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위한 다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위한 다짐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8.18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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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 칼럼니스트 박재근

역사적 뉘우침없이 경제전쟁 일으킨 일본

침략 과거사 실체적 진실 직시 필요해

저급한 보복에 반일감정 거세지고있는 한국

관계 개선 서두르기보다 멀찍이 기다리면서

냉철한 현실 인식ㆍ치밀한 전략수집 통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올해 74주년을 맞은 광복절은 어느 해보다 의미가 남다르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함과 동시에 1948년 8월 15일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빛(光)을 되찾은(復) 날(節)`이라는 뜻으로, 한반도가 일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국권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다. 하지만 2019년은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회복한 이래, 다시 경제침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광복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세계는 이미 무기를 통해 물리적으로 대립하는 전쟁의 시대는 지났다. 현대는 무역과 환율을 무기로 하는 경제전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G1을 두고 두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경제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것이 대표적이다.

 소위 대국이라는 나라들의 무역전쟁으로 수출을 통해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역사의 뉘우침이 없는 일본은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경제보복, 경제전쟁을 일으켰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구미 열강은 조선의 개항 이후에 전선 가설권, 철도 부설권 등의 이권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구한말에는 철도, 광산, 산림 등 중요 자원을 강탈하는데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한 나라에 경제 이권을 넘겨주면 다른 나라에도 동일한 수준의 이권을 제공하는 최혜국조항이란 명목으로 당시 최고의 성장 잠재력이었던 자연 자원과 교통, 통신 분야를 집중적으로 약탈했다. 이로 인해 수공업에 묶인 조선에는 구미 열강과 일본의 기계화된 대량생산 상품이 유입되면서 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이 가로막혔다. 결국 경제적 예속 관계가 지속되면서, 정치적 예속까지 더해져 식민지가 됐다지만 시치미를 땐 일본은 극일의 대상이다. 고려 시대 귀족들이 매에 붙인 표식인 `시치미`라는 단어나 다름없다. 사냥을 위해 매 훈련은 필수다. 하지만 훈련이 힘들었고 가격도 엄청나 종종 잘 훈련된 매를 훔쳐서 원래 주인의 시치미를 떼고 자신의 시치미를 붙였다 한다. 그 어원인 `시치미`의 뜻은 `자기가 하고도 아니 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태도`를 말하게 된 것이다. 의미를 찾지 않는 삶은 매일 똑같은 하루의 반복만 되풀이될 뿐이다. 일본은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수출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도 우리의 기술성장을 막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과거의 아픔이 있었던 우리는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대응을 할 수 있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의 아베 정부는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일본의 행동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우리나라로서는 독일처럼 세대를 이은 진정한 반성 없이 또다시 군국주의 옷을 입어야 쓰겠는가. 앞서 일본은 이웃 나라를 침략한 과거사의 실체적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지향적 한ㆍ일 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한ㆍ일 관계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심 어린 반성에 우선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경제를 볼모로 한 사실상의 침략야욕을 드러냈다. 이 같은 일본의 저급한 경제전쟁에 대해 반일감정이 극을 치닫고 있다. 따라서 감정에 우선할 일만이 아니다. 지금 일본은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과거를 되돌아볼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2019년 광복절을 보낸 시점에서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때인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위대한 것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간관계, 명예 등 무엇인가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국가 간 신뢰를 쌓는 일은 더하다. 더군다나 우리와 일본처럼 삼국시대 이래로 애증 관계로 이어져 온 나라야 오죽하겠는가. 그렇지만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서두르다가 아픔을 겪고, 또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얻기도 한다. 따라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기보다 기다리면서 우리가 잘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다가올 위대한 시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할 때이다. 그래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다짐이 다짐만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극일(克日)`,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전략 수립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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