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피해방지 현실적 대안 필요
결혼이주여성 피해방지 현실적 대안 필요
  • 임병섭
  • 승인 2019.08.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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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경찰서 경무과 피해자전담경찰관 경위 임병섭
함양경찰서 경무과 피해자전담경찰관 경위 임병섭

다문화가정 폭력 갈수록 늘어
생활수준이 낮은 국가가 대상
매매혼 `소유물` 인식 문제 커

관련 법ㆍ정책 분야에 방안 찾아야

지난달 전남 영암에 사는 35세 남성이 30세 베트남 출신 부인을 주먹과 발로 때린 것도 모자라 소주병까지 휘둘렀다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확산돼 베트남 국민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공분을 샀다. 잦은 폭행에 시달린 여성이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함으로써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영상은 한국은 물론 이주여성의 고향인 베트남까지 퍼져 공분을 일으키고 반한감정이 높게 일기도 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잘못했다고 비는 여성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폭행 장면을 두 살짜리 아이가 "엄마, 엄마"라고 울부짖는데도 폭행을 그치지 않아 보는 이들의 분노를 더욱 가중시켰다. 여성은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많은 결혼이주여성이 각종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남편 하나만 믿고 머나먼 이국땅으로 시집을 와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막상 한국의 현실은 전혀 다른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다문화가정 내 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총 427명으로, 이 가운데 159명은 기소됐고 168명은 가정 보호사건으로 송치됐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모두 523명이고, 다문화가정 내 폭력으로 검거되는 인원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06명에 그쳤던 이 수치는 2016년 1천10명, 2017년 918명, 2018년 1천340명으로 점차 늘어났다.

 특히 피해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조선족) 국적을 가진 인원이 지난해 기준 30.6%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4.1%), 중국(한족, 9.2%), 필리핀(7.0%) 등 한국보다 생활수준이 비교적 낮은 국가가 대부분이다.

 가정폭력상담소 관계자는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 일부 남성들이 매매혼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아 아내를 자신이 돈들여 구입한 소유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는 인권이라고는 없고 결정권 제한, 편중된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등 일상 속 불평등을 겪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실태 조사는 물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 여전히 불평등 속에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관련 법ㆍ정책 분야에서 다문화가족 내 성 평등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는 `공백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문화가족지원법에도 다문화가족 내 성 평등에 대한 구체적 방향성이 없어 정책이나 사업에 `성 평등`이란 말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양성평등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결혼 이주여성도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거부감이나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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