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10 (토)
김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인제대
김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인제대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9.19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국장 류 한 열
편집국장 류 한 열

인제대는 김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타이틀을 찾을 때다.

새 총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교수와 학생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인제대가

김해시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제대 안에서 아름다운

하모니가 흘러나와야 한다.

 세상에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아름다운 장소가 많다. 사람은 심신이 지치면 특별한 장소를 찾아 힐링을 하고 새 힘을 얻는다. 사람은 마음에 특별하고 아름다운 장소인 `고향`을 향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연어가 알에서 깨어 드넓은 바다로 나갔다 모천을 찾는 본능에는 수천 킬로미터를 걸쳐 지느러미의 반짝이는 날갯짓이 숨어있다. 인간의 고향 회귀 본능도 특별하다. 추석 연휴에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고향이든 해외 여행지든 특정 장소를 찾는 이유를 본능에서 찾으면 별 문제가 없다. 사람들이 고향 대신 해외 여행지를 찾아 황홀한 시간을 보내도 마음 깊은 곳에서의 울림은 진짜 고향만큼 느끼지 못한다. 고향에 이끌리는 본능은 말 그대로 사람마다의 뼈에 새겨져 있다. 웬만큼 힘을 줘 깎아내도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고향처럼 본능이 작동하는 장소가 학교다. 추억이 곳곳에 묻어있는 초등학교를 거닐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힐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백발을 날리며 찾아간 옛 초등학교에서 눈물을 흘리는 한 어르신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에 새겨진 학교를 향한 강렬한 힘을 알 수 있다. 먼 이국에서 고향을 찾아와 어린 시절 꿈을 키웠던 교정을 찾는 일은 특별한 이벤트가 된다. 꿈을 그리면서 친구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던 학교는 인간의 본능을 잉태시킨 아름다운 장소다. 인간의 본능과 학교의 연결이 자연스러운 것은 배움의 공간이 사람을 지배하는 영역이 크기 때문이다.

 앤 카메론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여기`를 읽어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내가 떳떳할 수 있는 곳이면서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대학이다`고 영국 계관시인 존 메이스필도가 읊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 위기를 맞아 흔들린다. 변화의 시대에 대학도 혁신의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지만 대학에서 진리를 탐구하면서 가장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곳이다. `대학의 위기`라든가 `대학의 몰락`이라는 말이 쉽게 나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빛을 잃어 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 도시에서 대학 존재의 상징성은 크다. 이름난 도시에는 반드시 명문 대학이 있다. 김해에도 여러 대학이 있지만, 그중에서 인제대학교는 가야 왕도 김해를 빛내는 한 축이다. 55만 김해시민이 가야역사를 자랑하면서 과거의 찬란한 이야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를 보려면 인제대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젊은이의 얼굴을 보면 된다. 그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미래가 바로 김해시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김해를 아름답게 하는 인제대가 얼마 전까지 크게 흔들렸다. 선장이 없는 배가 파도에 휩쓸리듯이 오랫동안 대학 총장이 없어 제대로 앞으로 항해하지 못했다. 교육 혁신과 지역 수요 맞춤형 산학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할 인제대가 리더십이 없어 되레 뒷걸음질을 쳤다. 인제대는 지난 4일 전민현 총장을 선출하고 오는 24일 총장 취임식을 연다.

 전민현 총장이 인제대를 맡은 후 총학생회가 이례적으로 대자보를 써 붙이고 축하 화환을 보내 화합의 메시지를 울렸다. 대학의 위기에 하나가 되자는 울림은 당연하지만 그 속에는 지금까지 구성원 간에 불협화음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제대는 3주기 대학평가 준비 등 많은 문제를 안팎에 두고 있다. 대학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대학이 흉물스러운 장소가 될 지도 모른다. 대학 내에는 아직 잡음이 남아있다. 이런 잡음은 대학의 미래를 그려가는데 명분 없는 싸움으로 비쳐진다. 대학은 대학 자체로서도 존재하지만 한 도시를 대표하는 지성의 장소이다. 55만 김해시의 대표 교육기관이 흔들린다는 것은 김해시민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이제 인제대는 김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타이틀을 찾을 때다. 새 총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교수와 학생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인제대가 김해시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인제대 안에서 아름다운 하모니가 흘러나와야 한다. 인제대는 김해시민의 자산이다. 인제대는 더 이상 시민의 가슴에 불협화음을 심지 말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드는 아름다운 장소가 돼야 하는 이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