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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ㆍ알고리즘 활용해야 글로벌 기업 도약한다
데이터ㆍ알고리즘 활용해야 글로벌 기업 도약한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07.21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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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지역 중소기업 대표 100여 명이 ‘제150회 김해경제포럼’에 참가해 김경준 강사로부터 디지털 시대에 영어와 코딩의 중요성에 대해 듣고 있다.

 

제150회 김해경제포럼

강사 김경준(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주제 ‘디지털 시대의 올바른 리더십’

토지ㆍ노동ㆍ자본은 옛말

인간ㆍ인공지능 협력 필수

센서 활용해 데이터 확보

정보 수집으로 우위 선점

영어와 코딩은 필수요건

“시대 흐름 읽어 적응해야”

 

전문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의 강연하는 모습.

 

흔히 경영학에서 기업을 ‘유기체’에 비유한다. 사계절을 따라 나무는 열매를 맺고 인간은 생로병사를 거쳐 사멸하듯, 기업도 성장과 정체, 소멸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생물로 정의한다.

 이런 차원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특히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위시한 4차 산업혁명으로 그야말로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변화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시대 흐름을 읽고 진화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쉬운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경영자가 어떤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을 해야 될까? 다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파악하고 경영자가 길러야 하는 덕목을 배울 수 있는 강좌가 김해서 열렸다.

 지난 19일 주촌면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에서 김해지역 CEO 및 관계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시대의 올바른 리더십’을 주제로 ‘제150회 김해경제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이 강사로 초청됐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김경준 강사는 쌍용투자증권 기업금융부, 쌍용경제연구원 전력연구부 등을 거친 그야말로 전문 경영 컨설턴트이다.

 ◇기업 핵심자원의 변화= 김경준 강사는 우선 토지, 노동, 자본으로 대표되던 기업의 핵심자원이 특허, 기술, 브랜드를 거쳐 현재에는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대체됐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 가진 경쟁력의 핵심이 바로 알고리즘이라는 것. 김 강사는 5년 전 미국에서 화제가 됐던 일화를 소개하며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년 전 미국의 한 가정에 아마존에서 보낸 상품 홍보 전단지가 도착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딸에게 온 것인데 출산 용품 특별세일에 관한 것이었다.

 이를 보고 분개한 아버지는 아마존을 대상으로 수십억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 전단지를 본 것이 수치스럽고 딸 정신 상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아마존에 유리한 증거가 다수 확보된 것이다.

 딸이 쓰는 컴퓨터의 아이피를 분석한 결과 몇 달 전에 임신진단 키트와 입덧을 완화하는 약 등을 구매한 흔적이 발견됐다. 아버지보다 알고리즘이 딸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셈이다. 이것이 바로 알고리즘의 힘이다.

김경준 강사는 기업핵심 자원이 토지, 노동, 자본에서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조화= 김 강사는 이어 IA(Intelligence Augmented, 지능확장)의 개념을 설명하기도 했다.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말 그대로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적인 지능을 지칭한다면 IA는 인간의 한계를 기계가 도와주는 개념을 말한다.

 좁은 범위에서는 청소ㆍ의료간호로봇 등 생활을 보조하는 스마트 기기를 들 수 있다. 큰 범위에서는 단순한 알고리즘의 반복을 기계가 담당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은 인간이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 1997년 카스파로프라는 체스 고수가 AI에게 패배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는 18살에 세계챔피언에 오른 뒤 21년 동안 단 한 번도 뺏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오죽하면 신이 체스를 위해 디자인한 인간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체스에 관한 관심이 멀어졌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드라마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잃게 됐다. 이 때문에 스폰서가 안 붙고 공중파가 중계가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자 체스계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사람과 기계, 사람과 사람, 기계와 기계 등 어떠한 조합의 팀이든 참가 가능한 프리스타일 대회를 연 것이다. 놀랍게도 우승팀은 3개의 병렬 컴퓨터를 가지고 참가한 미국 아마추어팀이었다.

 그 이유를 연구했더니 이 팀은 인간과 기계의 협력 방식이 큰 차이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술적인 움직임은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 활용해 기계에게 맡기고 큰 틀에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인간이 개입하는 방식이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이다.

 ◇영역별 기술 발전의 상호관계= 지난 1969년 7월 21일 미국 나사의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했다. 당시 교신 등을 위해 가장 빠르고 고성능 컴퓨터가 사용됐다. 이때 쓰인 컴퓨팅 파워를 1이라고 했을 때 현재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연산능력은 얼마나 될까? 무려 11만 3천700배에 달한다.

 50년 동안 놀라운 기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이런 기술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각종 센서에 사용되는 반도체 영역에서 큰 기회를 잡았다.

