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금고, 지역 버팀목 될 은행 선정해야
경남도 금고, 지역 버팀목 될 은행 선정해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9.0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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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가 차기 금고 지정을 위한 일정을 공고하면서, 내년부터 3년간 경남도의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쩐(錢)의 전쟁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도 50여 지자체가 금고를 선정할 계획이고, 올해부터는 시중은행이 지자체의 금고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남의 경우에도 기존의 경남은행과 NH농협은행간 경쟁에서 올해부터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경쟁 구도까지 더해져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할 점은 수도권에만 집중해왔던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이 최근에 지자체 금고에까지 진출하려는 것에 있다. 시중은행이 쩐(錢)의 전쟁에 나서는 이유는 지자체의 자금을 운용한다는 상징성을 내세워 지역주민을 잠재고객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점,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가진 공무원과 그 관계인들 같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다. 또 경기 악화와 부동산규제로 떨어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 지자체의 대규모 예금을 유치해 바뀐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함 등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명예`와 `실리`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어서다. 경남도 금고지기란 타이틀을 타 기관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고 산하기관의 잠재고객 확보 등 금고 외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형 시중은행들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고, 주요 무기가 협력사업비 명목의 예산지원과 금리이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 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은 협력사업비로 총 680억 원을 지출했다.

 이에 비해 부산ㆍ대구ㆍ경남ㆍ광주ㆍ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은 228억 원, NH농협은행은 533억 원을 썼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금고를 유지하고 있는 NH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은 지방은행 협력사업비의 3배 이상을 사용했고, 금고를 유지하는 지자체 수를 감안한다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시중은행이 막강한 자금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고금리를 내세운다면, 경남도를 비롯한 지자체 금고 선정에서 우위를 점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난 3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협력사업비 배점을 4점에서 2점으로 낮추고, 금리 배점을 15점에서 18점으로 높였고, 협력사업비가 순이자마진을 초과하거나 전년 대비 출연 규모가 20% 이상 증액되면 `보고`를 하도록 장치를 마련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결국엔 협력사업비 많이 내고, 이자 많이 주면 금고지정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협력사업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초기엔 부담이 되더라도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결국 승자는 시중은행이 되는 것이다.

 금고 관리 은행 선정 기준은 통상 △총자본비율 △지자체에 대한 예금ㆍ대출금리 △편의성 등 수납시스템 구축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 등. `지역사회 기여`에 속하는 출연금 항목은 배점이 100점 만점에 최대 4점에 불과했지만, 나머지 항목의 점수가 대동소이해 축소에도 출연금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또 금리가 은행 간 출혈경쟁으로 옮겨갈 수 있다. 실제 지난 금고 선정 당시 지방은행(1.00%)보다 농협은행(1.15%)이 높은 공공예금 금리를 제시한 바도 있다. 협력사업비 배점이 낮아진다고 해도 반대로 이를 통해 확보한 이점이 높은 금리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은행은 1967년 지역경제와 금융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의 1도 1은행 정책`에 따라 총 10개가 설립됐으며, IMF를 겪으면서 통ㆍ폐합이 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지역민과 함께하며 성장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상반기에 지방은행은 평균 순이익의 13%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했으며, 지역의 기업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지역 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와 직ㆍ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또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과 NH농협은행은 지역의 곳곳에 많은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어, 누구든지 쉽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과 지역민, 지역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지원 분야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 하지만 가뜩이나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정책과 경제력 집중으로 인해 지방의 허탈을 넘어 상실감이 보통 아니다.

 내년부터는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방은 초주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급`이 다른 대형 시중은행이 나서서 지자체 금고까지 차지한다면, 그나마 지역사회와 지역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키이자 연결고리인 지방금융까지 수도권에 예속돼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 전국시대 명의(名醫) 편작은 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의사가 최선이고, 병이 커지기 전에 다스리는 의사가 차선이며, 큰 병이 난 뒤에 고치는 의사는 그다음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발전까지 함께 꾀하는 지방은행으로서 역할을 기대한다. 그래야만 도민들은 쩐(錢)의 전쟁이라 해도 지방은행이 경남도 금고를 맡아주길 성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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