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낡은 유모차가
서로 의지하며 길을 나섰다
할머니 무릎 뼈는 뚝뚝
유모차 바퀴는 삐거덕 삐거덕
골목에 폐지 한 장 아무 말 없이
낡은 유모차 위에 앉는다
쓸모없어 버러진 것들
구멍 숭숭 뚫린
벌레 먹은 나뭇잎처럼
시간은 술술 빠져나가고
할미꽃 같이 꼬부라진 허리
한번 펴지도 못하고
이 골목 저 골목 누비며 살아간다
까르르 까르르 아기의 웃음소리
아기를 보고 웃는 이 빠진 입
낡은 삶의 넝쿨에 걸려
부지깽이 같이 딱딱한 손마디
유모차를 몰고 간다
<시인약력>
- 경남 산청 출생
- 월간 문학세계등단(2013)
- 문학세계문인회, 김해문인협회 회원
- 가야여성문학회 회원
- 김해 文詩 회원, 벨라회 회원
- 공저 `하늘빛 산방`, `명작가선`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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