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멋집
김해 `와송황금오리`
와송ㆍ우슬 등 넣은 오리백숙 국물 깔끔
오리탕， 오리불고기에 와송 효소 첨가
20년 오리고기 인생， 생오리만 고집
직접 채취 신선한 약초로 장아찌 담아
물 대신 와송ㆍ여주 등 넣은 차 내놓아
7080인테리어， 아날로그 감성 담겨
와송ㆍ꾸지뽕 등과 4대 항암약초 주목
김해시 구산로 27번길 6에 위치한 와송황금오리에 들어서면 마치 7080 전통 찻집에 들어온 듯 레트로한 감성에 젖어들게 된다. 궁서체로 쓰여 진지함을 풍기는 간판부터 LP판에서 흘러나올 법 한 통기타 노래， 가게 곳곳에서 풍겨지는 낡은 감성까지 모든 게 레트로인 식당이다.
지난 2일 아날로그 감성 맛집， 와송황금오리 대표 조민경 씨를 만나 그녀의 20년 요리 인생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적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조 대표는 17살，갑작스럽게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병을 진단 받았다.
"엄마는 내가 시집가서 애를 놓고 살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대요. 손과 손목， 발과 발목 등 몸의 여러 관절에서 나타나는 염증 때문에 1년에 반은 누워서 지냈어요.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에 이상이 생겼대요. 움직임이 많이 제한되다 보니 1년에 반 이상은 결석이나 조퇴를 했어요."
현대의학으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조 대표는 자연식으로 관심을 돌렸다. 성장기 때 관절염을 얻은 그녀는 자연식과 생식을 섭취하며 사람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가는 잡초가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많은 약초와 한약재를 접하게 된 조 대표는 그때부터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조미료 사용은 일체 하지 않는다. 조 대표의 음식에는 몸에 좋은 한약재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조 대표가 내온 오리 백숙의 국물 한 입을 떠먹자 향긋한 약초 냄새에 마치 녹음이 우거진 숲속에서 피톤치드를 흡수하는 기분이 든다.
"와송은 특별한 향이나 맛을 강하게 내지 않아요. 와송과 우슬， 감초， 당귀， 황기， 팔각(오향) 등의 약재가 어우러져 향긋하고 시원한 맛을 내요."
자연에서 얻은 신선하고 소중한 재료들이 생 오리와 만나 깊고 깔끔한 맛을 낸다. 원추리， 방풍， 등 조 대표가 자연에서 캐온 약초로 담은 장아찌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는 먹는 내내 향긋한 향을 풍긴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와송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 잎과 꽃을 닮았다고 해서 와송이라고 부른대요.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는 와송이 악성종양， 화상， 습진， 간염， 중풍， 당뇨， 손발저림 등에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기록돼 있어요. 오랜 시간 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 면역력 강화에 좋은 와송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했죠. 오리 백숙에는 건 와송을 통째로 넣고 오리불고기에는 와송 효소를 넣어 조리해요."
"건강한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오리가 여러 가지 질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오리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소， 돼지고기 보다 월등히 높아요. 칼슘， 철， 인， 비타민 C와 B가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죠. 또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기력회복에도 좋으며 피부조직에 콜라겐을 공급해 피부를 건강하게 하고 광물질이 풍부해 머리카락 건강에도 도움이 돼요. 오리고기가 찬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궁합이 잘 맞는 약재와 함께 조리 한다면 몸이 찬 사람이 섭취해도 문제가 없어요. 오리는 독극물을 먹고도 죽지 않는다고 알려졌죠. 뇌 속에 형성된 극강한 레시틴이 인체 내 유독물질을 해독해 내죠. 오리는 다른 식육과 달리 유일하게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잦은 육식으로 인해 산성화된 현대인의 체질을 오히려 중화시켜줘요."
