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8:20 (수)
불안한 미래 2030~2050 전망
불안한 미래 2030~2050 전망
  • 소설가 이광수
  • 승인 2019.07.08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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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부문에 일하는 민노총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3만 5천 명이 광화문광장에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급식업무파업으로 전국 초중고교 2천802곳에서 급식 대란이 일어나 학부모들의 비난을 샀다. 학생들을 볼모로 벌린 3일간의 급식 파업은 교육 당국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으로 끝나 다행이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1천500여 명은 자회사고용을 거부하고 도로 공사가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하라고 농성 중이다. 새 정부가 집권 공약으로 내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후유증이다. 이에 대한 SNS의 반응을 보니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다. 핵심 쟁점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공채 과정을 거친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와 곧 사라질 직업군의 정규직화에 대한 거부감이다. 다른 선진국에는 없는 정규직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아직 사회 제반 시스템이 선진국 수준에 미달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서구 선진국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신분상의 차별이 거의 없다. 일의 강도와 개별 기능 수준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며 복지혜택도 동일하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특정부서와 고위직을 제외하고는 직위분류제의 시행으로 부서 직책과 직무 강도에 따라 임금이 차등 지급된다. 우리처럼 계급분류제에 의해 일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연공서열에 따라 봉급이 지급되는 시스템과는 다르다. 선진국에서는 직장이동이 까다로운 정규직보다 투잡, 쓰리잡이 가능한 프리 잡(free job)을 선호해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 시대적 흐름도 이미 서구 선진국들이 지향하는 추세대로 이행하고 있다.

 유엔 미래보고서 2030, 2040, 2045, 2050에 의하면 앞으로 30년간 전개될 미래세계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3년 정점을 찍고 2050년에는 3천5백만 명으로 추락할 것이다. 세계 최고속으로 고령사회(총인구의 14% 노인)에 접어든 한국은 2026년 초 고령사회(인구 20%), 2050년 인구의 절반이 노인이 되는 노인국가가 된다. 이에 따라 의료. 복지비용이 국가 총예산의 70%를 차지하게 된다(현재 32%). 학령인구도 줄어들어 80%의 초중고교가 사라지고, 대학교도 2030년이 되면 거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대학 졸업장은 무용지물로 변하고 SKY의 권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대학 강의는 온라인 공개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를 무료로 이수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이미 하버드, 프린스턴, 콜롬비아 등 미국의 아이비리그 유명대학들이 도입해 부분 시행에 들어갔다. 학습도 경쟁이나 능력의 개념이 사라지고 뇌에 이식된 AI 칩에 의해 영화 <매트릭스>처럼 뇌 컴퓨터에 인터페이스 하거나 텔레파시 기술로 전달돼 지식과 정보를 달달 외우는 시대는 조종을 고하게 된다.

 21세기 중 후반기의 세상은 AI(인공지능)가 지배하는 잡 리스(Job Less) 시대를 맞게 된다. 직장에서 정년제도가 폐지되고 지금 유럽의 핀란드, 네델란드, 스위스에서 시행 중인 국민 기본소득보장제도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편화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단순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AI로 무장한 로봇이 거의 대체하게 된다. 현재 정부의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영업자와 중소서비스업체에서 안내 업무와 캐시 카운터 업무를 AI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 앞으로 2050년까지 30년 동안 전개될 미래세계의 변화양상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할 것이다. 격변의 시대를 맞아 인간생태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특히 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른 생체재생과 복제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의 수명은 120세로 연장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의 생활 주기는 1모작 인생에서 2~3모작 인생 설계가 필수적인 세상으로 변모할 것이다. 직업에서 정규직이라는 이름은 특수 공공직업이나 군대 등을 제외하고는 사라진다. 평생 직업주기도 몇 개의 직업을 경험하는 멀티 잡(multi job)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현존하는 직업 종류의 70% 이상이 2050 이후에는 AI 로봇이나 기술로 대체되고 사라진다. 물론 새로운 직업군이 대거 생겨날 것이지만 앞서 언급한 단순 서비스 직종이나 반복적 직업은 사라질 것이다. 고령사회를 맞아 상담 직종이나 각종 케어(Care) 직종, AI 관련 신기술 직종은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2030~50 유엔 미래보고서는 세계 인류와 한국의 미래상을 VR(가상현실)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처럼 명징하게 예측 전망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혁명적인 변혁기를 맞아 정부와 개인 모두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프로파간다와 권력 유지를 위한 포플리즘 남발은 한시적 착시효과만 있을 뿐이다. 미래를 보는 통섭의 혜안이 부족한 인기성 정책 남발은 한국호의 미래를 희망 없는 디스토피아로 안내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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