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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개발공사 금품요구 논란 갑질 근절 계기로
경남개발공사 금품요구 논란 갑질 근절 계기로
  • 경남매일
  • 승인 2019.09.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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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개발공사 여자 핸드볼팀의 코치가 선수에게 35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선수 A 씨가 해당 내용을 폭로하는 자필 경위서를 공사 측에 제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경위서에서 코치 B 씨는 너 혼자 잘해서 입단한 것이 아니라며 입단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명품 가방을 요구했다고 쓰여 있다. 처음에는 이를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였는데 지속해서 명품 가방 얘기를 꺼내며 압박을 줬다는 것. 이후 A 씨가 가방 가격이 비싸다고 하자 B 씨는 1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요구했으며, A 씨는 상품권을 건넸다고 한다. 면담 과정에서 A 씨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해 들은 해당 핸드볼팀 감독은 경남개발공사 측 핸드볼팀 담당자 C 씨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C 씨는 일주일 뒤 갑자기 서울로 발령이 났다. 이후 C 씨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차원의 불합리한 인사 조치라며 경남개발공사에 사표를 냈다. 경남개발공사 측은 정상적인 인사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자 경남개발공사의 자체 조사와 함께 도 감사관실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내용에 대해 보고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신속ㆍ엄정한 조사 돌입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체육계의 각종 비리ㆍ갑질은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떠 오른다. 매번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가 높지만 근절은 요원해 보인다. 이유는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정신적 가치 위에 물질적 가치를 두고 있어서 갑질을 해도 양심적 가책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갑질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범죄`이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핵심 가치로 여기지만 갑질은 이를 가볍게 무시한다. 갑질을 없애려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상명하복 군대식 조직문화 제거가 선행돼야 한다. 경남도 감사관실은 이번 사건 조사에 철저히 나서 관련자가 합당한 처벌 받도록 하고 갑질 근절을 위한 분위기 형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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