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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다움을 생각하며 민선 7기에 거는 기대
밀양다움을 생각하며 민선 7기에 거는 기대
  • 장세권 기자
  • 승인 2019.08.1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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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부국장 장세권
지방자치부 부국장 장세권

농업ㆍ나노 등 다양한 사업 속
밀양의 정신은 전통ㆍ역사에 있어
유산 보존하며 발전 이루길 바라

 민선 7기를 맞은 박일호 밀양시장이 시정 발전의 핵심가치로 꺼내든 화두는 밀양다움이다. 영남루 홀로 빛나고 있던 밀양에 성장동력을 찾아 걸음을 재촉해 달린 결과 현재 50여 개의 굵직한 대형사업들이 분야별로 추진되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붙었다. 지난 5년간의 시간은 박 시장이 민선 7기를 시작하며 내건 `밀양 르네상스`의 뼈대를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뼈대를 만들었으니, 그 안을 채울 콘텐츠와 앞으로의 활용이 고민이라며 그 핵심가치로 `밀양다움`을 이야기한다.

 밀양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업 도시지만, 최첨단 나노 산업이 한켠에서 움트고 있고, 밀양아리랑은 정든 님이 오셔도 인사를 못 하는 밀양 처녀의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흥겨운 세마치장단으로 풀어낸다. 상반되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밀양의 밀양다움은 어떻게 정의되고 있을까.

 밀양의 옛 이름은 `미리벌`이다. 여기서 `미리`는 `빛이 많은` 이라는 뜻이고, `벌`은 `큰 들판`이라는 뜻으로, 미리벌은 `빛이 많은 들판`이다. 밀양의 한자도 `빽빽할 밀`에 `볕 양`자를 써 그 의미가 서로 통한다. 햇빛이 좋은 넓은 들판에 낙동강의 본류와 지류가 흐르는 밀양은 농경에 금상첨화인 곳이라 물산이 풍부하고 사람이 모여 풍요로움을 자랑하던 동네였다.

 일찍부터 농경과 문화가 발달한 밀양은 그 풍요로움 속에서 많은 학자를 배출하고, 그들의 정신인 인문주의가 면면히 내려오는 영남의 정신을 대표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 20년간 대제학을 지낸 변계량, 성리학의 태두 점필재 김종직, 임진왜란의 승병 사명대사 유정, 조선의열단 김원봉과 윤세주, 우리 시대의 큰 인문학자 신영복 선생 등 예부터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곳이 밀양이다. 그래서인지 밀양에는 고가도 많다. 교동 손대식, 손병순, 손병준, 손정식 고가, 부북 퇴로리 이씨 고가, 청운리 안씨 고가, 단장면 허씨 고가, 산외면 다죽리 손씨 고가 등 문화자산으로써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형적으로 보면 동서북 3면은 화악산, 재약산, 가지산, 운문산 등이 둘러싼 심산 준령에 위치해 있고, 남으로는 낙동강이 흘러 심산계곡의 수려한 경관과 비옥한 토질을 자랑한다. 특히 부산과 대구의 중간에 위치해 다른 지역과 교역이 활발했고, 현재는 ktx, 중앙고속도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함양울산고속도로 등 도로 교통망의 발달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밀양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농업 도시, 관광 휴양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고, 밀양의 선비정신이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는, 유연하지 못하고 변화를 흡수하지 못한 기제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밀양에서 새롭게 부는 바람은 차라리 생존이라는 치열한 몸부림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역동적이다. 인근 도시들이 커지는 동안 밀양은 작아졌다. 작아져서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지금 하는 노력의 동력이 됐다. 이미 늦었으니 남들이 하는 대로 쫓아가서는 답이 없다. 그래서 밀양만의 특색과 강점을 찾아 발굴하고, 지금에 맞게 재구성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세마치장단의 흥겨운 밀양아리랑, 나라가 어려울 때 빛을 발한 밀양의 정신, 산자수명한 밀양의 자연, 지역 곳곳에 살아있는 문화자산과 밀양의 이야기들은 현대화를 거치면서 지역의 특색을 잃어, 찍은 듯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도시들의 모습과는 분명 다른 강점이 있다. 미래로 나아가되, 밀양만의 아름다운 색을 잃지 않는 것이 늦게 출발했지만, 다른 길로 성공할 수 있는 방책이 아닌가? 민선 7기를 막 출발한 밀양시정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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