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아보려고
날아든 날이 어느새 아홉 해
공기 좋아 기관지병도 완치된다는
만장대 성조암 아랫골
한 시절 산 아래에 초가집 짓고
밭농사 지어 오순도순 살았다는데
세월 흘러 26층 한덕타워
즐비 즐비 롯데케슬
앙 가슴이 답답하구나
길 건너 고가 지붕 청매실이 사라지고
편백 가구 사장님 색소폰 소리만
수많은 차바퀴에 튕겨 나가네
여기는 가야로 515번 길
이삿짐 싸고 떠나던 날
10년도 못 살고 가는 설움에
눈물 찔끔 나더라
다시 못 올 것 같은 예감은,
아침이면 산새 소리 합창에 귀를 열었지
수없이 들리는 비행기 소리 체면 하고
오르막 길 따라 9년을 올랐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비를 오게 하는 왕국의 슬픔인 거야
*송재학 시‘비밀’에서
<시인약력>
- 2011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신인상
- 김해문인협회 편집장
-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회원
- 시집 [무심코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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