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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사 1년 성적표, 항산항심(恒産恒心)의 경고에 유념해야
경남도지사 1년 성적표, 항산항심(恒産恒心)의 경고에 유념해야
  • 대 칼럼니스트 박재근
  • 승인 2019.07.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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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민들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의 취임 1년 성적표(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반신반의(半信半疑)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 미터`가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직무평가 결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성적표가 바닥권인 14위에 링크된 때문이다.

 다 함께 새롭게 확 바꾸자는 민생ㆍ경제 도정을 위해 일한 1년간의 성적표를 두고 경남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장기불황인 경우의 수를 감안하더라도 기대치를 한참 벗어난 데 있다. 도정이 `희망 고문`의 연속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는 반향도 있다.

 때문인지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제와 사회, 도정의 혁신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도민들은 앞서 1년도 그랬지만,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높은 목표보다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정책을 원한다.

 경남 민생과 경제 문제를 해결해서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목표와는 달리 김 지사가 취임한 이후, 실시된 수차례의 광역 단체장 직무평가 결과 여론 조가 결과가 중ㆍ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도내 곳곳에 산재한 현장의 반응이 몹시 차가운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하기 때문에 도민들이 원하는, 피부에 와 닿는 정책 수립에 우선해야 하는데도 제안된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가위로 재단되지는 않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이런 과정의 결과물인지, 강조되고 있는 혁신도 `무엇을`, `어떻게` 라는 측면에서 애매모호함도 없지 않다. 도민참여예산제 등 실ㆍ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우를 비롯해 추진 과정도 좋은 반향의 번듯함에 비해 실제 손에 잡히는 게 별로 없다는 평이다. 뜻이 좋다 해도 깊은 논의와는 별도로 일단 하고 보자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면 그 결과가 부메랑이 돼 되레 도정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도민참여예산제 등 실제 실ㆍ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우를 비롯해 막연한 대책이나 전망이 아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미뤄볼 때 방향성이 맞다 해도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이해와 설득과정이 필수인데 지금 경남도의 정책들은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당위론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성과도 없고 체감도 못 한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정책이 일선 현장에 안착하려면 도와 도민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충분한 피드백이 있어야 하고 다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단체, 특정 세력들의 의견만 피드백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연 도민들 대다수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할 도정의 정책 실현에 지나칠 정도의 정무적인 판단이 개입돼 일을 그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발생되는 혼선과 그 피해는 결국 도민 몫이 된다. 원칙대로 정책이 추진되지 않으면 동력이 떨어지고 중ㆍ단기 정책 구분도 없이 혁신에서 제대로 된 결과 도출이란 쉽지 않고 도정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도민참여예산 제도 등 각 실ㆍ국의 일상적 행정업무를 덧칠해 혁신으로 포장하려는 것에 따른 간극은 논외로 쳐도 혁신이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신선함이 없다. 경남도는 혁신을 통해서 정책을 추진하고 도정을 이끌겠다는 방침이지만 보기에도 좋고, 말하기에도 좋고, 결과까지 좋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도청 직원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도민들도 체감하지 못하는 혁신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서는 곤란하다. 혁신은 공직사회 내부에서부터 도민사회로 확산돼야 하는데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도정ㆍ사회혁신 동시추진에 따른 혼선, 의제, 주객전도 등 무리수를 배제한 공감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혁신을 단견의 보여주기로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 된다. 냉정한 판단, 종합적인 사고로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도민 피부에 닿는 정책에 우선돼야 한다. 또 홍보의 중요성은 재론할 여지가 없지만, 어느 날, `경남도`에서 `경남도(도지사 김경수)`로 바뀐 보도 자료가 한 방편이라면 곤란하다. 도지사가 추진하고자 하는 혁신과 공무원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추진하는 정책, 이를 느끼는 도민 간의 간극을 메우지 게 성공 도정 지름길이다. 김 지사는 지난 1년간 도정 성과로 ▷스마트 공장ㆍ산단 등 제조업 혁신의 정부 정책 반영 ▷남부 내륙고속철도 예비타당성 면제 ▷창원ㆍ진주ㆍ김해 연구개발 특구 지정 ▷창원 진해항 유치 등을 꼽았다. 하지만 주력산업의 장기불황, 집값 폭락, 자영업의 난,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 등 녹록하지 않은 경남의 현실에 비춰 쉽지 않은 성과물에도 도민들은 후한 성적표를 주지 않았다. 김 지사는 물론, 도민 몫인 성공 도정을 위해 경남도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라는 시그널로 여겨야 할 것 같다. 먹고 사는 게 민본정치의 요체인 만큼 민생의 안정에 우선해야 한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항산(恒産) 없이 항심(恒心)을 기대하지 마라! 맹자의 엄중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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