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8:08 (화)
가야로 515번 길
가야로 515번 길
  • 이 윤
  • 승인 2019.09.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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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윤
이 윤

여기 살아보려고

날아든 날이 어느새 아홉 해

공기 좋아 기관지병도 완치된다는

만장대 성조암 아랫골

한 시절 산 아래에 초가집 짓고

밭농사 지어 오순도순 살았다는데

세월 흘러 26층 한덕타워

즐비 즐비 롯데케슬

앙 가슴이 답답하구나

길 건너 고가 지붕 청매실이 사라지고

편백 가구 사장님 색소폰 소리만

수많은 차바퀴에 튕겨 나가네

여기는 가야로 515번 길

이삿짐 싸고 떠나던 날

10년도 못 살고 가는 설움에

눈물 찔끔 나더라

다시 못 올 것 같은 예감은,

아침이면 산새 소리 합창에 귀를 열었지

수없이 들리는 비행기 소리 체면 하고

오르막 길 따라 9년을 올랐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비를 오게 하는 왕국의 슬픔인 거야

*송재학 시‘비밀’에서

<시인약력>

- 2011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신인상

- 김해문인협회 편집장

-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회원

- 시집 [무심코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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