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산업 고사시킬 부산시 투자유치 재고돼야
철강 산업 고사시킬 부산시 투자유치 재고돼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8.04 2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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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이은정

경남ㆍ국내 철강산업 붕괴 우려 속
부산, 중국 철강업체와 손잡는 실정
창원상의 철회 건의문 발송했지만
7월 중 회신키로 한 답변 묵묵부답
경남도는 부산에 재고 요청은 커녕
동남권 상생만 강조하고 있을 뿐
중국 대해 부정적인 국민정서 생각해서
철강업체 투자유치 신중히 결정해야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은 좋은 이웃사촌에 대한 값어치를 일컫는 고사성어다. 좋은 이웃을 구하기 위해 천만금도 아깝지 않다는 말이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그런 관계라면 오죽하겠냐만 국책 사업이나 현안 때면 부딪치기 일쑤였다.

 경남 수역인 항만의 명칭을 둘러싼 소송전은 단적인 예다. 1963년 경남에서 분리된 부산광역시와는 이웃사촌은커녕, 경남 땅 편입에다 금융, 대학, 국책기관 유치 등의 현실을 감안할 때 경남도가 들러리 격으로 전락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이 다르다. 경남 이익에 앞서 국내 철강 산업의 붕괴가 우려되는 사안에도 부산시가 말단적인 명분으로 중국 철강업체와 국내 업체 합작으로 연 60만t 규모의 냉연 스테인리스강 공장 건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다. 부산시의 입장은 중국 업체가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스테인리스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부산시의 이런 설명에도 철강업계는 우려를 거둘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국내 업계가 수입재를 쓰는 것과 해외 경쟁업체, 특히 중국 자본이 들어와 소재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며 "이미 미국, 일본 등은 국가 전략산업으로 철강 산업을 무역 규제에 칼을 빼 들고 보호하기 시작하는데 부산시가 앞장서서 안방을 내주는 모양새"란 것이다.

 때문에 창원상공회의소는 부산시의 7월 중 회신 약속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가 국내 철강 산업을 고사시킬 우려가 있는 중국 칭산 강철의 부산 외국인투자지역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설립을 위해 제출한 투자의향서 철회를 건의에 대해 회신(답)을 주겠다는 `날`이 하루하루가 흘러가지만 묵묵부답이다.

 이 같은 실정에도 경남도가 동남권의 상생만 강조할 뿐 업계의 호소와는 달리 사실상 입을 닫고 있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제조업은 자동차, 철도 등 운송장비, 가전 소재 및 주방용품, 산업 설비, 건설 내외장재, 건축설비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우리나라 주요 산업이다. 가전, 자동차, 조선 등 스테인리스의 수요가 높은 산업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특히 스테인리스를 비롯한 철강 산업은 창원 전체 출하액의 8.9%, 부가가치의 6.7%(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이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ㆍ중 무역 분쟁을 피해 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다. 창원상의는 부산시의 결단을 촉구했다. 건의서를 통해 세계 1위의 스테인리스강 원자재 제조업체인 중국 청산강철이 부산시 미음산업단지에 입주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데 대해 스테인리스 등 철강 산업은 모든 산업 분야에 연관 효과가 큰 산업으로 개별 지자체의 외자 유치 노력보다는 국가적인 산업 보호 및 육성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를 전했다. 이어 중국 청산강철이 국내에 자리를 잡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기업 및 산업 ▲수출 ▲고용의 측면에서 지적했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ㆍ중 무역 분쟁을 피해 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냉연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둘러싼 국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중국ㆍ대만 등 일부 철강 업체들은 덤핑도 불사하며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15년 중국ㆍ대만에서 수입되는 냉연 강판에 11~25.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지난해 7월 베트남이 대만ㆍ중국ㆍ말레이시아 등 냉연 강판에 6.64~37.29%의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도 그런 결과다. 당시 중국 제품에도 17.4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 현재 수입 냉연 강판의 국내 시장 비중도 40%에 이른다. 이제 수입 차원을 넘어 중국 철강회사가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선다면 우리 철강 업계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크다.

 각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런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칫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 대규모 실직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욱이 `사드` 사태 때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이 8조 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우리 국민의 중국 이미지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또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시키는 등 엄중한 시기다 이런 때에 부산시가 투자 유치를 이유로 경솔하게 처신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외국기업 투자유치도 유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국익 우선이다. 때문에 경남도는 창원상의와 창원시에 앞서 부산시의 투자유치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어야 한다. 그렇잖다면 상급 기관으로서의 존재는 무의미하다. 상생을 강조하는 부산시도 이익에 우선할 게 아니다. 철강 업체 유치 포기는 `부산시가 믿을 수 있는 이웃`으로 인정받는 기회다. 철강이 산업의 `쌀`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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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2019-08-05 20:01:05
청산강철이 부산시의 도움으로 국내에 공장이 유치되면 국내 관련 철강산업은 고사 되어 노동자들은 더 힘든 상황으로 내 몰리 것이고 국내 산업 또한 중국 자본에 의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며 다른 산업 또한 국매로 잔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수출 통상의 문제까지 발생하여 대한민국 산업은 매우 힘들어 질 것입니다 부산시는 하루빨리 유치 철회를 선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