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을 이웃으로 둔 죄
나쁜 사마리아인을 이웃으로 둔 죄
  • 편집국장 류한열
  • 승인 2019.07.25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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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인 일본이

이웃인 한국에게 경제 제재


칼을 겨누며 본때를 보이려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제

전쟁은 체급이 다른 싸움이기

때문에 한국이 더 피해를

입게 돼 있다. 원래 경기를

하면 열세인 쪽이 초반에는

호기롭게 덤벼도 시간이

지나면 제풀에 주저앉는다.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s)은 길에서 강도를 당한 사람을 보고 응급처치를 하고 근처 여관에 데려가 안전을 끝까지 살핀다. 여관 주인에게 숙박비를 건네고 볼일을 보고 돌아올 때 숙박비가 모자라면 더 내겠다고 약속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강도를 당한 사람에게 진정한 이웃이다. 실제 강도를 당한 사람이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선한 사마리아인에 앞서 사회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지나갔다. 그들 모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했다. 종교 지도자,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이웃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외면했다. 우리 사회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많아야 살만한 곳이 되는데 우리 주위에는 온통 나쁜 사마리아인이 득실거리고 있다.

 국가 간에도 나쁜 사마리아인(Bad Samaritans)이 있다. 세계 경제를 들여다보면 부자 나라는 가난한 나라를 상대로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 정책을 강요하면서 뒤에서 이익을 챙긴다. 부자 나라는 가난한 나라가 잘 살아 보겠다고 하면 싹을 잘라 아예 부자가 되는 길을 없애버린다. 부자 나라는 가난한 나라에 겉으로 생색을 내고 속으로 모든 잇속을 다 챙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려는 자들을 의도적으로 막기 위해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람이란 뜻이다. 개인에게도 국가 간에도 적용된다. 지금 일본이 우리나라에 나쁜 사마리아인이다. 일본은 우리에게 옆에 살아서 이웃이라고 하지만 이웃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우리가 잘사는 꼴을 못 보고 오르는 사다리를 걷어차기까지 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잘사는 몇 개 나라가 주무르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모잠비크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와는 공정한 경제 관계가 성립할 수가 없다. 플라이급 선수와 헤비급 선수가 UFC 8각형 링에서 싸운다면 결과는 뻔하다. 헤비급 선수의 무시무시한 주먹 한 방에 플라이급 선수는 나가떨어진다. 플라이급 선수는 제 잘났다고 까불어봐야 시간문제지 링 바닥에 피 흘리면 드러눕게 돼 있다. 세계 경제는 못사는 나라의 피땀 위에 세워진 선진국의 영광이라 해도 과한 말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불공평한 지도는 고착화 돼 앞으로 특별한 변화를 보기는 어렵다. 일본이 경제 대국이 된 대는 이웃의 도움이 컸다. 일본은 발 빠른 문호 개방과 이웃 나라의 불행을 이용해 부자가 되는 기회를 살려 경제 대국이 됐다.

 나쁜 사마리아인인 일본이 이웃인 한국에게 경제 제재 칼을 겨누며 본때를 보이려 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제 전쟁은 체급이 다른 싸움이기 때문에 한국이 더 피해를 입게 돼 있다. 원래 경기를 하면 열세인 쪽이 초반에는 호기롭게 덤벼도 시간이 지나면 제풀에 주저앉는다. 세계 경제는 수출과 수입을 통해 서로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는 자유무역주의를 기본으로 삼는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된 대는 일본의 반도체 장비가 받쳐 줬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도체를 생산하고 반도체 장비까지 생산했다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산업 구도는 자연스럽게 양국의 이익을 위해 형성됐다. 이런 반도체 구도를 정치적인 이유 등을 내세워 깨려는 나쁜 사마리아인은 강도보다 못하다. 하지만 나쁜 사마리아인을 보고 대책 없이 적개심만 품다가는 낭패를 당한다. 나쁜 사마리아인은 경제 전쟁터에서 이웃이 피 흘리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치는 걸 상식으로 삼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직 일본과 경제 싸움을 벌이기에는 체급이 크게 떨어진다. 링 밖에서야 상대 선수에게 온갖 야유를 보내고 자기 선수를 응원해도 링 안에서는 냉정한 실력만으로 살아남는 게 철칙이다. 싸움이 안 되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우리 상대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아니면 나쁜 사마리아인을 구슬러야 한다. 자존심은 실력을 키운 후에 내세워야 한다. 우리는 스포츠 경기에서 한일전에서 승리해 대리만족을 느낄 때가 많았다. 일본과 축구경기에서 이기면 많은 한국 사람들은 환호했다. 경제 싸움은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기분이 상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 반대 여파는 더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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