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당신의 반려견, 작은 철창에 갇혀 ‘만남’을 기다려요
[기획/특집]당신의 반려견, 작은 철창에 갇혀 ‘만남’을 기다려요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9.23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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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유기동물보호소 화ㆍ금 무료 입양의 날
창원수의사회는 지난 9년간 유기견 봉사자 모임인 길천사 회원들과 함께 유기견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창원수의사회는 지난 9년간 유기견 봉사자 모임인 길천사 회원들과 함께 유기견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반려동물 1천만명 세대 그림자 유기동물 수 지난해 약 12만 마리
정부, 반려동물 자치 단체 등록 필수 동물등록 마이크로칩과 외장형목걸이
목걸이 분실돼 예방 전혀 도움 안 돼 부작용 없는 마이크로칩 이식 권장

9년간 매주 금요일 유기견 봉사의 날 보호소 적정 수용력 200두의 현재 2배
입양한 강아지는 병원비 50% 혜택받아 보호소 유기 유실 강아지 보호 7일 공고
유실된 소중한 반려견 꼭 찾을 수 있도록 강아지 입양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하는 일
책임감과 끈기 요구되는 중대한 결정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는 매주 화, 금요일을 유기견 무료 입양의 날로 지정해 반려 강아지에 대한 무료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경남매일 기자는 지난달 30일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를 방문해 창원 소재의 용 동물원 원장이자 창원수의사회 회장인 최용수 씨와 마주했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도착하자마자 작은 철장 속 빼곡하게 모여 있는 강아지들의 엄청난 환영인사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어떤 행사인가요?

 “창원수의사회가 유기동물 개체 수를 파악하는 날이자 피부병 치료 주사를 하는 날입니다. 창원수의사회는 지난 9년간 매주 금요일, 유기견 봉사자 모임인 길천사 회원들과 함께 유기견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매주 질병에 걸린 유기견들에게 치료 주사와 예방접종을 하고 있지만 정확한 개체 수 확인을 위해 일 년에 한번 전체 개체 수를 파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늘 창원수의사회에서는 350만 원 상당의 심장사상충예방약을 유기견보호소에 기증했습니다.”

창원수의사회 수의사들과 봉사자들이 피부병 치료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창원수의사회 수의사들과 봉사자들이 피부병 치료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보호소 시설에 비해 유기견이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요?

 창원시 유기견 보호소의 적정 수용여력은 200두입니다만, 오늘 현재(8월 30일) 410두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이 예쁜 강아지를 펫숍에서 입양하는 것도 좋지만 불쌍한 유기견들에게 새 삶을 찾아주시는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원수의사회는 유기견보호소에서 분양받은 강아지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병원비의 50%를 부담해드리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진료비를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유기견보호소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니 강아지 분양을 고려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원 봉사자 외에도 일반시민들이 줄을 서 있는데 이 줄은 어떤 줄인가요?

 “8월 31일까지 동물등록을 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오신 민원인들입니다. 동물보호법은 유기동물을 방지하기 위해 키우는 강아지를 시군구청에 등록해야 한다는 법입니다. 동물등록은 마이크로칩을 몸에 이식하는 방법과 외장형 목걸이를 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뉩니다. 실제 현장에서 외장형 목걸이는 대부분 분실 돼 유기견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칩이 몸에 해롭다고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천마리의 개들에게 마이크로칩을 이식해왔지만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창원수의사회는 마이크로칩 이식을 권장하며 외장형 목걸이를 해도 된다는 동물보호법의 조항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수의사회 수의사들과 봉사자들이 심장사상충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창원수의사회 수의사들과 봉사자들이 심장사상충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다섯 가구 가운데 한 가구가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을 정도로 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반려 동물의 수가 늘어갈수록 유기 동물 문제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5년 전부터 반려 동물을 자치 단체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동물의 유기도 막고 사람처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9월부터는 강력하게 반려동물 미등록 단속을 할 계획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에 발 맞춰 반려 동물과 관련한 제도와 조례를 마련하고 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에는 유기 유실된 강아지들이 작은 철창 속에서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17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7조에 따라 유기 유실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경우에는 소유자 등이 보호조치 사실을 알 수 있도록 7일 동안 공고해야 한다. 공고 중인 동물 소유자는 해당 시군구 및 동물보호센터에 문의해 동물을 찾아가면 된다. 자신의 소중한 반려견을 유실했다면 가까운 동물보호센터에 문의해 찾을 수 있도록 하자.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은 새로운 구성원을 나의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과 같다. 이렇게 중대한 결정을 하기 전에 충분히 고려해 봐야할 것들이 있다. 가족 구성원들의 동의는 물론 성견이 된 후에도 항상 사랑해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말을 잘 듣지 않고 말썽을 피우더라도 항상 좋은 방향으로 훈련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끈기와 나이가 들고 잔병치레가 많아지더라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이 요구된다. 키우던 반려견이 아파서 거액의 수술비가 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달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는 한 남성이 반려견을 두고 약혼녀와 다퉜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의 유기견 적정 수용여력은 200두이지만 지난달 30일 기준 410두로 적정 수용 수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의 유기견 적정 수용여력은 200두이지만 지난달 30일 기준 410두로 적정 수용 수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10년째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 남성은 자신의 약혼녀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반려견과 장난을 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그는 반려견의 털 밑에서 묵직한 무언가가 잡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남성은 바로 동물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반려견은 악성종양으로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수의사는 종양 제거 수술비로 5천달러(한화 약 604만 원)를 요구했고 남성의 반려견이 노령견이라 생존유무 또한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남성은 많은 고민 끝에 반려견에게 수술을 시키기로 했다. 문제는 이후 약혼녀가 이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약혼녀는 자신과 상의도 없이 고액의 수술비를 사용했다는데 있어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예비신랑은 수술비는 자신의 돈으로 쓴 것이고 가족과도 같은 자신의 반려견을 대우하는 약혼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수술비를 쓴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의견과 수술비를 쓰기 전에 약혼녀와 상의를 해야 했다는 두 가지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또 다른 사례다.

 며칠 전 한 이웃의 강아지가 복숭아씨를 잘못 삼켜 복부를 절제해야 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김모 씨는 300만 원에 가까운 수술비 때문에 안락사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슬픔에 잠긴 가족들을 위해 수술을 하기로 했다.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사례를 통해 반려견을 키우는 것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아지가 병에 걸려서, 불의의 사고로 수술비가 필요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유기되는 반려동물의 숫자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유기된 동물의 수가 12만 1천여 마리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는 당신, 반려동물을 입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생명을 평생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다. 반려동물을 양육한다는 의미는 20년 정도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아기’와 함께 평생 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너무 귀여워서’, ‘퇴근 후 나를 반겨줄 반려견이 필요해서’라는 일시적인 감정으로 한번 키워보겠다는 태도는 매우 곤란하다. 그런 자세가 아니라면 해마다 주인을 잃고 버려지는 유기견 입양을 통해 반려동물 사랑을 실천해볼 수 있다. 수많은 강아지들이 안락사와 같은 죽음의 문턱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는 반려인의 책임감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한 번 또는 그 이상 파양된 동물들은 다시 버림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주인의 따뜻한 관심과 변치 않는 사랑이다. 반려견을 입양하기에 앞서 필요한 준비물은 결국 책임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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