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숨결로 예스러운 가구에 시대 변화 담지요"
"장인의 숨결로 예스러운 가구에 시대 변화 담지요"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9.08.27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목! 이 사람

정년퇴임 회고전 여는 김동귀 경남과기대 교수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대학 내 100주년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 김동귀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대학 내 100주년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 김동귀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남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학내 100주년 기념관서 기획전


본인 소장품 100여점 선보여

`예스러움 담긴 새로운 가구 만남`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목상감)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동귀 교수(인테리어재료공학과)가 `정년퇴임 회고전`을 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대학 내 100주년 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김동귀 교수가 대학 졸업 후 40여 년간 제작한 작품 가운데, 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김동귀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가구의 장인으로, 누구보다도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제작하고 연구해온 작가이자 교수다. 그의 작품에는 전통을 지키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담은 작가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주제로 창의와 함께 근본을 지켜가고 있는 김동귀 교수를 만났다.

 △정년퇴임을 앞둔 지금의 심정은.

 1976년 교직에 몸을 담은 후 작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이후 대학 강단에서 정년을 맞기까지 작가, 교수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그동안 겪은 수많은 경험을 제자들에게 모두 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몸은 자랑스러운 우리 대학을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나 제자들을 지켜볼 것이고 응원할 것이다.

 △김동귀 교수님에게 목(木)은 무엇인지.

 목공예와 인연을 맺고 작업을 하면서 나무는 내 삶의 일부였고 전부였다. 늘 가까이 두고 그 질감과 온기를 몸소 느껴 왔다. 내가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목늬를 거친 수피 속에 감추고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과 한 여름 무더위와 겨울의 찬바람을 막아 주며 쉼터의 역할을 묵묵히 다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이 거목으로의 부피만큼이나 내게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나 자신도 마을 어귀에 서 있는 고목처럼 묵묵히 나무를 어루만지며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경남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인으로서 나무를 바라보고 지키는 남다른 애정이 있으실 것 같다. 어떻게 바라보는가.

 나무는 수백 년을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자란다. 때론 거센 강풍에 가지가 찢어지기도 하고 찌는 듯한 폭염 속에 잎새가 타들어 가면서 영글어진 게 나이테다. 그렇기에 이런 역경을 모두 담고 있는 나이테의 무늬결은 어느 보석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목수가 선택해 사용하기 전까지 거친 나무껍질 속에 드리운 속살은 드러내지 않고 기다릴 줄 안다. 수백 년의 세월 속에 영글어져 형성된 귀한 소재이기에 목수는 조심스럽게 다듬고 어루만지고 나무의 질감을 제대로 살려 명작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의 소목을 지키고 계승 발전하는 데 큰 역할들을 해왔다. 우리 고유의 소목 특징은 무엇이며, 현대와의 접목도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의 전통가구는 화려한 칠 기법으로 표면을 장식한 일본 목가구와 섬세하게 조각된 중국의 목가구와는 다르다. 우리 전통가구는 목재가 지닌 무늬결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문목을 선대칭 되게 배치하고 가식 되지 않는 순수한 목재의 질감을 자연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건기와 우기로 생기는 목재의 수축과 팽창으로 가구가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면 분할된 구조로 제작한다.

 이렇듯 우리 가구는 견고함과 심미성을 더하고 있지만 문목으로 사용되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의 노거수는 점차 고갈되고 있다. 대체 재료의 개발과 문목의 질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한 이유다.

김 교수는 `산사의 아침`을
김 교수는 `산사의 아침`을 "한옥의 구조를 단순화시켜 가구로 제작한 작업으로 건축을 전공하는 아들과 함께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통영가구 제작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호장줄을 이용한 시문 기법을 발전 시켜 색동목(염색집성목)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회화성을 강조한 가구를 제작, 전통가구의 현대화를 시도했다. 내가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교수님 작품에는 자연과 어울림, 곡선을 많이 강조한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공예의 본질은 `쓸모 있는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으로 지역 내에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좋은 공예품이란 공예가의 손으로 빚은 공예품이 가장 자연스러워질 때 편안함과 심미성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내가 생활하는 공간인 자연의 한 부분을 주제로 주변의 풍광 속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관찰하고 조형화시켜 작품을 만든다. 자연의 모습을 닮아 가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또한 가구의 형태도 회화나 조각품처럼 배치되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심미성과 조형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미술품과 같이 실내 공간 속에 놓일 수 있도록 섬유나 도자공예에서 볼 수 있는 유기적인 곡선의 흐름을 가구의 조형 속에 응용해 나타내고 있다. 가구의 경직성에 부드러움을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구가 하나의 회화처럼 보이기 위해 고민한다.

 △지난 시간 동안 여러 작품을 했는데 본인의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 교수가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글에는 김 교수의 작품 철학이 담겨 있다.
김 교수가 `예스러움이 담긴 새로운 가구의 만남`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글에는 김 교수의 작품 철학이 담겨 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40여 년간 작업하는 동안 초기에는 전통 목공예품의 제작기법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이후 민예품 제작, 전통가구 제작, 그리고 재료와 표현기법에 대해 연구를 하며 전통가구의 재현과 전통가구의 현대화 작업을 해왔다.

