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1:38 (금)
핀란드 교육을 배우다
핀란드 교육을 배우다
  • 김성곤
  • 승인 2019.07.17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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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인천에서 9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비교적 우리나라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산타의 나라로 잘 알려진 핀란드는 수많은 아이의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산타할아버지께 보내는 편지에 자원봉사자들이 빠짐없이 답장을 보내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곳이 핀란드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산타 마을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크리스마스 때 가보고 싶은 나라 1순위가 핀란드이다.

 헬싱키 시내 중심지에 루터파의 총본산인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대성당을 중심으로 대통령궁과 재래식 시장인 마켓광장이 있었다. 세계적인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가 태어난 나라 핀란드를 다녀왔다.

 복지가 잘돼있는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는 성평등 사회제도를 기반으로 여성고용과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대표적 국가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가구당 평균 출산율이 3명으로 다자녀 가정이 많았다. 또한 남녀성역할 분담도 잘 이뤄져 자녀를 양육할 때 부부가 자연스럽게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때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에 점령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핀란드는 당당한 독립 국가를 이루고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마켓광장은 대통령 궁이 보이는 곳에 있으며 대통령도 가끔 찾는다는 재래시장은 내가 다녀온 7월에는 온갖 과일 향내로 가득했다. 그곳에서 피곤한 나그네인 나 역시 발트해의 태양을 가득 머금은 체리와 블루베리를 사 먹으며 피로를 풀고 달콤하고 맛있는 행복에 잠겼다.

 내가 찾은 6월 말과 7월 초에는 백야현상으로 밤 11시가 돼도 대낮처럼 밝았고 심지어 잠을 자다 혹시나 해서 새벽 2시쯤 창밖을 내다봐도 역시 밖은 뿌옇게 밝았다. 북유럽은 하절기에는 밤에도 암막 커튼을 쳐야 자는 곳이었고 겨울에 접어들면 오후3시부터 어두워진다고 하니 한국에서 날아간 나는 백야현상을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기하였다.

 오래된 돌로 만든 길과 전기를 이용해 다니는 전차 트램을 이용하면 불편하지 않게 헬싱키 시내 투어를 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예약을 하고 헬싱키에 있는 유치원을 방문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간식시간이었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이를 즐기고 급식도 스스로 가서 자유롭게 먹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고 낯선 사람들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은 마치 항상 해가 지지 않는 나라 핀란드를 닮은 듯했다. 유치원에는 남, 여교사가 함께 보육을 담당하고 있었고, 자연을 즐기는 핀란드 아이들은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산책을 하는 듯 비옷과 장화가 준비돼 있었다.

 손님에게 보이기 위해 잘 꾸며진 유치원이 아닌 아이들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자연스럽게 삶을 익혀가는 곳, 아동 위주의 교육 현장이었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존경받는 직업으로 유아교육을 전공한 학사학위소지자로서 일정한 과정을 통과해야 유치원 교사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했으며 1~6세의 아동을 지도 했다. 6세 미만의 아동은 보육센터에서 돌보며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 지불한다고 했다. 견학하는 동안 우리 일행을 안내해 주신 선생님들 역시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고 아주 밝은 인상이었다.

 핀란드의 학제는 기초교육에 해당하는 9년제 종합학교와 3년제 고등학교 단계로 구분된다. 종합학교 입학 직전 1년간은 무상교육으로 이뤄지며 국가교육 과정은 종합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돼 있고, 6세 취학 전 무상 교육은 유치원(78.6%)과 병설 유치원(21.4%)으로 나뉘며, 의무교육은 아니나 95%가 취학 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교과학습이 아닌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발달을 중시하는 내용으로 이뤄진다.

 핀란드 교육정책은 OECD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연구에서 4회 연속(2000, 2003, 2006, 2009)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고 교육격차역시 최소로 나타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핀란드 교육이 지향하는 핵심가치는 교육의 형평성과 평등이고 사회적 형평성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교육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국민들이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상연, 핀란드의 교육 거버넌스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도서관, 2018)

 여기가 유럽인지? 한국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여기저기서 들리는 익숙한 우리말을 들으며 이제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가끔 보는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괜히 반갑고 나를 설레게 했다. 역시 세상 어디에 있든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한국사람이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 핀란드인이라면 누구나 사우나를 좋아하고, 간이사우나를 끌고 다니며 휴가를 즐기는 핀란드사람들은 우리 이웃처럼 편안하고 정겨웠다.

 공항에서 뜨개질하는 핀란드 아주머니의 손길에서 근면한 핀란드인을 느낄 수 있었고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는 전통을 사랑하고 전통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며 발전 가능한 꿈이 넘치는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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