 새롭게 출시된 소나타는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는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이 센서의 가격이 3만 원 정도이다. 그러나 30년 전에는 100억 원가량이었다. 이처럼 센서가 발전하면 디바이스 구조를 바꾼다. 특히 이런 센서와 인공지능이 합쳐진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센서와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수집을 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정보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바로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옷을 골라는 주는 쇼핑몰의 성장= 이런 알고리즘으로 성공한 신생 회사가 있다. 바로 미국의 스티치 픽스라는 여성 의류 쇼핑몰이다. 이 회사는 회원가입을 할 때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는 것은 물론 심리테스트를 한 시간가량 진행한다. 고객의 패션 취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끝낸 고객이 취업 면접을 앞두고 스티치 픽스에 옷을 골라 달라고 요청하면 고객에 걸맞은 의류를 5개가량 택배로 보내준다. 요청할 때는 20달러가량의 요금이 산정된다.

 고객은 이 회사가 보내준 의류 중 맘에 드는 것들을 고른 뒤 그에 상응하는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쇼핑을 한다. 다만 5개가 전부 맘에 들지 않으면 택배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소 생소한 방식이지만 이 회사는 서비스 요금 이외에 의류로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는 경영철학과 좋은 의류의 질로 날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 7억 3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8년 12억 3천만 달러로 뛰어올랐다.

 이런 영업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알고리즘에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옷을 골라주는 것으로 부족하다. 핵심은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다. 인공지능이 10~20개의 옷을 선택한 뒤 인간이 최종 5개를 고르는 방식을 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에는 옷을 골라주는 직원이 무려 3천 명이 있다.

 이런 알고리즘을 가지게 되면 의류를 생산하는 어떤 기업이라도 하청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보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센서와 데이터를 이용한 실내 자전거 회사= 팰로톤이라는 기업은 이런 데이터 활용에 그치지 않고 센서까지 이용하는 업체이다. 헬스클럽에서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구가 바로 사이클이랑 러닝머신이다.

 이들 기기는 공통적으로 지겹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요즘 트레이너가 함께하는 클래스가 인기이다. 맨하탄의 한 헬스클럽의 경우 한 시간에 12만 원을 받는 운동교실인데도 인기가 많아 1년씩 기다리기도 한다.

 반스앤노블 부사장이었던 존 폴리는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을 갖춘 홈사이클을 판매했다. 아울러 12명 트레이너를 섭외해 매일 1시간씩 총 12시간 동안 트레이닐 방송을 미국전역에 사이클 화면으로 송출했다.

 동시에 1천여 명이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사이클은 무려 30만 대가 판매됐다. 매출은 7억 달러에 이른다.

 어떻게 이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답은 바로 센서와 데이터였다. 이 회사는 화면을 일방적으로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이용해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예컨대 이용자들을 경쟁시켜 1등을 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수업에 재미를 더했다. 센서를 달아 심장 박동, 습도 등 데이터를 수집했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아울러 이렇게 얻은 건강 정보를 마케팅이 필요한 회사에 팔아서 수익을 냈다. 센서와 데이터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여기서 얻은 인포메이션을 판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지난 19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에서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이 ‘디지털 시대의 올바른 리더십’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능력 배양= 마지막으로 김 강사는 이런 시류에 맞춰 꼭 갖춰야 할 능력을 소개했다. 글로벌, 디지털로 대변되는 메가 트렌드에 맞춰 영어와 코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미래세대의 기초체력인 영어가 안되면 심각하다. 디지털에서 코딩을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기본이다. 최고의 수준이 아니어도 된다. 소프트뱅크 손정희 회장은 3천개 가량의 언어로 자유롭게 소통이 가능하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기본 컴퓨터 언어면 충분하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는 미래세대들이 좋아하는 것에 교육을 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영문 버전으로, 영화를 좋아한다면 자막 없이 보여주면 된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영어가 가장 가치고 높고 그 다음이 코딩이다. 마지막으로 요구되는 것이 전문성이다. 전문성만 갖추고 영어와 코딩을 멀리한다면 성공하기가 힘들다.

 이처럼 김 강사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적응한 기업을 예를 들며 경영인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과 리더십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김 강사는 이외에도 디지털 시대에 재편되는 4가지 사업모델, 구글 어시스턴트의 진화, 후추 생산회사에서 레시피 솔루션 업체로 거듭난 맥코믹 등을 설명하며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김경중 강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데이터, 센서, 알고리즘, 정보의 선순환을 이해하고 기업 환경에 접근해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며 “이번 강의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올바른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 20일 개최되는 ‘제151차 경제포럼’에는 가재산 피플스그룸 대표가 ‘혁신기업의 HR관리, 일하는 방식의 혁명’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다음 달은 하계휴가 기간으로 휴강한다.

 김해경제포럼에 관심있는 기업은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통상교류팀(055-310-921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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