%, 논술 13%, 학생부 교과 6% 등으로 학종이 월등히 높다. 특목고와 자사고에 유리한 학종과 수능이 높은 반면, 일반고와 지역 출신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학생부 교과 비율은 낮다.

 따라서 정부의 비교과영역 폐지 검토는 부모의 힘이 입시에 작용하지 않도록 하려는 교육정책의 측면이 크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났듯 부모의 능력과 인맥으로 자녀 스펙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불신은 크다. 도입 취지와는 달리, 금수저와 흙수저로 구분되는 학종, 이번만큼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제대로 담보된 정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경남도 등 지방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를 적극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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