조 대표는 손님상에 생수를 내지 않는다. 와송황금오리만의 특별한 약수를 낸다. "저는 이 차를 `오만때만 차`라고 불러요. 차는 와송과 여주， 뚱딴지， 갈근 등을 베이스로 그때그때 귀한 약재들이 아낌없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지었죠.
좋은 약재로 정성스레 우려내는 물이라는 것을 아는 손님들은 가끔 조 대표에게 테이크 아웃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좋은 식재료와 푸짐한 양으로 정직하게 운영하는 조 대표가 이러한 요구를 다 들어주다가는 가게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한 잔이고 열 잔이고 드시는 건 대 환영이다.
조 대표의 식당의 한 쪽에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그녀의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펼쳐지는 차를 마시는 공간이다.
"여러 가지 한약재를 우려내 물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현대의학으로 병을 고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산을 찾아요. 저 또한 몸이 좋지 않아 산을 자주 찾으면서 자연스레 차에 대한 지식이 깊어졌죠. 효소차， 한방차， 꽃차， 커피까지. 식당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 공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조 대표는 "목련차는 미세먼지와 함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에게 좋아요"라며 샛노란 목련차를 작고 귀여운 찻잔에 따랐다.
와송황금오리 지하에는 약재와 효소를 제조하고 보관하는 창고가 마련돼 있다. 한여름의 땡볕에도 발이 시려 울 정도로 4계절 내내 똑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창고에는 30여 가지가 넘는 효소와 약재들이 보관돼 있다.
"자연식과 생식을 즐기고 조미료 없는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관절염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됐어요. 차와 효소에 관심을 가진 뒤로는 겨울 감기도 건너 뛴 답니다."
몇 년 전 조 대표는 KBS1 TV의 한 방송에서 와송과 오리고기 맛집 대표로 소개 된 바 있다. 그녀의 음식을 맛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인터넷 블로그 활동을 한 덕에 방송작가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몇 년 전 와송오리의 효능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촬영 한 적이 있어요. 방송 출연이 걱정돼 처음엔 거절했는데 방송작가분의 설득으로 출연을 결심했죠. 방송이 나가고 암 환자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실제 와송은 꾸지뽕과 느릅나무， 하고초와 함께 4대 항암약초로 주목받고 있다.
"와송이 항암 식품이라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다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요. 그러나 방송에서 다루지 않은 사실 한 가지가 있어요. 암 환자들이 무균실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때 와송을 섭취하면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요. 우리 몸의 모든 독성은 간이 해독해요. 항암치료를 할 땐 유익한 균까지 다 죽게 돼 우리 몸이 가장 약한 상태에요. 그때 약성을 가진 와송을 섭취하면 간에 부담이 많이 가죠. 그렇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는 그 기간
동안에는 피해야 해요. 또한 생 와송은 위궤양， 위염， 위 십이지장이 있는 환자가 섭취했을 경우 칼로 애는 듯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요."
조 대표는 황금물고기라는 작은 단체를 만들어 다문화가정과 독거노인，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황금 비늘을 가진 황금물고기는 자신의 황금 비늘을 하나 씩 뽑아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잖아요. 그 비늘은 또 자라나요. 헌혈 봉사 후 우리가 피가 다시 생기듯이. 이러한 취지가 맡는 사람들끼리 모여 봉사를 하고 있어요. 제가 건강한 음식으로 병을 회복했듯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요."
어느새 계절이 한여름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땀을 많이 흘리면 우리 몸의 기운이 허약해지기 쉽다. 올 여름 조 대표의 정직한 음식， 와송오리고기를 먹고 건강한 여름을 나자.
김해시 구산로 27번길 6， 전화번호: (055)313-5255.
와송한방(옻)오리백숙 5만 원/와송한방오리백숙 5만 원/와송오리탕 大 3만 5천원ㆍ中 2만 5천원/와송오리불고기 大 3만 5천원ㆍ中 2만 5천원/와송오리소금구이 大 3만 5천원ㆍ中 2만 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