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만연구절(萬緣俱絶) - ①
眼若不睡諸夢自除, 心若不異萬法一如
(안약불수제몽자제 심약불이만법일여)
※안약불수제몽자제(眼若不睡諸夢自除) : 자신의 안목(眼目)이 올바르면 환상이나 꿈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안목(眼目)에 중생심의 탐진치(貪瞋癡)가 있으면 차별 분별하는 것이 있게 되지만 탐진치(貪瞋癡)를 내려놓으면 자연히 해탈(解脫)하여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육근(六根, 안이비설신의)이 청정하면 육진(六塵)이 청정하게 되는 것은 육진(六塵)경계가 변해 청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육근(六根)이 청정하기 때문에 대상경계를 돈오(頓悟)한 육식(六識)이 청정해 자신의 환상(幻想)이 사라진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착각해 불법(佛法)을 잘못 알고, 선(禪)수행은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아니라고 알고 자비와 보살도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육근(六根)도 청정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육근이 청정해 안목(眼目)이 밝으면 어디에서나 직심(直心)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항상 꿈에서 깨어나 보살도를 실천하게 되어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한도인(閑道人)이 된다.
※심약불이만법일여(心若不異萬法一如) : 탐진치를 내려놓고 자신의 중생심을 불심(佛心)으로 전환하면 만법일여(萬法一如)의 경지가 된다고 하는 것이다. 자신의 만법(萬法)과 대상경계의 만법(萬法)이 모두 청정하게 되면 성자나 범부가 동일한 한도인(閑道人)이다.
육근(六根)의 안목(眼目)이 청정하면 진여의 지혜로 육진(六塵)을 청정하게 볼 수 있는 안목(眼目)이 구족돼 육식(六識)이 청정하게 되는 것이다. 즉 육진(六塵)경계를 보는 자신의 안목(眼目)이 청정해 공(空)이라는 사실을 자각해 육근(六根)과 육진(六塵)의 본성(本性)이 공(空)이라고 아는 것을 만법일여(萬法一如)라고 하며 경계지성(境界之性)이라고 한다. 마음에 차별 분별하는 것만 없으면 된다고 하고 번뇌 망념만 없으면 어느 누구나 부처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 역주 양지(良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