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역습’ 대비하라
남부내륙철도 ‘역습’ 대비하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7.07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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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경유 지역 수도권 1~2시간대

인구 유출 등 지역 인프라 ‘흔들’

지역상권 붕괴 ‘빨대효과’ 클 듯

경남 발전 그랜드 비전 서둘러야

지역 간 역 유치 갈등 해결도 숙제

 

 “기대에 못지않게 빨대효과, 반나절 관광에도 대비해야 할 텐데….” 지난 1월 29일 경남은 김천~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서부 경남 KTX)가 예타 면제사업에 선정됐다.

 이로 인한 발전이야 당연하겠지만 서울-거제 간이 2시간대인 만큼 진주, 통영, 사천, 합천 등 철도역 경유지는 수도권과 지방간 이동 시간이 확 줄어들면서 인구 유입보다는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빨대효과로 인한 지역상권 보호책도 시급하다.


 특히 경남도의 관광산업 육성계획과 달리 현재도 스쳐 가는 관광인 만큼, 당일 또는 반나절 관광으로 추락할 경우에 대비, 체류관광 등 인프라의 역습 우려에 대한 종합대책이 요구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호 공약인 이 사업 규모는 4조 7천억 원으로 지난 1월 정부 발표 23개 사업(24조 1천억 원) 중 가장 많다. 그동안 조사에서 최대 B/C가 0.72로 예비타당성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철도가 지나는 김천ㆍ합천ㆍ진주ㆍ고성ㆍ통영ㆍ거제 단체장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 및 지자체는 홈페이지를 사업 선정 소식으로 장식했다.

 이로 인해 경남도는 경남발전 그랜드 비전 수립을 위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권역별 시군 의견 수렴도 가졌다. 앞서 지난 3월 용역사업자를 선정해 10개월간 용역에도 착수했다. 도는 남부내륙철도와 연계한 신경제권 구축, 문화관광ㆍ산업경제ㆍ교통물류ㆍ힐링산업 발전방안, 서부경남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서부청사의 구조ㆍ기능 재정립 방안 제시 등이 포함되며 경남도의 종합발전계획과 연계한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 연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발전계획과 함께 인프라의 역습 우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되레 상권침체기를 맞을 수도 있고 관광산업도 인프라에 따른 관광자원 확충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남부내륙철도 개설이 지역자원화에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경우는 거가대교 개통 때 상권침체를 비롯해 스쳐 가는 관광을 경험한 바 있다. 2010년 거가대교 개통으로 빨대효과로 부산 백화점을 찾는 거제 쇼핑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입증되고 있다. 개통 전에 비해 부산지역 4개 롯데백화점을 찾은 거제 고객만 연간 2만 4천여 명으로 개통 전에 비교하면 226%나 증가한 수치다.

 최근 들어서는 인구 10명 중 2명꼴로 쇼핑을 위해 부산을 찾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숫자는 다른 백화점 등 쇼핑객을 합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거제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A씨(62)는 “조선업 불황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는데 내년 말 남부내륙철도 기본 계획이 마련되면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영 B씨(54)는 “남부내륙철도 건설로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 ‘빨대 효과’가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 또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역시 역사 위치를 두고 거창, 의령, 사천, 합천이 경합 중이다. 도는 “의견 수렴의 한 과정일 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남부내륙철도 기본계획이 수립되는 2020년 9월 전후로 지역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빨대효과(straw effect) : 고속 교통수단 연결로 대도시가 중소도시의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하는 집중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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