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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공공기관, 정규직 늘린다고 자랑
빚더미 공공기관, 정규직 늘린다고 자랑
  • 박재성
  • 승인 2019.08.0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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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폴리티쿠스랩지역협업센터 연구위원/정치학박사 박재성
동국대학교 폴리티쿠스랩지역협업센터 연구위원/정치학박사 박재성

적자ㆍ부채에도 자기 밥그릇만 챙겨
공기업 직원 연봉은 해마다 늘어
공기업 36개 중, 한전 사장 연봉 최고
공기관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메워
정부, 경영평가로 대책마련 시급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36개 공기업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기업 36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사장 연봉이 2억 5천871만 원으로 가장 많다고 한다. 한수원 사장은 2억 2천662만 원, 한국도로공사 2억 1천781만 원, 한국가스공사 2억 69만 원, 한국감정원 1억 3천568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공기업 정규직 일반 직원의 평균 급여는 전국 평균 7천848만 원이다. 한국마사회의 직원 평균 급여가 9천209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9천48만 원)와 한국전력기술(9천11만 원)도 평균 연봉 9천만 원을 넘기며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36개 공기업의 전체 직원 수는 13만 995명으로, 전년(12만 6천331명)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직원이 많은 공기업은 한국철도공사로 2만 8천387명에 달했다.

 공기업 직원들의 연봉은 매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공기업 사장 중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한전은, 2018년도 2조 2천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는 영업손실 전망치가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도 2년 새 순이익이 2조 5천억 원 넘게 줄어들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15개 공공기관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모범 사례라고 자랑을 했다. 그러나 고용부가 모범이라고 치켜세운 공공기관들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

 819명을 정규직 전환한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경영 상태는 엉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895억 원이던 당기순손실이 2018년 1천480억 원까지 늘었다. 최근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이 6천252억 원에 이른다. 이 적자는 대구시가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국제협력단, 한국농어촌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도 경영 실적이 밑바닥이지만 100여 명에서 400명이 넘는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빚더미 공공기관`에 정규직 많이 만들었다고 자랑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만성 적자 구조를 방치한 채 일자리만 양산하면 결론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의 장기인 세금 쏟아부어 일자리 만들기 목록에 나쁜 사례 하나가 더해진 꼴이다.

 공기업을 일반 사기업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공공기관도 정상적인 수익 구조를 이뤄야 한다. 경영이 부실해지면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그 부실을 국민의 부담으로 떠안아야 한다. 공공기관이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재무적으로 건전한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평균연봉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만 치중하면 경영 부실은 물론 기관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

 공기업의 영업적자가 지속된다면, 정부는 공기업 경영평가를 통해 영업이익 창출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여진다. 탈원전으로 인해 한전, 한수원 등이 적자로 전환됐지만, 정책의 올곧음을 다시 한번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올 상반기에 30~40세 취업자 수는 25만 4천 명 줄었고 청년 고용지표는 악화일로 치닫는다고 한다.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다하려고 하지 말고, 기업들이 알아서 영업이익 창출을 위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율적인 시장 논리에 맞게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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