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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욱일기 잔재 완전히 뿌리 뽑아야
국내 욱일기 잔재 완전히 뿌리 뽑아야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8.2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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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기자 김용락
사회부 기자 김용락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욱일기가 곳곳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열린 아베 규탄 집회에서 욱일기는 일본 아베 정권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지난 15일 광복 74년을 맞아 `8ㆍ15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형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일제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는 아베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군기로 사용한 욱일기는 침략, 수탈의 주체인 일본제국의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빨간색 원 주위로 욱광을 그린 깃발을 지칭하며 흔히 욱일승천기라고도 불리지만 이는 잘못된 명칭이다. 욱일기는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망하면서 자취를 감췄다가 1952년 해상자위대가 창설되면서 공식기로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과거 일본제국의 군기인 16줄 욱광이 그려진 욱일기를 이용하며, 육상자위대는 변형된 8조 욱일기를 사용한다.

 34여 년간의 일제강점기 동안 침략과 수탈의 역사를 겪은 국민들은 욱일기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일본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욱일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짙게 형성됐다. 지난 2016년 광복절에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자신의 개인 SNS에 욱일기 디자인이 들어간 문구를 사용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이 사건 이후 국회에서 욱일기 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같은 국민 정서에 반응한 정부는 지난해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국내 진입을 거부하며 일본과 전면적인 갈등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0월 10일 제주기지전대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앞서 정부는 참가국에 자국 국기와 주최국 국기만 게양하라고 요청했다. 일본 측은 국내법상 욱일기를 내릴 수 없다며 항의했다. 결국 정부는 욱일기를 게양할 경우 사열 참가를 거부하겠다고 통보했고, 일본 측은 관함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2018년 10월 30일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배상 판결과 2018년 12월 20일부터 2019년 1월 23일까지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저공위협 사건 등이 일어나며 지금의 경제보복까지 이르게 됐다.

 최근 들어 국내 숨은 욱일기 문양 찾기 운동이 활발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있는 유엔 참전기념탑은 욱일기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산시가 공론화를 통해 철거를 검토하기로 했다. 창원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내 `세계적십자 나무` 그림에도 욱일기가 그려져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 등지의 초등학교 교표가 욱일기를 연상 시켜 교표 변경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알리미로 알려진 서경덕 교수는 이참에 국내에 욱일기 흔적을 없애자며 SNS를 통해 제보를 받는 중이다.

 욱일기는 독일의 철십자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과거에는 제국주의를 상징했지만, 현재에는 공식적으로 그러한 의미로 사용되지 않으며, 군대를 상징하는 모양으로만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아베 정권이 개헌을 추진하는 등 제국주의 회귀 움직임이 보이는 상황에서 자위대가 내건 욱일기의 의미가 순수해 보이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상 곳곳에 민족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일본 제국주의의 잔여물이 남겨져 있다면 제거해야 함은 분명하다. 숨은 욱일기 문양 찾기 운동에 지지하는 이유다. 다만, 단순한 욱광 디자인을 욱일기로 몰아가며 비판하고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일제 잔재 청산의 진정한 의미는 희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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