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57 (수)
[기획/특집]축구 인생 뒤로하고 캠핑장 운영… "축구연수원 열어야죠"
[기획/특집]축구 인생 뒤로하고 캠핑장 운영… "축구연수원 열어야죠"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9.09.0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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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 이 현 우 대표 (남해 명도그 오토캠핑장)

귀촌 30년 차… 진목에 캠핑장 오픈 데크 사이트 3ㆍ4만원 가성비 `최고`
인근 갯벌ㆍ동물체험장 있어 `눈길` 다수 캠퍼 방문 지역경제 기여 기대
누구나 쉬고 가는 곳 이용료 저렴

 지난 7월 설천면 진목리에 문을 연 `명도그 오토캠핑장`. 도로명 주소 남해군 설천면 설천로 176-187. 지번으로는 설천면 진목리 1184-7번지다. 해안도로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 캠핑장에 도착하면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데크 사이트들이 2층으로 늘어서있다. 얼핏 봐도 그 개수가 10여 개는 돼 보인다. 고개를 돌리면 와우!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넘어 강진만 바다가 화려하게 펼쳐진 것이 그야말로 `명당(明堂)`이다.

통영 출신 이현우 씨는 30년차 귀촌인으로 최근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에 `명도그 오토캠핑장`을 열었다.
통영 출신 이현우 씨는 30년차 귀촌인으로 최근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에 `명도그 오토캠핑장`을 열었다.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나와 있었던 이현우 대표를 만났다.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야외 테이블에 마주앉아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대화를 나눴는데… 그의 이력이 특이하다. 축구 선수를 거쳐 축구지도자를 지나 캠핑장 사장으로 변신한 것.

 축구 선수였다가 캠핑장 대표가 되고 이제 또 다른 포부를 펼치려는 열혈 중년. 무뚝뚝한 것 같으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 경험이 적지 않은 것 같고 겉모습과 달리 속정도 있는 사람이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남자. 기자가 만난 `명도그 오토캠핑장` 이현우 대표는 그런 느낌이었다.

축구지도자로 활동 중인 이현우 대표가 경기 전 선수들과 작전을 나누고 있다.
축구지도자로 활동 중인 이현우 대표가 경기 전 선수들과 작전을 나누고 있다.

 △축구인 이현우, `어쩔 수 없는 운명`

 이현우 대표는 1962년 통영시에서 태어났고 축구에 소질이 있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안정적으로 편안하게 꽃길만 걷는 축구선수가 몇이나 있을까. 그의 축구인생도 순탄치는 않았다. 무릎 부상으로 수술만 세 번을 받은 끝에 축구화를 벗어야 했다. 지난 1989년 10월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이현우 선수는 20년간 그라운드를 누비다 정든 축구장을 떠났다.

 그는 선수생활 마감과 함께 축구계를 떠나고자 했다. 그러나 축구선수 이현우는 끝까지 축구인으로 살아갈 운명이었는지 결국 축구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축구화를 벗고 나서 축구지도자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축구선수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남해에 누님이 살고 계셨는데 같이 스포츠 의류 대리점을 해보자고 권유하셔서 남해로 들어왔어요. 그렇게 대리점을 운영하며 살다가 몇 해 못가 그 일이 있었던 겁니다."

 이현우 씨는 지난 1991년 해양초등학교 축구팀 지도자를 맡게 됐다. 선수 은퇴와 함께 축구계를 영영 떠나려 했던 그였으나 "축구팀이 있고 시합에 나가야 하는데 지도자가 없다. 딱 두 달만 지도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끝내 뿌리칠 수 없었다.

 이현우 감독이 이끄는 해양초 축구팀은 경남도 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무려 18년 9개월간 해양초 축구부 감독을 맡았다. 이후 그는 거제와 고성(경남)에서 중ㆍ고등학교 축구부를 맡았고 현재 경북도 모 대학 축구팀 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아 참… 그는 남해에서 장가도 들었다. 현재 남해군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설천면 출신 정청아 씨가 그의 아내다. 두 사람은 지난 1995년 결혼해 아들, 딸 낳고 24년째 잘 살고 있다.

