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침입한 강도 황당 "훔칠 게 없다"
은행에 침입한 강도 황당 "훔칠 게 없다"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9.09.04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신용카드 보편화로 현금 사용 줄어
소매치기ㆍ위조지폐 범죄 덩달아 감소
금융거래 해킹ㆍ개인정보 유출 위험 커

디지털 통화 대체 사회 대비책 필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이미 은행들은 동전 없는 사회의 결제방식으로 충전식 선불카드 등을 활용하는 등 동전 없는 사회는 현금 없는 사회로 확대되고 있다. 또 신용카드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결제 수단이었던 현금이 점차 우리 사회에서 조금씩 모습을 감추는 모양새다. 신용카드 이용금액 및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발급 장수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카드 결제를 넘어 핀테크 기술로 집약된 IT기업의 지급결제서비스도 확산돼 이미 젊은 층은 삼성페이를 비롯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 등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등을 자유롭게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과 편의성이 높아 인기가 높다.

 이미 유럽에서는 현금 없이 사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어 지난 1661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폐를 사용한 스웨덴은 유럽국가 중에서도 현금거래 비중이 낮은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현금사용이 점차 줄면서 스웨덴에는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은행도 늘고 있어 은행에 강도가 침입했다가 아무것도 훔치지 못한 채 잡힌 황당한 사건도 벌어지기도 했다.

 현금 없는 사회가 의미하는 바는 무궁무진하다.돈과 관련된 국가세금 지출, 부적절한 범죄와 거래가 사라지게 되며, 동전을 만드는데 들었던 세금이 최대 2배 이상 줄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2016년 동전 제조에 투입된 비용은 540억 원으로 구리와 아연으로 이뤄진 10원짜리 하나를 만드는데 20원을 투입하고 있으니 2배 이상의 동전과 지폐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현금으로 유발되는 소매치기, 강도사기가 줄어들고 탈세는 물론 현금을 위조할 필요가 없어져 위조지폐의 위험도 사라진다. 반면 현금 없는 사회는 해킹이 일어날 위험성을 키울 우려가 있다. 현금 대신 금융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체인증기술 등은 지문이나 홍채가 유출될 경우 개인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불법 거래의 위험에 노출된다. 과거에는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 또는 현금 결제 유도를 통한 세금 미신고 등을 노리며 카드 결제를 거부하던 매장들도 이제는 오히려 `현금 없는 매장`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이용의 증가에 따라 현금의 사용은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10년간 상태별 은행권 발행(제조ㆍ사용) 현황`을 보면 특수성을 띄는 5만원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폐의 발행은 줄어들고 있다. 2009년 23조 4천억 원이 발행됐던 만 원권은 지난해 9조 7천억 원에 그쳤다. 5만원권을 제외하고는 시중에 풀리는 지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해킹, 도난 등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또는 손실 등으로 금융정보 보호 및 소비자 보호 관련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신규 IT기술이 단기간에 금융서비스와 접목하면서 금융거래의 신뢰성과 보안성에 대한 검증 기간이 충분치 않아 전자금융사고가 빈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갑에 들고 다니는 현금은 점차 줄어들고 신용카드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바라볼 때 동전 없는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금 자체가 디지털 통화로 대체되는 사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