 내가 생각하는 목공예품은 전통에 머물지 않고 변화되는 시간 속에 동화될 수 있는 것으로 계승과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가구 제작기법을 모체로 예스러움이 담긴 가구를 현대 주거 공간에 어울리고 활용할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기쁨의 눈물을 흘린 적은 언제인가.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사용할 때 가장 행복하다. 새로운 가구를 구상하고 제작한 작품을 공모전에 출품하고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을 때다. 공방이 위치한 지리산 자락에 서식하는 곤충을 주제로 전국공예품에 출품한 `지리산의 신비`가 전국공예품경진대회에 대상을 받았다. 강 주변으로 서식하는 대나무를 이용해 낙랑고분에 나오는 채화칠 기법을 현대 공예 속에 접목해 시도한 `남태 칠 기법을 이용한 생활용품`이 통산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리고 전통한옥의 형태를 목가구의 구조와 결합 제작한 `산사의 아침`을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출품해 목ㆍ칠 부문 대상을 수상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 이것은 모두 내가 관심을 가지고 시도한 작품이 보는 이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때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는가.

 대학에 임용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와 편도에 종양이 생겨 두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더 힘든 것은 하고 싶은 작업을 못 했을 때다. 작가가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웅석공방을 만들었다.

 제자들을 위한 작업공간과 내가 기거하는 웅석공방에서의 생활은 좋은 환경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며 자연의 모습을 닮아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

색동목어릿장.
색동목어릿장.

 건축을 전공하는 아들이 입대 후 휴가를 오면서 왜 아버지가 하시는 목공예를 아들에게 전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집을 짓는 대목장은 가구를 제작할 수 있지만, 가구를 제작하는 소목장은 집을 지을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출품했던 `산사의 아침`이란 작품은 한옥의 구조를 단순화시켜 가구로 제작한 작업으로 아들이 하는 작업과 연관된 작품이다. 부자간에 서로 교감할 수 있었던 작업이라 애착이 간다.

 △40년 이상을 한길만 걸어왔다. 천직에 가까운 목공예를 하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산악회를 맡아 전국의 명산을 찾아 관광지를 다니면서 관광지에 판매되는 기념품들이 너무 조잡하고 지역적인 특성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여행의 기념비가 될 만한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목판화 전공 작업에서 목공예로 전환했다.

 유년 시절 가구업을 하시던 외가의 농방에서 나무토막을 놀이기구로 만들며 지냈던 경험이 목공예와 자연스레 친숙하게 됐고, 외당숙으로부터 제작기법에 관한 기능 전수와 자문을 받아 작업할 수 있었다.

 △인생 후반전이 시작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경남도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으로 전통가구에 대한 전승과 보전에 대한 작업을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목공예 작가로서 나만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작업을 이어 가고 싶다. 회화성이 강조된 작품과 조형성이 강조된 작품으로 가구가 그림이 되고 조각이 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그동안 연구 개발한 색동목이 산업제품 전반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자 한다.

 △서부 경남에는 소목을 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젊은 소목장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목수는 나무를 볼 줄 알고, 다룰 줄 알아야 하며, 능숙하게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나무의 거친 수피 속에 감춰진 목늬의 아름다움을 가름할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탈 많은 나무를 기물로 만들기에 적합하도록 잘 건조할 줄 알아야 한다. 원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기능을 익히는 노력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땀과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경남과기대 구성원에게 한 말씀 남긴다면.

 급변하는 시기에 대학이 자립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진주에서 태어나 퇴임까지 지역 내에 살면서 대학이 변화하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며 생활해 왔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많은 시대적 요구를 받아 왔다.

 그 속에서 변화하는 과정에 선임 교직원들이 슬기롭게 대처해 왔기에 오늘의 모습을 갖게 됐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위기 상황도 구성원의 노력으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리라 생각한다.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이 요구되기도 하고 자신의 전공 영역을 시대적 요구에 따라 확대하며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속한 직장이 평생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며 대의를 위해 슬기롭게 대처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자랑스러운 우리 대학이 지나온 100년의 역사처럼 미래 100년의 역사를 만드는 초석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김동귀 교수 주요경력

 ㆍ경남 진주 출생

 ㆍ진주교육대학교 졸업

 ㆍ동아대학교 대학원 졸업(목칠공예전공)

 ㆍ공방: 산청군 단성면 호암로 1325 웅석공방

 ※수상경력

 ㆍ전국 공예품경진대회 대상(95년)

 ㆍ전국 공예품경진대회 통산산업부장관상(97년)

 ㆍ대한민국 공예대전 연 9회 입선(90~98년)

 ㆍ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99년)

 ㆍ경남도 공예품경진대회 대상 수상(88, 95, 97년)

 ㆍ경남도 미술대전 추천작가상 수상

 ㆍ경남도 미술인상 수상


 ㆍ경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상 수상

 ㆍ한국공예가협회상 수상

 ㆍ경남도 문화상 수상

 ㆍ개인전 25회(진주, 마산, 창원, 부산, 산청, 울산, 서 울, 독일, 일본(고베, 교토, 브라질)

 ※공모전

 경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 역임

 경남도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  역임

 개천미술대상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 운영 위원장 역임

 한국 현대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역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역임

 전국 교직원 작품 교류전 심사위원 역임

 창원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경남도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심사장 역임

 경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문화상품대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초대작가 역 임

 국제다구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수공예대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옻칠공예대전 심사위원 역임

 ※현재

 ㆍ경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ㆍ경남도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ㆍ대한민국 환경미술협회 이사

 ㆍ한국미술협회 회원

 ㆍ한국조형디자인학회 회원

 ㆍ한국공예가회 회원

 ㆍ한국목재공학회 이사

 ㆍ한국가구학회 회원

 ㆍ아시아민족조형학회 부회장

 ㆍ목조형연구소 웅석공방 대표

 ㆍ지리산문화상품개발연구소 소장

 ㆍ대한명인회 목상감 명인 지정

 ㆍ문화재수리기능자(소목분야)

 ㆍ경남도 무형문화재 제 29호 소목장(목상감)

 ㆍ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인테리어재료공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