원활한 버스 진ㆍ출입을 위해 명도그 오토캠핑장은 넓은 진입도로를 갖췄다.
원활한 버스 진ㆍ출입을 위해 명도그 오토캠핑장은 넓은 진입도로를 갖췄다.

 △설천 진목에 `명도그 오토캠핑장` 개장

 이현우 대표는 지난 7월 12일 남해군 설천면 진목리에 `명도그 오토캠핑장`을 열었다.

 `명도그`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그는 "제가 초등학교 선수일 때 이름이 명덕이(후일 그는 이현우로 정식 개명했다)였어요. 작지만 스피드가 좋아 감독님이 저를 `달리는 개`에 비유해 `명도그(명+Dog)`라고 불렀죠. 살살 뛴다 싶으면 가차 없이 `명도그 안 뛰어~~!`라고 불호령이 떨어졌었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가 캠핑장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현우 대표 본인이 워낙 캠핑을 좋아하고 캠핑을 통해 남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명도그 오토캠핑장에는 19개의 데크 사이트가 있다. 5m×6m 규모의 중형이 13개, 7m×8m 대형 사이트가 6개다. 사이트마다 전기시설이 돼 있고 수도시설도 갖춰져 있다. 편의시설로는 남ㆍ녀 탈의실과 화장실, 온수샤워장이 마련됐다.

 명도그캠핑장의 매력은 저렴한 이용 가격과 코앞에 펼쳐진 바다를 이용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저희 캠핑장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성비죠. 큼직한 데크 사이트에 개별 전기설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중형 사이트 3만 원, 대형 사이트 4만 원 정도니까요. 캠핑장은 가격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인근에 바다를 이용한 갯벌체험장과 동물체험장이 있다는 점도 저희 캠핑장의 매력이죠. 마을 앞바다에서 신나게 갯벌체험과 낚시를 즐기고 근처 양 목장에서 양들과 뛰어놀 수 있어요. 내년 봄부터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문화예술이 있는 격조 높은 캠핑장으로 차별화 할 겁니다."

 이현우 대표는 캠핑장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한편, 자신이 캠핑장을 운영하는 목적은 이윤 추구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가볍게 와서 쉬어 가시라는 의미로 이용료를 낮게 책정했어요. 이용객들이 많이 오시면 남해 경제에 더 도움이 되잖아요. 그분들이 남해전통시장에서 장을 많이 보실 거고, 술을 한잔 했는데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지역 택시를 이용할 것이고, 또 체험마을과 양 목장에서 소비를 하시겠지요. 이런 것들이 모여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현우 대표는 현재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캠핑장은 그의 궁극적 목표를 위한 과도기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 축구연수원을 세우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해안도로와 강진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명도그 오토캠핑장 입지 조건과 데크 사이트 모습.
해안도로와 강진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명도그 오토캠핑장 입지 조건과 데크 사이트 모습.

 △그의 궁극적 목표는 `축구연수원`

 "축구연수원을 세우려고 2천㎡(600평) 부지를 마련해 뒀어요. 연수원은 4층 건물 두 동으로 지어질 예정이고 80개의 객실, 체력단련실, 식당, 연회실 등을 갖출 겁니다. 경기나 훈련을 진행하려면 축구장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버스 진ㆍ출입이 용이하도록 진입로도 널찍하게 만들었어요. 이 축구연수원이 군내 축구 인프라 확충은 물론, 남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합니다."

 지금 이현우 대표의 연수원은 행정기관과 조율단계에 있으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 되는 데로 서둘러 착공할 예정이다.

 연수원이 완공되면 전지훈련과 각종 대회가 있을 때마다 수백 명의 선수와 가족들이 남해로 유입된다. 이들은 남해에서 숙박을 하고 먹고 소비하며 남해 상권을 일으키는 동력이 될 것이고 또한 캄캄한 남해의 밤을 밝히는 횃불이 될 것이다.

 `축구와 더불어 발전하는 관광도시 남해` 이제 이것이 축구인 이현우의 골대다. 그가 그의 새로운 골대를 향해 날리는 강슛이 남해군의 득점과 승리로 이어지기를 영원한 축구인 이현우 대표는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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